
크래커 정기보수에도 900달러대 붕괴 … 중국 자동차 침체도 요인
부타디엔(Butadiene)이 반등 예상을 뒤엎고 폭락했다.
부타디엔 현물가격은 5월12일 FOB Korea가 톤당 860달러로 70달러, CFR SE Asia도 820달러로 70달러 폭락했다. CFR China와 CFR Taiwan 역시 900달러로 60달러 급락했다. 유럽 현물가격도 FD NWE 톤당 650유로로 50유로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브렌트유(Brent) 기준 배럴당 74.19달러로 하락한 가운데 나프타(Naphtha)는 C&F Japan 톤당 591달러로 5달러 상승했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부진해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타디엔은 동북아시아 스팀 크래커의 정기보수가 집중되면서 C4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폭등하면서 2월 1200달러를 상회했으나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금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타이어 생산을 중단하면서 다시 900달러가 무너졌다.
한국타이어는 3월12일 저녁 10시 대형 화재가 발생한 후 대전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화재는 대전공장 북쪽 2공장 가운데 위치한 가류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2공장 물류동과 원료공장으로 확대됐고 3월13일 오전 11시 초기 진압을 완료할 정도로 확산돼 피해가 컸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하루 4만5000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으나 화재로 가동을 중단해 부타디엔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2022년 말로 전기자동차(EV)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전기자동차 판매가 30-40%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은 BR(Butadiene Rubber) 생산능력이 48만5000톤, SBR(Styrene Butadiene Rubber)은 25만6000톤에 달하고 있으나 한국타이어 화재에 중국 시장 침체가 겹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타디엔은 4-5월 스팀 크래커의 정기보수가 집중되면서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타이어 화재의 영향으로 FOB Korea는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C4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4월 중순 톤당 1040-1050달러를 기점으로 하락을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의 자동차 생산·판매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스팀 크래커의 정기보수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남아돌아 폭락을 유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타디엔 상업공급 메이저와 무역상들이 재고조정이 끝나지 않아 회복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상승세에 대비해 재고를 확충했으나 수요가 살아나지 않자 재고 처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규 부타디엔 플랜트 가동이 잇따르면서 공급이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아시아 가격은 3월 1120달러대 수준에서 4월 초 1100달러선이 무너졌고 5월 중순에는 85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3월 중국의 자동차 생산·판매가 전년동월대비 증가하는 등 반등 분위기가 역력하고 스팀 크래커들이 정기보수를 본격화하면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합성고무 가동률이 떨어짐으로써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장기간 대전공장을 재가동할 수 없는 상태여서 합성고무 수요 감소가 장기화되고 부타디엔도 700-800달러 수준으로 추가 폭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일본, 타이완의 스팀 크래커와 부타디엔 플랜트가 차례로 정기보수에 들어가 C4 공급 감소에 그치지 않고 부타디엔 공급까지 줄어들고 있으나 수요 감소를 커버할 수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한솔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