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앞으로 10년 동안 탄소중립 관련 분야에 150조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2020년 10월 선언한 후 2021년 6월 그린성장 전략, 10월 제6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화학 등 산업의 에너지 및 구조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고, 특히 정부의 예산 계획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수요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정책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전략을 재설정하고 있다.
2022년 5월 중간정리 단계에 도달한 청정에너지 전략은 앞으로 10년 동안 150조엔에 달하는 탈탄소 투자가 이루어져야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청정에너지 전략은 화학산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암모니아에 이산화탄소 응용 기술까지…
일본 정부의 그린성장 전략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14개 분야를 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2조엔의 그린이노베이션기금을 투입함으로써 연구개발(R&D)부터 실증까지 지원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발표된 제6차 에너지 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3년에 비해 46% 감축하는 목표에 맞추어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제시했으나 공급 부문에만 집중된 한계가 노출돼 보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은 공급 뿐만 아니라 수요산업도 함께 노력해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설정이 시작된 청정에너지 전략은 수요산업 및 민간기업의 투자 예측성을 높임으로써 탄소중립 관련 투자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요 변화를 제시하면 수요산업 뿐만 아니라 공급 분야의 민간기업 역시 신규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정에너지 전략은 △전국에서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 탈탄소와 경제 성장·발전을 동시에 실현할 필요가 있고 △현재의 에너지 수급 구조와 산업구조를 대폭 전환해야 한다는 2가지 전제 아래 수소, 연료 암모니아(Ammonia), 축전지, 이산화탄소(CO2) 분리‧포집 등 탈탄소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신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신기술을 조기에 확립하고 사업화 이후에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방향성과 정책 및 투자자금 지원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며 화학, 철강 등 탈탄소화가 어려운 수요산업은 에너지 전환 과제와 추진 방향성을 제시한다.
화학산업, 연료‧원료 전환에 바이오화 주목
화학산업은 탄소를 순환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탄소중립 대응 산업으로 재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청정에너지 전략은 화학산업에서 △암모니아 연소형 NCC(Naphtha Cracking Center) 확립(연료 전환) △이산화탄소‧바이오매스로 플래스틱 제조(원료 전환) △플래스틱 고도 재이용(원료 순환) 등 차세대 탄소중립 플래스틱 생산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립할 것을 강조하면서 2030년까지 CR(Chemical Recycle) 플래스틱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하고, 2030년까지 에너지 절감 기술을 최대한 도입하며 석탄화력 자가발전설비는 암모니아 등 탄소중립 연료 대응설비로 전환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화학산업과 관계가 깊은 바이오제조 분야에서는 수소 세균 등 이산화탄소를 직접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바이오제조가 원료 국산화 및 조달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배양‧생산기술 고도화 과제가 존재하고 있어 업스트림 미생물 개발, 다운스트림 발효 생산 등 각각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바이오 파운드리 육성이 선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화학, 에너지, 식품, 제약 분야 메이저들과 공동연구를 가속화하고 미생물 개발 플랫폼, 위탁생산 사업자 육성 등 방향을 제시했다.
그린이노베이션기금으로 민간투자 유도
청정에너지 전략은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경제 사회 및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 △민간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예산 확보 △규제‧제도적 개선 △연구개발, 탈탄소 기술 도입에 소요되는 투자자금 조달 등 금융 패키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리그의 단계적 발전 △아시아 및 제로에미션 공동체 등 일본이 세계 탈탄소화를 주도하는 체계 등 5개 주제 아래 정책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예산은 2030년 민관 17조엔, 추후 10년 동안 150조엔의 탈탄소 관련 투자가 필요하다는 시산 결과를 공표했다. 화학기업 등 제조업의 차세대 제조 프로세스 기술, 탄소중립 발전설비 등에 1조4000억엔, 수소와 연료 암모니아 인프라 정비 투자에 3000억엔, 자동차 탑재 및 정치용 축전지 개발·제조에 6000억엔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탈탄소 투자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전례 없이 대규모로 지원하면서 민간기업이 예측성을 가지고 투자를 판단할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동안 탈탄소 연구개발에 2조엔의 그린이노베이션기금을 지원했으나 앞으로 기존 기술을 포함하는 형태로 가능한 부분부터 착실하게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예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먼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경제 이행채권을 발행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정부자금 20조엔을 확보함으로써 민관이 150조엔 투자를 추진하도록 촉진할 계획이다.
청정에너지 전략에서는 탈탄소 이노베이션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 확충도 검토하고 있다.
그린이노베이션기금은 성장에 도움이 되는 14개 분야를 설정하고 총 2조엔의 예산 가운데 80% 정도를 배분하며, 앞으로 14개 분야 가운데 기존 기술의 규모화 및 보완 기술 추가를 추진하며 화학 분야에서는 인공광합성, NCC 신기술 등을 주목하고 있다.
그린이노베이션기금으로 충당할 수 없는 새로운 분야의 연구개발이나 신기술의 통합적 실증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산화탄소 수급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인 이산화탄소 그리드 컴플렉스 지역에서 종합적인 실증을 추진하고 제조‧리사이클 공정에서 에너지 절감 및 탈탄소 기술 개발, 바이오‧우주‧양자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행동 변용 기술 개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화학, 기초화학 생산구조 재편 가속화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최근 원료 전환 및 탄소중립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트렌드가 확대되는 가운데 지리적 특성상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제약이 있는 만큼 원료를 감축‧대체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개발함으로써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2022년 4월1일부로 기존 석유화학 사업부 명칭을 에센셜케미칼로 변경했으며,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도 4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반소재 사업부를 베이직 & 그린 머터리얼즈로 변경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3개년 경영계획에서 머터리얼 영역을 재편하고 석유화학‧기초화학제품 사업을 환경솔루션 사업본부에 편입시켰다.
석유화학 메이저들의 사업부 명칭 변경은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등 기초화학제품이 자동차 경량화, 음식 낭비량 감축, 위생 강화 트렌드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반소재라는 점과 리사이클 및 이산화탄소 활용 등 화학산업의 이노베이션을 이끌 중요한 소재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2021년 국제유가와 나프타(Naphtha) 가격 급등에 따라 석유화학제품 판매가격이 함께 상승했고 경제 회복으로 글로벌 수요가 되살아남으로써 호조를 누려 사업구조 재편을 활성화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BPA(Bisphenol-A) 급등을 타고 기반소재 사업 코어 영업이익이 751억엔으로 전년대비 3.8배 급증했고,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그룹 역시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라 MMA(Methyl Methacrylate), 폴리올레핀(Polyolefin) 시세가 오르면서 석유화학 사업부 영업이익이 1022억엔으로 6.5배 폭증했다.
NCC 가동률도 2022년 4월까지 23개월 동안 손익분기점 기준 90% 이상을 유지하면서 석유화학기업들의 호조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물류 혼란과 반도체 부족이 계속되는 가운데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료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엔화가 빠른 속도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최근에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 대부분이 2022년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했고 NCC 가동률은 5월과 6월 연속으로 90% 이하에 머물렀을 뿐만 아니라 90%대를 회복한 7월에도 90.1%에 머무르는 등 저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운스트림 출하도 정체돼 LDPE(Low-Density Polyethylene), HDPE(High-Density PE), PP(Polypropylene), PS(Polystyrene) 등 4대 합성수지는 7월 출하량이 모두 감소했다.
그린‧탄소중립 투자 확대로 경쟁력 확보
일본 석유화학협회는 최근의 수익성 부진이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수요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이 회복되거나 중국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중국의 신증설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석유화학 시황이 악화되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석유화학 경쟁력 향상을 위해 2022년 봄 대규모 정기보수를 통해 컴프레셔 교체 등 에너지 절감 투자를 진행했고 생산 효율화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은 봄에 모회사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프로필렌 정류 플랜트를 완공했고 부생 프로필렌의 폴리머 그레이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은 탄소중립을 명제로 기초화학제품 사업부에서 바이오 원료화를 통한 화학제품 공급, 자원 시스템 확립 등 2대 주제 아래 원료 전환과 리사이클 등 순환경제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원료‧연료 전환에서는 미쓰이케미칼이 다른 석유화학기업보다 먼저 바이오매스 나프타 베이스 생산 확대를 적극화하고 있다. 오사카(Osaka) 공장이 ISCC Plus 인증을 취득해 아시아 최초의 바이오매스 페놀(Phenol)과 일본 최초의 바이오매스 PP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네오스(Eneos)는 미츠비시(Mitsubishi)상사, 일본촉매(Nippon Shokubai)와 연계해 2024년까지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에틸렌 유도제품 생산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그린이노베이션기금을 활용해 오프가스를 사용해온 NCC의 열원을 암모니아 전소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을 주체로 마루젠석유화학과 도요엔지니어링(Toyo Engineering) 등이 참여하며 2026년까지 1단계로 미쓰이케미칼 오사카 공장에 1만톤의 NCC 시험로를 건설하고 2027-2030년 2단계에는 미쓰이케미칼 오사카 공장과 마루젠석유화학의 치바(Chiba) 공장에 수만톤 스케일의 실증로를 건설함으로써 성능을 확인할 예정이다.
스미토모케미칼은 리사이클 플래스틱 브랜드 Meguri를 생산하는 등 전사 차원에서 순환경제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2022년 가을 에히메(Ehime)에서 가동한 CR(Chemical Recycle) PMMA(Polymethyl Methacrylate)는 Meguri 브랜드의 첫상품으로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플래스틱 직접 분해를 통한 올레핀 제조 등 CR 관련 기술 4개는 그린이노베이션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미츠비시케미칼 그룹은 에네오스와 폐플래스틱을 유화하는 CR 기술을 2023년까지 실용화하기 위해 관련 설비를 건설하고 있으며 처리능력이 2만톤으로 상업규모로는 일본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츠비시케미칼 그룹은 기초화학제품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2023년까지 카브아웃을 실시하고 파트너와의 연계를 강화한다. 탄소중립 관련 투자는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산업단지나 지역 단위로 연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 연료 활용 기술 개발 본격화
암모니아는 탄소중립 핵심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전력원 탈탄소화를 위한 카본 프리 연료나 전장화가 어려운 고온의 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수소 캐리어로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은 비료의 원료로 사용했던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한국, 독일도 추격하고 있다.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암모니아는 탄소를 함유하지 않아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다른 수소 캐리어보다 체적당 수소 함유량이 많고 액화가 용이해 해상수송에 적합하고 △화학제품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대량 생산 및 거래되고 있어 수송‧저장 코스트 구조가 명확하며 △기존 화학제품 및 발전 배기가스 탈황용으로 사용되며 가이드라인이 정비돼 있다는 점에서 유효한 수소 캐리어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은 이른 시기부터 암모니아를 화력발전용 카본 프리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연료 암모니아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2014년부터 내각부의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 프로그램(SIP)이 암모니아 직접 연소 이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2018년까지 5년 동안 암모니아 연소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 억제를 증명했다. 실증실험에서 암모니아를 20% 혼소해도 배기 중 질소산화물을 석탄만 태우는 전소와 비슷한 정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SIP 연구 성과를 실용화하기 위해 2019년 4월에는 민관 연계 조직인 그린 암모니아 컨소시엄(청정연료암모니아협회)이 설립됐고 2020년 3월 정부가 설정한 국제자원 전략에서 기후변화 문제 대책으로 연료 암모니아 이용 확대를 명시했다.
2020년 10월에는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연료 암모니아 도입 민관협의회를 설립해 연료 암모니아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고, 2021년 6월 설정한 그린성장 전략에서는 연료 암모니아가 수소와 함께 14개 중점 분야 중 하나로 설정됐다.
그린성장 전략은 연료 암모니아 도입 민관협의회의 중간발표 결과에 따라 △2030년까지 석탄화력을 대상으로 한 20% 혼소 도입 및 보급을 목표로 실제 기기를 사용한 혼소‧전소 실증 추진 △2030년 일본수요 300만톤 예상에 맞추어 현재의 천연가스 가격 이하인 노말입방미터당 10엔대 후반의 공급 코스트를 목표로 설정 △2050년 일본 수요가 3000만톤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 아래 암모니아 이용 확대를 위한 일본기업 주도형 대규모 서플라이체인 구축 추진 등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 정유 메이저나 산유국 국영기업이 관리하는 석유, LNG(액화천연가스)와 달리 새로운 연료 암모니아는 일본기업이 천연가스 업스트림 권리 및 안정적인 재생가능 전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안정 제어할 수 있는 조달 서플라이체인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10월 결정된 제6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는 처음으로 암모니아가 수소와 함께 명기됐고 2030년 전력원 구성 중 1% 정도를 차지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를 위해 고도화법, 에너지 절감법, JOGMEC(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 법 개정 등 제도 환경을 정비함으로써 글로벌 암모니아 연료 이용 정책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기술 개발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일본 최대의 화력발전 JERA와 IHI는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에히메 화력발전소에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보다 1년 앞당겨 2023년부터 석탄화력에서 20%의 혼소 실증을 진행하며 대형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대규모 혼소를 실증하는 세계 최초의 사례여서 주목된다.
JERA는 실증사업에서 20% 혼소 기술을 확립하고 이후 동일 발전소에서 상업가동까지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HI, 미츠비시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ies)도 각각 전소까지 가능한 파트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독일, 서플라이체인 구축 가속화하며 일본 추격
최근에는 한국과 독일도 암모니아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수소를 청정연료 중 핵심 연료로 주목했으나 최근 해상수송에는 암모니아가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책 방향을 바꾸고 있다.
2021년 10월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전력원 구성 중 수소‧암모니아 비중을 2030년까지 3.6%, 2050년에는 14-22%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2030년 3.6%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열효율 기준으로 1000만톤의 암모니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KEPCO)를 중심으로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구성했고 2027년까지 암모니아 20% 혼소 실증실험을 완료해 2030년에는 국내 석탄화력발전 24기에 20% 혼소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비료 용도에 집중돼 매년 120만톤 정도를 수입하고 있어 수송‧저장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 LNG와 함께 그린 암모니아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 최대 전력기업 RWE는 독일에 그린 암모니아 수입기지를 건설할 계획이고 독일 연방 경제에너지부는 암모니아 형태로 수입한 수소 거래가격을 10년 동안 보증하는 CFD(차액결제계약) 제도 H2 Global에 90억유로를 갹출한다.
독일은 암모니아를 수소 캐리어로 이용할 계획이며 재생에너지 베이스 수소로 제조한 그린 암모니아를 탈수소화해 기존 파이프라인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그린 암모니아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에너지 공급 안정화가 요구됨에 따라 블루 암모니아로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독일이 블루 암모니아 도입에 나선다면 일본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산 블루 암모니아 수송 코스트는 유럽이 아시아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블루 암모니아, 한국‧일본 경쟁 심화된다!
일본은 JERA 등 전력기업과 이데미츠코산을 포함한 에너지기업, 미쓰이물산·미츠비시상사·이토추(Itochu)·마루베니(Marubeni) 등 종합상사들이 대규모 연료 암모니아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2021년 10월 서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블루 암모니아 생산을 위해 JOMEC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관련 공동 조사에 나섰으며 현지 암모니아 사업자인 WesCEF와는 블루 암모니아 생산 관련 사업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폐가스전에 저장하기 위한 것으로, 2020년대 후반에 일본 전력기업에게 공급하기 위해 100만톤 정도를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루 암모니아를 생산할 때 △경쟁력이 있는 천연가스 확보 △양질의 CCS 및 EOR 확보 △항구 접근성 등 3가지 조건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은 북미, 중동,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적으로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어 대규모 서플라이 구축을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부지를 확보할 것이 요구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유력 경쟁국으로 주목하고 수소와 연료 암모니아 상용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위한 재정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자원에너지청 소속 종합자원에너지 조사회 및 수소정책 소위원회, 암모니아 등 탈탄소연료정책 소위원회 합동회의에서 CFD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의 청정에너지 전략 중간정리 단계에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플라이체인 구축 사업자의 투자 예측성을 높이기 위해 조기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