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디지털화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양자컴퓨터 활용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는 인류의 온갖 난제를 해결해줄 꿈의 컴퓨터로 불리고 있으며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10억년 걸려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단 100초에 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컴퓨터는 0 아니면 1의 정보값으로 계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서로 분리되지 않는 특성을 이용해 정보를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할 수 있다.
IBM은 이미 65큐비트 컴퓨터를 서비스하고 있고, 구글(Google)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10년 이내에 1000큐비트 시대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5큐비트 수준으로 기술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5-10년 정도 늦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양자컴퓨터 기술이 슈퍼컴퓨터를 추월할 수 없다는 한계를 넘어서야 하고, 미국-중국이 마찰을 빚고 있는 양자통신 분야도 비 실용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진정한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2050년경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사이드 퀀텀 테크놀러지는 글로벌 양자컴퓨팅 시장이 2025년 7억8000만달러에서 2029년 26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개발에 막대한 자금 투입
미국·일본·유럽·중국을 중심으로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이 한창인 것으로 파악된다.
양자컴퓨터가 인공지능(AI), 바이오의약품 등 미래 산업과 직결되는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상용화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독일은 앞으로 5년간 양자컴퓨터 개발에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를 투입하고, 유럽연합(EU) 예산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은 2018년 이후 4년간 12억달러(약 1조3500억원)를 투자했고, 중국도 2018년부터 1000억위안(약 17조원)을 투자한다. 일본 정부는 2021년 6월 성장전략 실행계획안을 통해 양자기술 등 최첨단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앞으로 5년간 민간을 포함 총 120조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은 2023년까지 양자컴퓨터 요소기술 개발에 정부가 435억원을 투입한다.
과학자들은 슈퍼컴퓨터를 비롯한 기존 디지털컴퓨터를 훌쩍 뛰어넘는 성능을 가진 양자컴퓨터가 수많은 난제 해결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양자컴퓨팅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전염병을 예측해 표적치료제를 개발하고, 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료를 대체할 친환경 비료를 만들 수 있다”며 “양자암호 기술은 2-3년, 양자 클라우드 기술은 4-5년 이내에
활용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자컴퓨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에서 적용되는 양자역학을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물질이 하나의 상태에 있지만 양자물리학에서는 빛이 입자인 동시에 파동인 것처럼 2가지 상태가 중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디지털 방식의 컴퓨터는 전자의 유무에 따라 0과 1의 비트(bit)로 정보를 표현하고 계산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처리하며 큐비트(qubit)라고 불리고 있다.
1개 칸에 2가지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큐비트 개수가 많아질수록 2의 제곱으로 연산 속도가 빨라진다. 2비트는 2가지 연산을 하지만 2큐비트는 동시에 4개의 연산을 수행하는 식이다. 비트를 늘리는 것보다 큐비트를 늘리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효율적이다. 현재 양자컴퓨터 최고 성능은 65큐비트 수준이다.
양자컴퓨터는 다양한 연구·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전기자동차·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LiB(리튬이온전지)는 리튬 매장량이 부족해지면서 차세대 배터리 연구가 활발하고, IBM은 다임러와 함께 매장량이 풍부한 황을 이용해 LiB보다 전기 저장용량이 10배 많고 폭발 위험이 없는 리켈황전지를 연구하고 있다.
IBM은 양자컴퓨터로 수억개의 화학반응 시뮬레이션을 분석해 가장 안정적인 분자상태를 찾아가고 있다.
화학기업, 화학계산 활용 본격화
양자컴퓨터는 화학계산 분야에서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양자컴퓨터 등 양자기술은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유효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원하는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화합물을 탐색하는 화학계산 분야에서 양자컴퓨터 이용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광합성 메커니즘 규명과 배터리 장수명화, 발광효율 개선 등에 기여하는 화합물을 탐색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목적 화합물을 더욱 정확히 도출할 수 있도록 MI(Materials Informatics)에 사용할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는 작업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MI 기술의 핵심인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일본이 가장 먼저 양자컴퓨터 활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과거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산업계를 리드했으나 중국의 영향력에 밀려나고 있어 양자기술을 강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자체는 2050년경에야 사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일본 화학기업들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양자컴퓨터 소프트 개발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반도체와 함께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 개발을 위해 양자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해 산관학이 조기에 교육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JSR은 일본 화학기업 가운데 양자컴퓨터에 가장 먼저 관심을 나타냈으며 주력사업인 반도체 레지스트 분야에서 양자기술 접목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프로세스가 미세화되면서 기존 컴퓨터를 이용한 화학계산으로는 복잡한 전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레지스트 개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더욱 정확한 양자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어 수년 전부터 IBM을 통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육성하고 있고 게이오(Keio)대학 양자컴퓨팅센터(KQCC)에 연구자 4명을 상주시키고 있다.
2021년 여름 출범한 정부의 양자기술 활용 신산업 창출 협의회에도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과 함께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화학 전문가를 두고 있는 교세라(Kyocera)는 부품 생산기업으로서 게이트형 양자컴퓨터 활용연구를 추진하고 있고 기술자의 노하우 자동화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양자컴퓨터는 아직 발전 단계이고 신뢰도가 높지 않아 고도의 화학계산을 실시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분자궤도 상 부정확한 전자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는 양자계산의 오차를 수정하는 기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지는 시기는 2050년경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자컴퓨터에 오차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연산성능을 좌우하는 양자비트가 100만개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현재 가장 첨단 사양인 IBM의 양자비트는 50개 정도에 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 가능한 것만 추리면 30개 정도, 화학계산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고정확도 양자비트는 2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으로 양자컴퓨터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긍정론도 부상하고 있다.
하니웰(Honeywell)의 이온트랩 방식 양자컴퓨터처럼 양자비트가 적지만 성능이 월등히 우수한 컴퓨터가 등장할 수도 있고, 일본은 빛을 사용하는 양자컴퓨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IBM, MI로 반도체 소재 독성문제 해결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IBM은 MI를 사용한 소재 개발에서도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핵심소재인 포토레지스트용 광산발생제(PAG) 합성을 위해 AI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PAG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저독성이면서 광학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IBM은 앞으로 5년 안에 해결해야 할 5개 과제 가운데 하나로 PAG의 사례와 같은 반도체 소재의 환경부하 저감을 설정하고 있다.
IBM의 소재 개발은 AI를 100%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방대한 문헌에서 필요한 화합물 데이터를 추출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생성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생성 모델을 바탕으로는 실험하고 있으나 수작업이 아닌 로봇 장치를 활용한 자동실험이며 실제 합성까지 진행하고 있다.
요구 특성을 갖춘 소재를 디자인하는 생성 모델은 IBM 도쿄(Tokyo) 기초연구소의 강점 분야로, 물질의 원자를 적절하게 치환해 융점과 용해도, 독성 등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한 데이터 가운데 원하는 원자만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자동실험과 수작업을 병행해도 수십년은 걸리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답을 내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MI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자외선에 반응해 강한 산성을 나타내고 레지스트 패턴을 형성하는 PAG의 특성상 IBM이 개발한 MI를 위한 AI 도구 MolGX를 사용해 저독성이면서 충분한 광학특성을 갖춘 화합물을 탐색한 결과 5시간 동안 2000개 이상의 디자인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olGX는 요구 특성을 갖춘 분자 형상을 자동으로 디자인하는 웹 어플리케이션으로 고속화를 위해 양자컴퓨터에도 사용되고 있다.
IBM은 PAG 뿐만 아니라 나가세산업(Nagase)과도 협업해 융해온도에 특징을 갖춘 새로운 당 구조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유기계만이 아니라 무기소재로도 적용 영역을 넓혀 유독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배터리 소재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하니웰, CQ 인수하며 신흥강자 “급부상”
양자컴퓨터 후발주자인 미국 하니웰은 양자 소프트 메이저인 영국 케임브리지 퀀텀 컴퓨팅(CQ: Cambridge Quantum Computing)과 경영통합을 결정해 선두주자 IBM을 추격하고 있다.
하니웰에서 양자컴퓨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Honeywell Quantum Solutions(HQS)는 최근 영국 CQ와 경영통합에 합의했다.
경영을 통합하는 신규기업에는 하니웰이 2억7000만-3억달러를 출자해 지분 대부분을 확보했고 하니웰의 다리우스 아담칙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가 회장에 취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에는 HQS 수장인 토니 애트리가, CEO에는 CQ 창업 사장인 일리야 칸이 취임하며 HQS에서 180명, CQ에서 150명을 차출해 신규기업을 구성할 예정이다.
하니웰은 과거 IBM, JSR과 함께 CQ에 출자했으나 하드와 소프트를 일관 공급할 수 있는 종합 양자컴퓨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영통합을 결정했다.
하니웰은 10여년 전부터 양자컴퓨터 개발에 착수했고 하전원자를 사용하는 이온트랩 방식을 채용해 상온동작에서도 노이즈 내성을 높여 호평받고 있다.
노이즈에 약하고 오류 발생을 막기 어려운 일반적인 양자컴퓨터보다 양자비트 수가 적지만 처리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앞으로는 CQ의 오류 수정기능을 보유한 플랫폼을 통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
신규기업은 양자컴퓨터 생산 분야에서 하니웰과 장기계약을 체결했으며 경영전략을 수개월 후 결정할 예정이지만 CQ의 소프트 개발 방침대로 하니웰 공급용 뿐만 아니라 기존처럼 공개적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니웰은 신규기업이 양자컴퓨터의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CQ는 신규기업 설립 후에도 영국에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기지를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IBM‧후지쯔, 실용적 문제 해결에 주력…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하니웰과 달리 50년 이전부터 범용컴퓨터 시장을 만들어온 IBM도 양자컴퓨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IBM은 초전도 방식을 채용했으며 연산성능을 좌우하는 양자비트 수를 현재의 50개에서 수년 후에는 1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IBM은 일본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으며 2021년 6월 도쿄대학 아사노(Asano) 캠퍼스에 일본 최초의 양자컴퓨터 개발시설인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테스트센터를 개설했다. 조만간 가와사키시(Kawasaki)에도 게이트형 상용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도쿄대학에는 IBM 외에 후지쯔(Fujitsu)가 양자컴퓨터 개발기지를 두고 있다.
후지쯔는 초전도 방식으로 1000양자비트를 가능케 하는 기술을 4년 안에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2021년 4월 이화학연구소와 초전도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해 이화학연구소 RQC-후지쯔 연계센터를 개설한 후 양자비트 균일화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험제작기기를 통해 양자화학계산 알고리즘과 오류 완화기술을 개발해 실용화가 가능한지 테스트하고 있다.
후지쯔는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고속처리기술은 디지털 아닐라(Digital Annealer)를 기존의 반도체에 탑재한 이딩머신을 사업화한 바 있으며 얼마 전 소프트웨어와의 조합을 통해 처리능력을 10만비트로 확대했다.
IBM은 구글과 중국이 발표한 양자초월에 대해 실용적인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며 거리를 두고 있으며 신약 개발이나 소재 개발 등 실제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기존 컴퓨터와 동일하게 오류수정 기능을 필수로 탑재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주 작은 노이즈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보정하기 위한 오류 수정기능은 분자궤도와 전하분포 등 정밀한 측정이 필요한 양자화학 계산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도쿄대학 공학부는 오류 수정기능이 양자컴퓨터 개발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오류 내성을 가져 상온동작이 가능한 광양자컴퓨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슈퍼컴퓨터 수준의 오류 억제가 가능한 대규모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다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장벽이 높아 실현은 빨라야 2050년, 혹은 이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기존의 고전 컴퓨터와 양자컴퓨터를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어플리케이션이 주목받고 있으며 MI의 분자궤도 계산에 사용하는 알고리즘 개량이 진행되고 있다.
인공광합성이나 포토레지스트 개발을 위해서는 오류 수정기능과 알고리즘을 모두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확장성 확보 위해 실리콘 방식도 등장
양자컴퓨터 실용화가 가능케 하는 주요한 요소로 오류 수정기능과 함께 부상하고 있는 확장성 확보를 위해서는 IBM과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NEC 등이 거대 냉동장치를 사용한 초전도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반면, 히타치(Hitachi)는 현재 IBM 등의 시험장치로는 양자비트 수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실리콘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실리콘 방식은 전자 1개를 양자비트로 취급해 완성도가 높은 고전 컴퓨터를 이길 수 있으며 실리콘 칩 미세화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실리콘 칩 위에 양자비트를 고밀도로 집적할 수 있지만 노이즈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은 과제가 되고 있다.
히타치는 2025년 64양자비트 연산을 실증하고 2030년 클라우드 서비스, 2050년에는 범용 양자컴퓨터 실현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한 양자컴퓨터에서 MI를 활용하고 있는 스타트업 큐나시스(QunaSys)는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개발했을 때처럼 첫걸음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1억양자비트가 필요한 시대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드, 양자 동적계획법 개발 화합물 탐색에 활용
일본 벤처기업 그리드(Grid)가 개발한 양자 동적계획법(QDP)이 주목되고 있다.
QDP는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알고리즘의 동적계획법 계산 부하 요인을 양자회로로 해결한 것으로, 기존 일반컴퓨터와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법이며 대규모 계산 고속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컴퓨터는 인공지능 강화학습이나 화합물 탐색, 생산 및 배송 계획 등 여러 용도에서 사용되고 있다.
동적계획법은 여러 파라미터 항목을 가지고 일시, 수량, 배송루트 등 구속조건이 있는 문제의 최적화된 답을 찾는 방법으로 대상이 늘어날수록 계산이 필요한 조합량이 방대해져 일반컴퓨터로는 한계가 있어 조합량이 늘어나도 계산이 가능한 양자컴퓨터 적용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양자컴퓨터도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양자컴퓨터에는 메모리가 없고 동작이 특수해 노이즈에 따른 에러와 계산정확도 문제가 있고 무엇을 계산할지 혹은 계산 가능한지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드는 일반컴퓨터와 연계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조합량 부하가 매우 큰 부분은 양자컴퓨터가 맡도록 해 상호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을 도출했고 QDP는 동적계획법으로 조합량 부하가 큰 천이확률 행렬에 착안해 양자컴퓨터로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노이즈가 있으며 양자비트 수가 수십-수백개 정도를 NISQ로 부르고 있으며 실용상 제한은 아직 많지만 노이즈 난수에 집어넣어 NISQ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이브리드법으로는 알고리즘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를 사용한 양자 및 기존 컴퓨터 관리 시스템과 조합해 개발했으며 대량의 행렬계산을 고속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산 일부를 양자컴퓨터가 맡도록 해 기존 시스템에도 무리가 없도록 조합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드는 양자컴퓨터의 본격적인 실용화가 몇년 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기초연구와 진흥 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사회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을 공급하거나 디지털 기술의 사회적 실용화 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미래양자융합포럼으로 산업계 육성 박차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IBM 퀀텀 네트워크 파트너로 양자컴퓨터 활용 사례를 만들고 있고, 현대자동차와 함께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창업한 아이온큐에 투자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양자보안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 IDQ를 인수한 SK텔레콤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중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IST),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서울대가 양자기술 관련 전공교수 30명이 모여 양자과학기술포럼을 만들고 양자 연구와 생태계 저변 확대에 나섰고, 카이스트는 2018년부터 국내 최초 양자컴퓨팅 특화 연구센터 인공지능양자컴퓨팅 ITRC를 설립했음은 물론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양자컴퓨팅 전공 교수(10명)를 확보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앞으로 10년 발전전략 주력 분야로 바이오와 인공지능, 양자 기술을 내걸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성균관대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는 국내 최초로 IBM Q 네트워크에 가입해 양자정보과학 생태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양자기술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50큐비트급 한국형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2024년까지 조기 구축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삼성종합기술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25개 관련기업과 KIST 등 12개 연구기관, 서울대·고려대 등 28개 대학과 양자기술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 미래양자융합포럼을 창립했다. 참여기관은 총 65개이고 참여 연구인력만 16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완 고등과학원(KIAS) 교수, 홍경표 KT 융합기술원장이 각각 학계·산업계를 대표해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양자 관련 기술자문, 산업 활용모델 발굴, 공동연구 등을 실시·지원을 하기 위해 2개 위원회 8개 분과를 구성했다.
산업·활용위원회와 학술·인력위원회를 중심으로 산업화 모델, 산업생태계, 공동연구, 보안정책, 통신, 센서, 컴퓨터, 기반인력 8개 분과로 운영할 계획이다.
양자포럼은 양자기술 도약은 물론 한국형 양자기술과 서비스가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산·학·연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양자 생태계를 주도할 방침이다.
대기업 등 산업계가 R&D(연구개발)에 참여해 학계와 연구계에서 기획한 아이디어나 개발한 원천기술 등을 실증·상용화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양자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제조·국방·의료·금융 대기업과 수요기관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한솔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