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원유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우디가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에서 최대 생산국 지위를 잃을 것이며 국제유가가 사우디 등의 감산의 영향으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PEC의 리더 역할인 사우디는 최근 수개월 간 국제유가 회복을 위해 원유 생산을 줄이면서 시장점유율을 희생해 왔으나 OPEC이나 OPEC+의 일부 회원국이 감산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 등 비OPEC+ 산유국들이 생산을 늘리면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OPEC+는 2022년 10월 일평균 200만배럴 감산을 결정한 이후 2023년 4월 160만배럴을 추가로 감산하기로 했으나 OPEC 회원국인 이란이 53만배럴이나 증산했으며 미국도 산유량을 61만배럴 늘렸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 월간 시장보고서는 사우디의 일방적인 추가 감산이 7월 시작될 예정이고 러시아의 생산량도 예상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 증가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우디가 7월 초 100만배럴 감산을 8월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생산량이 2년만에 최저인 900만 배럴로 낮아지면서 2022년 초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 밀려 최대 생산국에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00만 배럴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당시 인위적으로 생산을 줄였던 때를 제외하면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사우디가 점유율까지 희생하면서 원유 수입을 위해 위험한 전략에 몰두하는 것은 자국 예산 수요를 맞추고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서 국제유가가 8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으며 최근 며칠간 브렌트유(Brent)는 4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느린 속도로 감산해온 러시아도 6월 수출량이 730만배럴로 60만배럴 줄어들면서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7월 OPEC+ 원유 수요가 공급량을 200만배럴 초과하고 8월에는 초과 폭이 300만배럴로 확대되겠으나 원유 비축량은 감소해 수급 균형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2023년 원유 수요 예상을 1억210만배럴로 220만배럴 상향 조정했고 2024년에는 110만배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공급량은 1억150만배럴로 160만배럴 증가하고 2024년에는 12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은 7월13일 월간 시장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원유 수요가 국제에너지기구의 예측보다 많은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