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P(Super Absorbent Polymer)는 자체 무게의 수백배에서 1000배 가까운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유아용 기저귀에 이어 성인용 기저귀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
흡수 전 고분자 장사슬이 서로 얽힌 형태에서 수분과 접촉하면 고분자 망이 펼쳐지며 사이에 물을 가두고 일정 압력을 가해도 물을 방출하지 않는 높은 흡수성을 갖추어 주로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위생용품 흡수체로 사용되고 있다.
토양보수제, 육묘용 시트, 축냉 소재, 1회용 손난로, 겔형 방향제, 잡화, 재난용 화장실, 동물용 배변 시트, 폐혈액 고화제, 전기‧통신 케이블용 지수 소재, 토목‧건축용 지수 시트 등에도 투입되나 대부분 기저귀 흡수체에 사용되기 때문에 기저귀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기저귀 수요는 동남아, 인디아 등 경제발전이 빠른 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유아용이 급증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은 성인용이 증가하고 있다.
SSP, 6만6000톤 건설해 LG화학과 경쟁한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여수 5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며 최대 SAP 생산기업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또 일본 스미토모세이카(SSP: Sumitomo Seika Polymers) 한국법인이 여수에서 11만8000톤 체제를 완성했고, 송원산업 역시 5000톤 체제를 갖추고 있다.
다만, SSP는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며 송원산업은 생산량이 소량에 그쳐 LG화학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AP는 폴리아크릴산나트륨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아크릴산(Acrylic Acid)을 주요 원료로 중합개시제와 가교제, 가성소다(Caustic Soda) 등을 첨가해 생산하고 있다.
제조방법은 수용해중합법과 역상현탁중합법 등으로 구분되며 대다수 생산기업이 양산성이 뛰어난 수용해중합법을 채용하고 있으나 SSP는 유일하게 역상현탁중합법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글로벌 SAP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촉매(Nippon Shokubai)는 세계 최대 메이저로 일본 히메지(Himeji) 37만톤, 인도네시아 9만톤, 중국 장자강(Zhangjiagang) 3만톤, 미국 6만톤, 벨기에 16만톤 등 71만톤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원료 아크릴산부터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아크릴산은 히메지 54만톤, 싱가폴 4만톤, 미국 6만톤, 벨기에 10만톤을 가동하고 있으며 2023년 봄 인도네시아 10만톤을 신규 가동함으로써 글로벌 생산능력을 98만톤으로 대폭 확대했다.
SSP는 히메지 21만톤, 여수 11만8000톤, 싱가폴 7만톤, 프랑스 4만7000톤 등 44만5000톤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3년 안에 신규 플랜트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유아용 기저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디아나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 1억4000만달러를 투입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6만6000톤을 건설할 계획이며 여수도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SSP는 신규 플랜트 완공 후 SAP 생산능력이 51만1000톤으로 대폭 확대돼 에보닉(Evonik Industries), LG화학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 그룹 SDP Global은 나고야(Nagoya) 11만톤, 중국 난퉁(Nantong) 23만톤, 말레이지아 8만톤 등 42만톤 체제를 갖추고 있다.
성인용 기저귀 겨냥한 SAP 연구개발 본격화
글로벌 SAP 수요는 2022년 300만톤에 달했으며 기저귀 시장 성장과 함께 연평균 3-5% 증가하고 있다.
SAP는 서있는 상태에서도 배설물을 흡수할 수 있는 보수성, 앉거나 눕는 등 자세를 바꾸었을 때도 배설물이 새지 않는 가압흡수성, 배설물이 기저귀 아래까지 흡수되도록 돕는 용액투과성이 요구된다.
주요 생산기업들은 배설물 흡수량과 흡수 속도, 가압흡수성, 용액투과성, 감촉, 통기성 등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성인용 기저귀가 연구개발(R&D) 흐름을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성인용 기저귀는 유아용과는 또다른 특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촉매는 기저귀에 배설물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추가된 배설물도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등 원래부터 기저귀에 요구됐던 기본적인 물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인용 기저귀만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제품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SSP는 2021년 유럽에서 냄새 제거 그레이드 판매를 시작했으며 지역별 특성에 맞춰 그레이드를 다양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DP Global은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하는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에서 폐기저귀를 보관할 때 냄새로 고생하지 않도록 흡수‧보수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탈수 속도만 높인 신제품을 개발했고 시설에서 폐기저귀를 감용화할 수 있는 처리장치 생산기업과 협력해 탈수성이 우수한 SAP 채용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성인용 기저귀는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간병이 필요한 노년층 뿐만 아니라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활동적인 노년층의 요실금을 방지하기 위한 기저귀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활동성을 강조한 기저귀는 흡수성이 다른 기저귀보다 빨라야 하며 착용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두께가 얇아야 하는 등 보다 높은 수준의 기능성이 요구되고 있다.
바이오 아크릴산‧SAP 개발 가속화
친환경 대응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촉매는 2021년 벨기에 공장에서 바이오매스 베이스 프로필렌(Propylene)으로 유도한 아크릴산을 원료로 SAP를 생산했고 2022년에는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해 생산한 가성소다를 원료로 SAP를 생산함으로써 ISCC 플러스 인증을 취득했고 히메지 공장에서도 아크릴산과 SAP를 대상으로 ISCC 플러스 인증을 받았다.
최근에는 바이오매스 원료 베이스 아크릴산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 프로세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가장 적합한 프로세스를 추린 후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SSP는 역상현탁중합법의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역상현탁중합법으로는 구형 SAP를 얻을 수 있으며 SAP를 부직포 사이에 끼워넣은 구조의 시트를 제작할 때 적합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에서 면 펄프를 사용하지 않고 SAP 시트만으로 제조한 기저귀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SSP의 SAP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환경 보호를 위해 유아용‧성인용 기저귀 모두에서 SAP와 펄프 사용량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SSP는 SAP의 기능을 높임으로써 사용량 감축에 대응하고 바이오매스 원료를 사용하기 위해 원료 공급기업과 연계하고 있다.
SDP Global은 2022년 여름 원료 아크릴산 일부를 식물 베이스 바이오매스 소재로 전환해 SAP 생산에 성공했다. 석유 베이스 아크릴산을 사용했을 때와 동등한 성능을 확보했고 바이오매스도 25%, 10% 등 2개 그레이드를 공급하고 있다.
25%와 10% 그레이드 모두 일본 유기자원협회가 인정하는 바이오매스 마크를 취득했으며 기저귀 채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매스 원료 사용 확대를 희망하는 수요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바이오매스도 25% SAP 원료로 바이오 아크릴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바이오 아크릴산 없이도 원료 바이오매스도가 70-80%에 달하는 SAP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신규 진출 꾸준한 가운데 리사이클 체제 강화
기존 기술 노하우를 살려 친환경 SAP 시장 신규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화학제품 전문상사 나가세산업(Nagase)은 하야시바라(Hayashibara)가 보유한 효소 기술과 나가세켐텍스(Nagase ChemteX)의 가교 기술을 조합해 전분을 주성분으로 투입한 바이오 베이스 SAP를 개발했다.
바이오매스도를 70% 이상으로 높여도 폴리아크릴산과 동등하거나 훨씬 우수한 흡수성을 실현할 수 있으며 2025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위생용품은 물론 농업, 원예, 녹지화, 간이 화장실, 보냉제, 화장품 분야에도 제안할 예정이다.
DIC는 조류 베이스 바이오 SAP 양산을 검토하고 있다.
코리네균을 이용해 생산한 아스파라긴산을 원료로 채용했으며 2022년부터 마케팅 활동 및 샘플 공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위생용품 메이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벤치 스케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평가용 샘플 공급과 파일럿 플랜트 건설 및 양산화 준비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일본은 기저귀 리사이클 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SAP 생산기업과의 협업이 눈에 띄고 있다.
일본촉매는 성인용 기저귀 판매기업 Livedo, 폐기저귀 리사이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Total Care와 함께 기저귀 펄프에서 배설물 흡수 후 팽융돼 겔화된 SAP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SP는 폐기저귀에서 SAP를 회수해 리사이클 그레이드로 공급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SDP Global은 지방자치단체 및 대학들과 정보를 교환하며 리사이클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