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R(Nitrile Butadiene Rubber), CR(Polychloroprene Rubber) 등 특수 합성고무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특수 합성고무 수요는 2022년 상반기에 호조를 나타냈으나 하반기 들어 중국경제 부진 등 글로벌 경제 침체와 고무제품 재고 증가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특히, 라텍스를 사용하는 의료용 장갑이 검사·검진용 공급과잉으로 수급 밸런스가 무너져 큰 영향을 미쳤다.
2023년 들어 재고조정이 완료돼 수급이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틸리티 코스트가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으며 고부가가치제품 및 차별제품 공급 확대를 적극화하고 있다.
세계시장, 중국 경기 회복에 달렸다!
특수 합성고무 시장은 2023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타이완 등이 상반기 재고조정을 끝낸 후 하반기부터 구매를 재개하고 있으며 중국기업들은 2022년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아시아 공급을 확대하면서 역외 수출이 부진했으나 2023년에는 내수를 회복하고 아시아로 유입되는 중국산이 감소하면서 경쟁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으로는 인디아, 남미, 동남아 등 신흥국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라텍스는 의료용 장갑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고 검사·검진에 사용되는 저렴한 일회용 장갑 소재를 중심으로 유통재고 과잉이 계속되고 있다.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기업들의 NBR 생산 진출에 따라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있으며, 2022년은 수급 조정의 과도기에 불과했고 2023년에도 재고 과잉이 여전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반면, 고부가제품인 수술용 장갑 시장은 안정돼 있으나 수술용 장갑 소재는 NBR, CR 외에도 천연고무가 사용되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져 있다. 보통 수술용 장갑은 밀착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천연고무와 CR을 사용하나 의사의 알러지 우려 때문에 CR이 천연고무를 대체하고 있다.
NBR은 소재가 딱딱해 얇게 성형할 수 있고 방호성능이 있어 검사·검진용 장갑 분야에 다양하게 투입되고 있으나 수술용 장갑 소재로도 개발이 진행돼 장갑 생산기업들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EPDM 중심 철수 잇따르며 구조재편 가능성
특수 합성고무는 기술적 장애물 영향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CR은 생산기업이 일본, 유럽, 미국, 중국을 포함해도 소수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CR 시장은 26만-27만톤으로 추정되며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과 마찬가지로 불가항력에 따른 공급 차질 등으로 순식간에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업용품은 세계적으로 GDP(국내총생산) 수준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부품용은 전기자동차(EV)화가 확대되면서 내연기관 부품이 감소하는 등 합성고무 부품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대형투자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NBR은 글로벌 생산량이 약 60만-70만톤으로 추정되며, 특히 중국이 글로벌 생산능력의 약 30%를 차지하는 등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산은 고품질로 어필하고 있으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수소화 NBR 등 차별제품은 수요가 호조를 보여 생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SBR(Styrene Butadiene Rubber) 등 범용 합성고무는 경쟁 심화로 산업계가 재편되고 있으며 특수 합성고무 역시 생산설비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어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소데가우라(Sodegaura) 소재 치바(Chiba) 공장의 EPDM 4만톤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2023년 3월 판매를 종료하면서 50년 이상 이어진 EPDM 사업에서 철수했다.
EPDM은 자동차·공업부품 등에 투입되고 있으나 2021년 북미에서 발생한 강한 한파의 영향으로 미국과 프랑스기업이 공급을 중단하면서 글로벌 수급 타이트가 발생했다.
일본은 EPDM 생산기업이 3개이나 미국, 유럽, 한국은 물론 중국기업 역시 생산하고 있어 공급 경쟁이 심한 편이다.
하지만, EPDM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다시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으며 스미토모케미칼의 철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마이너스 성장
NBR, CR, ACM(Acrylic Rubber), EPDM 등 특수 합성고무는 고무벨트·호스 등 공업용품과 자동차용 타이어·튜브, 의료용 장갑 등 다양한 고무제품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비자동차용이 전체 수요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돼 수요 전망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고무제품 수요는 고무벨트가 전년대비 5.5%, 공업용품이 3.8%, 자동차 타이어용이 3.7% 감소하는 등 고무호스용 1.0% 증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고무제품은 2021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2022년 상반기까지 거래량이 증가했으나 이후 중국 경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유행의 영향으로 침체를 겪고 성장률이 3.0%에 그치면서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가 중국 경제 부진으로 위축됨에 따라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있던 고무제품 생산기업들은 재고조정에 들어가 여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자동차용도 반도체 부족 등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의 영향이 불가피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자동차 생산이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특수 합성고무 수요로 이어지지 못했다. 자동차용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2022년 NBR 출하량이 8만7686톤으로 21.4%, EPDM 역시 17만1944톤으로 7.6% 감소했고 CR만 11만8403톤으로 2021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NBR 솔리드는 출하량이 3만6097톤으로 3.3%, EPDM 솔리드도 9만6476톤으로 15.8% 감소했다. ACM 역시 다른 특수 합성고무와 마찬가지로 고전하고 있으며 내연기관 부품용 소재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대체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소, 신흥국 시장 장악 위해 증설 추진
도소(Tosoh)는 신규수요 개척 및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합성고무 차별화 마게팅 전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력인 CR 생산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CSM(Chlorosulfonated Polyethylene)으로 공급하는 Toso-CSM은 내마모성, 내후성, 내열성, 색조 안정성, 내약품성이 우수해 산업용 호스, 고무 롤, 고무 시트를 중심으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도소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하이엔드용을 공급하고 있으며 고품질 소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유럽,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아시아 지역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합성고무 수명 연장 등으로 기존 소재 대신 신소재 선정을 검토하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어 Toso-CSM의 특성을 활용해 수요기업에 대한 소재 선정 최적화 솔루션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22년 시작된 3개년 경영계획에서 BCP(사업계속계획) 대응 및 수익 확대를 위한 신규 라인 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유럽·미국 외에도 중국과 동남아, 인디아, 중남미에서 수요처 개척을 위한 프로모션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도소는 Toso-CSM을 개량하고 산업·자동차 벨트용으로 공급하고 있는 동적 및 저온 특성을 보유한 extos 브랜드를 Toso-CSM과 함께 합성고무제품에 대한 고성능·장수명 니즈에 대응하는 판매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CR 브랜드 Skyprene은 일반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의료 분야의 각종 고무제품에 투입하고 있다.
CR은 생산기술이 높아 신규진입하는 화학기업이 적고 합성고무 시장이 신흥국 중심으로 성장할 것에 대비해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도소는 2021년 병목현상이 해소되면서 야마구치현(Yamaguchi) 슈난(Shunan) 소재 요난(Yonan) 공장의 생산능력을 3만7000톤으로 확대했으나 신흥국 수요를 잠식하기 위해 원료인 부타디엔(Butadiene) 및 염소를 조달하기 쉬운 사업장을 중심으로 증설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온, HNBR 수요 확대 대응하기 위해 증설
제온(Zeon)은 2025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25% 확대할 방침 아래 HNBR(Hydrogenated Nitrile Butadiene Rubber) 브랜드 Zetpol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후쿠오카현(Fukuoka) 소재 다카오카(Takaoka) 공장의 증설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공장 보강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공장은 2025년 1월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며 글로벌 생산능력을 25% 향상시킬 계획이다.
HNBR은 다카오카와 미국 텍사스에서 주력 생산하고 있다. 가와사키(Kawasaki) 공장에도 특수 그레이드 설비가 있어 자동차용 타이밍벨트, 호스, 개스킷(Gasket)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내한 그레이드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건설기계와 공작기계 등에도 채용되고 있으며 다카오카 공장 증설량을 이미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온은 수요 호조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증산을 추진해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앞으로도 HNBR 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로 전환되면 내열·내유성 고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Zetpol이 보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해 전기자동차용 고무부품으로 신규 채용을 확보해가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 개척 뿐만 아니라 해마다 강화되는 자동차 내구성을 고려해 엔진 자동차용 애프터마켓 수요도 굳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온은 다양한 니즈에 대응할 방침이다.
전기 오토바이도 체인이 아닌 벨트가 적용돼 HNBR 니즈가 강할 뿐만 아니라 제온이 전략 소재로 평가하는 LiB(리튬이온전지)용 양극 바인더의 주원료로도 HNBR이 투입되고 있다.
제온은 NBR, ACM 신규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며, 유럽의 장갑 생산기업과 협력해 NBR 라텍스로 수술용 장갑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수술용 장갑은 천연고무, CR을 사용되고 있어 신규시장을 창출할 방침이다.
ACM은 자동차용에서 다른 고무를 대체히면서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타이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오사카소다, 글로벌 ECO·ACM 시장 공략
오사카소다(Osaka Soda)는 ECO(Epichlorohydrin Rubber)와 ACM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사카소다는 주력 고무제품 가운데 하나인 Epichlomer가 글로벌 ECO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pichlomer는 내열성, 내유성, 저온유연성 등 우수한 특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연료호스와 흡기·배기계 호스 등 자동차 전용 분야에서 다수 활용되고 있다.
인디아를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연료 증발 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른 소재를 대체하는 등 앞으로도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사무기기 등 자동차를 제외한 용도에서도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ACM 브랜드 Racrester는 섭씨 150-180도 수준의 높은 내열성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내유성도 우수해 터보차저 호스 등 호스류와 개스킷·실링 부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활성염소기, 에폭시기, 카복실기를 보유하고 있는 기본 그레이드 외에도 저온특성을 보유하는 초내한 그레이드를 상업화해 신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소다는 앞으로도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다양화되고 있는 시장의 니즈에 대응할 방침이다.
Racrester 이상의 내열성을 보유한 신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엔진룸 주변부에 적용해 인버터와 파워 모듈 주변 등 더 높은 내열성을 요구하는 용도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컴파운드 사업은 계열사 INB Planning과 연계를 강화하면서 Epichlomer, Racrester를 활용한 컴파운드 솔루션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풍부한 채용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INB Planning의 후저우(Huzhou)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현지 수요기업의 니즈에 맞춰 공급체제를 정비할 계획이다. (윤우성 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