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DI, 한국 포함 5개국산 조사 개시 … 한화‧롯데‧에쓰오일 대상
한국산 PP(Polypropylene)가 반덤핑 조사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상업부 반덤핑위원회(KADI: Komite Anti Dumping Indonesia)는 2023년 8월14일 한국, 싱가폴, 말레이지아,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등 5개국산 PP 코폴리머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인도네시아 유일 PP 코폴리머 생산기업이자 한국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CAP(Chandra Asri Petrochemical)의 신청에 따른 것이며 수출국 및 생산기업 7곳은 물론 이례적으로 자국 수입기업 5곳까지 조사해 주목된다.
다만, CAP 2대 주주인 타이 SCG Chemicals(SCGC)는 베트남 남부 롱손섬(Long Son)에서 2023년 말부터 PP 상업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나 가동 전이라는 이유로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CAP는 5개국산 수입제품이 덤핑 행위를 벌여 자사제품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기회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KADI의 반덤핑 조사 개시는 국산제품 보호를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PP 코폴리머 자급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자동차 및 가전제품 부품을 생산하는 현지 수요기업들은 공급 부족과 코스트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PP 코폴리머는 PP를 주원료로 PE(Polyethylene) 등을 공중합한 것으로 PP에 비해 내충격성 등이 뛰어나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PP 내수가 약 200만톤에 달하나 생산기업은 CAP 포함 4곳뿐이고 합계 생산능력이 85만톤에 불과해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CAP는 자바섬(Java) 서부 반텐주(Banten)에서 PP 생산라인 3개를 가동하며 생산능력이 59만톤에 달하나 코폴리머는 1개 라인에서만 생산할
수 있고 가동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롯데케미칼 동남아 석유화학 자회사 롯데티탄(Lotte Chemical Titan) 역시 반텐에 25만톤 플랜트를 건설하고, CAP도 45만톤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나 2개 플랜트 모두 상업가동 시점이 2025년 이후여서 수입의존도 완화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계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반덤핑 조사 대상 5개국으로부터 수입한 PP 코폴리머가 전체 수입량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했다.
PP 코폴리머 수요기업들은 기존 생산기업 공급만으로는 내수를 충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반덤핑 조사가 시작돼 공급부족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최종 수요기업들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당국에 항의하고 있다.
특히, 반덤핑관세가 약 1년 전 물량까지 소급 적용될 가능성이 커 일부 수입기업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시아는 수요침체 장기화에 따른 화학제품 보호무역주의가 우려되고 있다.
2020년, 2021년에는 내수가 양호했던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요처를 잃은 아시아 화학제품 잉여물량을 흡수했으나 최근 중국 역시 자급률 상승 및 경기 부진 여파로 오히려 수출 확대로 노선을 변경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 관세당국에 따르면, 중국은 PP 수출이 2020년 상반기 약 20만톤에서 2021년 및 2022년 상반기 80만톤 이상으로 폭증했고 2023년 상반기 역시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인디아 등으로 약 60만톤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는 과거 중국산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