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치료제·백신 수요 급감 … 신약 개발용 인수·합병 재점화
글로벌 제약 메이저 상당수가 수익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Pfizer), 스위스 로슈(Roche) 등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및 백신 특수가 감소하며 2023년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이 종료돼 엔데믹(Endemic: 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MSD가 자가면역질환제를 생산하는 바이오기업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시스(Prometheus Bioscience)를 약 108억달러(약 14조3316억원)에 인수하는 등 차세대 치료제 인수합병(M&A) 경쟁이 격렬해지고 있다.
매출 200억달러 이상 글로벌 제약 메이저 9곳 가운데 2023년 상반기 매출이 증가한 곳은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포함 4곳에 불
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은 존슨앤드존슨 외 모든 제약기업 매출이 감소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의료기기 부문이 10%대 성장을 기록하며 호조를 나타냈고 의약품 부문은 자가면역치료제 스텔라라(Stelara)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화이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백신 및 치료제 수요가 위축됨에 따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2.0% 급감했고, 애브비(Abbvie) 역시 주력제품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Humira) 매출이 후발제품에 밀려 줄어든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MSD는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31억5400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했다.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시스 인수에 따른 경비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MSD는 2022년 매출 약 209억달러를 기록한 초대형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주력 판매하고 있으나 2023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차세대 수익원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시스의 자가면역질환제 육성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 제약 메이저는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프랑스 사노피(Sanofi)가 호조를 나타냈다.
노바티스는 만성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Entresto)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케심프타(Kesimpta)가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일본 다이이치산쿄(Daiichi Sankyo)와 공동으로 개발한 항암제 엔허투(Enhertu)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로슈(Roche)는 코로나19 치료제 수요 감소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메이저들의 M&A 경쟁이 잠잠해졌으나 2023년 들어 다시 활기를 나타내고 있다.
화이자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한 미국 시젠(Seagen)을 430억달러(약 57조352억원)에, 일본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 Pharma)은 미국 바이오기업 아이베릭바이오(Iveric Bio)를 약 59억달러(약 7조8258억원)에 인수했다.
노바티스는 2023년 6월 만성 신장병 신약 후보를 보유한 미국 치누크세라퓨틱스(Chinook Therapeutics)를 최대 약 35억달러(약 4조6424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