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가 유럽에서 국내 3사 배터리를 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국내기업의 주력제품인 삼원계 배터리로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CATL 등 중국기업들이 성능 개선에 성공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영향력이 커지면 중국기업의 점유율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LFP는 안전성이 높고 삼원계 배터리 대비 가격이 저렴하나 에너지밀도가 낮고 무겁다는 단점으로 비중국 시장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보급형 전기자동차(EV)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채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기업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1-7월 기준 2020년 16.8%, 2021년 22.6%, 2022년 34.0%로 상승했고 2023년 40.1%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점유율은 2019년 51.9%, 2020년 68.2%, 2021년 70.6%로 상승해 시장을 장악했으나 2022년 63.5%로 하락한 후 2023년 57.0%으로 추가 하락세에 진입했다.
중국 CATL은 점유율을 2022년 28.7%에서 2023년 35.2%로 확대하며 1위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를 11.4%포인트에서 3.8%포인트로 크게 좁혔다.
KIEP 관계자는 “중국은 양극재를 구성하는 수산화리튬 및 삼원계 전구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유리한 조건”이라며 “CATL도 업스트림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기업들이 유럽 현지 생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 국내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3사는 유럽 점유율 하락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응해 미드니켈(Mid-Ni) 배터리 등을 공급해 다양한 가격대의 수요를 충족하고 전고체전지 등 차세대제품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