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로 북미 투자 점검 … 롯데에너지도 불안
2차전지용 동박은 전기자동차(EV) 수요 둔화로 투자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SKC의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는 2023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7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3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기자동차 성장세 둔화, 전기요금 인상 등 원가 상승 요인으로 2020년 SKC 계열로 편입된 후 처음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최근 북미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두환 SK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3년 10월 말 영업실적 발표 당시 SK넥실리스의 북미 투자와 친환경 소재 사업 투자에 대해 “타이밍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넥실리스는 당초 2023년 북미 투자를 확정하고 2024년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글로벌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 우려에 따라 투자 시기를 미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글로벌 동박 시장점유율 1위이며 2023년 3월 기준 관련 산업계 최다인 2차전지용 동박 특허 출원 230건을 보유했다.
생산능력은 현재 5만2000톤 수준으로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를 목표로 북미 투자에 나서면서 함께 투자를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되며 말레이지아, 폴란드 증설을 통해 2025년 25만톤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해외 투자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생산능력이 현재 6만톤 수준이며 2024년 말 8만톤, 2028년 24만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기존 말레이지아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또 북미 투자를 위해서는 2023년 10월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미국 미시건, 켄터키, 테네시, 조지아 등 4곳을 후보지로 2023년 부지 확정 및 2024년 초 착공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2023년 3분기 매출이 2177억원으로 28.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86.7% 급감하며 수요 둔화 및 중국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어 투자 계획을 일부 변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기업들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재고가 증가하고 최종제품 가격이 떨어져 국내기업들이 수익적 측면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두께 6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극박, 고강도, 고연신을 충족하는 하이엔드 동박 생산 비중을 2023년 5%에서 중장기적으로 75%까지 늘릴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이 하이엔드 동박 사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2025년쯤 본격적으로 채택할 것”이라며 “유럽 쪽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3년 3분기 매출이 1112억원으로 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0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만, 전지박·동박 사업 부문은 하이엔드 동박 판매 비중 확대에 따라 매출이 839억원으로 22.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광벽 솔루스첨단소재 대표는 “전지박·동박은 헝가리 2공장을 가동하고 반도체용 초극박 공급을 본격화한다면 영업실적 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박은 두께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얇은 구리(Cu) 박으로 2차전지 음극재에서 전기화학반응으로 발생하는 전자를 모으거나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2차전지용 동박 시장은 2021년 26만5000톤에서 2025년 74만8000톤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