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직포 시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부직포는 2020년 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시작되며 마스크용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수급타이트 및 가격 급등이 심화된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2022년에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 중국까지 코로나 관련 봉쇄령을 해제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최근에는 2022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2023년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으로 원료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망 단절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초기와 같은 수요 증가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시의 수급타이트 상황이 다시 도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부직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코로나 특수 종료에 대응하며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고부가제품 개발은 물론 BCP(사업계속계획)를 고려한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 침체로 생산량 감소…
일본은 2022년 부직포 생산량이 29만2489톤으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산업자재와 농업·원예 용도 이외 모든 용도에서 줄었고, 특히 코로나19 이전까지 의료·위생용과 함께 생산량 증가세를 견인해온 자동차용이 3만8967톤으로 1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대수가 2022년 783만5000대로 0.1% 줄어드는 등 4년 연속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나 생산대수 감소만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부족 사태가 완화되면서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자동차 생산대수는 810만959대로 7.4% 늘어 4년만에 증가 전환했고 2023년 약 899만대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968만대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1월부터 12월까지 전구간에서 2021년, 2022년 월별 생산대수를 초과했기 때문에 코로나 장기화와 지역분쟁 등 공급망 단절을 겪으면서 부직포와 관련된 자동차부품 생산·조달이 미치는 영향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종이기저귀는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이 급감하며 수요 침체가 심화됐고 마스크 등 의료·위생용은 코로나 특수가 종료됐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코로나 확산 초기에 마스크 수요 증가에 대응해 신증설 투자를 적극화하며 공급과잉이 발생했고 가격 경쟁이 시작됨에 따라 수익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반 산업자재용 부직포 역시 재고 처분을 위해 덤핑 공급하는 곳이 있어 가격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한 것으로 파악된다.
친환경 자동차 대응에 사업 통합 본격화
일본 부직포 생산기업들은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시장 불안정다 원료 및 에너지 코스트 상승에 대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고품질·고기능 부가가치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부직포를 확대하고 있으며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자동차(EV) 경량화를 위해 금속·플래스틱 소재 대신 부직포 사용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자동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각국이 유럽연합(EU)의 무공해 자동차(ZEV: Zero Emission Vehicle) 법안 등 전기자동차에 대한 규제 및 규격과 유사한 제도를 정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요보(Toyobo)와 미츠비시(Mitsubishi)상사는 Toyobo MC를,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과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MA Life Materials(MAL)로 부직포 사업 일부를 통합하는 등 중국산 저가공세에 대항하기 위해 사업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MAL은 미쓰이케미칼이 60.62%, 아사히카세이가 39.38%의 지분을 보유한 부직포 사업 통합법인으로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융합해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
2023년 가을 미쓰이케미칼의 폴리올레핀(Polyolefin) 다분기섬유 SWP를 제외한 부직포 관련 사업과 아사히카세이의 스펀본드 부직포 및 카트리지 필터 사업을 통합해 설립했다. 아사히카세이의 후가공 기술과 필터 카트리지 최종제품 개발 노하우, 미쓰이케미칼의 극세섬유 및 중공기술의 시너지를 살려 신규 사업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큰 ICT 분야에 기대하고 있다.
통합 이전에는 PP(Polypropylene) MB(Melt Blown) 부직포의 극세섬유를 적층 세라믹 컨덴서(MLCC)용 필터 등으로 공급했으나 앞으로 아사히카세이의 나일론(Nylon) 나노 MB 개발을 통해 반도체 세정공정용 액체필터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그린 인프라 확대하며 기저귀용 시장 탈환
MAL은 우수저류조 등 그린인프라 분야에서도 부직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린인프라는 재해 및 홍수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MAL이 공급하는 PP 장섬유 부직포 Tafnel은 폭우에 따른 재난방지 및 피해 축소를 위해 지역별로 설치돼 있는 플래스틱 지하저류조에 토양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투수성 피막재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학교 운동장 또는 캠퍼스에 주차장을 건설할 때 플래스틱 우수침투 저류조를 설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플래스틱 모듈 구조를 채택하면 가볍고 사람이 직접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양생기간이 필요한 콘크리트 대비 코스트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사기간 단축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MAL은 종이기저귀용 소재 라이선스 사업에 진출하며 글로벌 수요기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쓰이케미칼과 아사히카세이는 과거 일본 기저귀 생산기업을 주요 수요기업으로 주목하며 타이 생산기지를 축으로 아시아 중심의 사업을 영위했으나 글로벌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유럽·미국을 포함 글로벌 공급체제가 필수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고부가제품에 대한 거래문의가 증가함에 따라 유럽 경쟁기업과 차별화가 가능한 라인업을 라이선스해 유럽·미국 등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미 부직포 설비 생산기업에 대한 라이선스에 착수했다.
연구개발(R&D) 기지는 일본 소데가우라(Sodegaura)와 모리야마(Moriyama)에 두고 있으며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부터 사업장간 인력 배치 전환 등 최적화에 나설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소데가우라에서 기초연구를, 대형 시험설비를 보유한 모리야마에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하는 분업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아사히카세이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예상되는 분야는 주로 ①R&D·판매 ②생산기술 ③합리화 등이며 초기에는 생산성 개선 및 생산 최적화 등 생산기술과 원료 통합 및 판매체제 재검토 등 합리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30년에는 시너지 효과로만 수십억엔대의 코어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AL은 단순 합산 기준 2021회계연도 매출이 483억엔이며 신규 사업 창출을 기반으로 2025회계연도 매출을 600억엔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