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HA, 다층 CNT를 Carc. 1B 분류 … IARC, MWNT-7만 발암물질
유럽연합(EU)이 CNT(Carbon Nano Tube)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CNT는 크게 단층(SW)과 다층(MW)으로 구분되며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단층·다층 CNT 모두 강철보다 인장강도가 우수하며 도전성과 열전도성을 겸비해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영역에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배터리 소재로 채용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카본블랙(Carbon Black) 및 탄소섬유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CNT에 대한 발암성 우려를 두고 세계적으로 논의가 진행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글로벌 암연구기관(IARC)이 MWNT-7으로 분류되는 다층 CNT를 2B군(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나 충분한 증거가 없는 물질)으로 분류함에 따라 MWNT-7은 2014년 생산이 중지됐다.
IARC는 나머지 단층 및 다층 CNT는 발암성이 없는 3군으로 분류했다.
EU도 화학물질 및 혼합물의 분류·표시에 관한 규정(CLP)을 두고 CNT 규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화학물질청(ECHA)은 직경 30나노미터-3마이크로미터, 길이 5마이크로미터 이상인 다층 CNT를 포함하는 다층 그래파이트 튜브를 단일 물질인 석면과 동등한 발암성물질(Carc. 1B)로 분류하고 사용 시 발암성 우려 표시 의무를 부여하는 규제를 2025년부터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의 규제가 북미와 아시아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2014년 생산이 중지된 MWNT-7이 논의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EU 집행위원회가 2023년 2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그린딜 계획을 발표하고 역내기업의 친환경 산업을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고려해 일부에서는 환경규제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화학물질 등록·평가·승인·제한 규정(REACH)과 CLP를 관할하는 CARACAL 회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일본 제온(Zeon)은 다층 CNT를 MWNT-7에 의거해 Carc. 1B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직경 150나노미터 이상, 길이 50마이크로미터 이상 영역을 제외하고 평균 직경과 평균 길이를 표시할 것을 주장했다.
제온은 레조낙(Resonac), GSI Creos 등과 일본 NBCI(Nanotechnology Business Creation Initiative)를 통해 CNT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물실험을 통한 발암성 검증 및 토양미생물과 차아염소산화합물 등 시판 표백제를 활용한 분해법 등 안전한 관리법 확립에도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CNT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Yano Reserch)에 따르면, 글로벌 CNT 출하량은 2023년 1만966톤으로 전년대비 50.4%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MW CNT가 1만940톤으로 42.8% 증가했다.
자동차 전동화 트렌드를 타고 LiB(리튬이온전지) 도전재용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각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변경 영향으로 주력인 전동자동차(xEV) 시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한국기업이 도전재용 다층 CNT 채용을 확대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에게 다층 CNT를 공급하는 LG화학은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61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은 다층 CNT 수요 가운데 75%를 차지하고 있으나 도전재로 다층 CNT를 채용한 한국기업이 유럽용 출하를 확대함에 따라 유럽의 점유율이 상승했으며 최근 북미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층 CNT 수요는 앞으로 자동차용 LiB 시장의 리튬인산철(LFP)계 양극재 수요 회복과 3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하이니켈화를 타고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SW CNT 역시 xEV 급속충전성능 향상을 위한 실리콘(Silicone)계 음극재용 도전재 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글로벌 CNT 시장은 2028년 5만톤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