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약(플래스틱 협약)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4월23-29일 캐나다 오타와(Ottawa)에서 플래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가 열렸으나 참가국 간 이견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4차 회의 전까지 조문을 완성하고 4차 회의에서 정리‧집약할 예정이었으나 11월 부산에서 열릴 5차 회의 전까지 전문가 그룹 논의를 통한 협약문 조율을 이어가기로만 합의했을 뿐 사실상 참가국들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 사회는 2022년 3월 열린 제5차 유엔(UN) 환경총회(UNEA)에서 세계적인 플래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 2024년까지 플래스틱의 전체 수명주기를 포괄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마련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본격적으로 플래스틱 협약 마련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4차 회의에서는 △플래스틱 원료 1차 폴리머의 생산 감축 △규제 대상 플래스틱과 규제 수준 △재활용 기법을 포함한 폐기물 관리 △각국의 협약 이행에 대한 평가 형식과 구속력 △협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조달 문제 등의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의견 조율이 이루어졌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특히, 최대 쟁점이었던 폴리머 생산 감축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 등 플래스틱 생산량 대비 소비량이 많은 국가는 감축 목표 설정 및 생산‧판매‧유통‧수출입 금지 의무 설정을 주장했으나 사우디, 러시아, 이란 등 산유국과 중국의 반발이 거셌고 한국과 일본이 생산량 감축 대신 폐기물 관리와 리사이클을 통해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중립 입장을 취하면서 결국 공식적으로 전문가 그룹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협약문에 넣을 우려 화학물질, 문제가 있고 회피 가능한 플래스틱의 정의에 대해서도 논의를 거의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가 있다거나 유해하다는 의미에서는 스톡홀름 조약이나 바젤 조약 등 기존 조약과 중복되는 문제가 있으며, 문제가 있고 회피 가능한 플래스틱은 유해물질을 포함한 플래스틱으로 보자는 의견과 리사이클이 불가능한 플래스틱으로 보자는 의견이 모두 채택돼 있어 명확성이 떨어지는 상태이다.
또한 협약 대상인 플래스틱이 플래스틱 전반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UNEA가 처음 지적했던 배경을 고려해 해양 플래스틱만을 가리킬 것인지, 또는 플래스틱 가공제품만을 가리킬 것인지 아니면 플래스틱 폐기물을 가리킬 것인지 등을 둘러싸고 의견이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해양오염, 폐기물 등 관련 용어 정의가 미흡한 상태여서 결국 11월25일-12월1일 부산에서 열릴 5차 회의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