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불소화학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불소화합물 출발원료인 형석 산출량 중 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정부가 불소화학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어 신증설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각국이 PFAS(Polyfluoroalkyl Substance) 규제에 나서면서 수요기업들이 중국산 불소화합물 조달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역시 2023년 말 유해화학제품 리스트를 통해 PFAS 중 PFOS(Perfluorooctanesulfonic Acid)와 PFOA(Perfluorooctanoic Acid) 사용을 금지했으나 PFOA는 반도체 에칭 및 리소그래피, 고기능 막, 방호복, 의료기기, 고압 전선 생산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조건을 두어 사실상 규제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Juhua, 2025년 PFA 1만톤 상업가동
중국 불소화학 메이저 Zhejiang Juhua는 반도체 제조공정용 PFA(Perfluoroalkoxy Alkane) 1만톤 플랜트와 원료 모노머, 연료전지‧전해조용 기능막에 사용하는 PFSA(Perfluorosulfonic Acid) 생산설비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2025년 전체 생산설비 완공 및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푸젠성(Fujian) 싼밍(Sanming)에서는 신흥기업 Fluoride Technology가 현지의 풍부한 형석 매장량을 활용할 수 있는 PTFE(Polytetrafluoroethylene)로 이어지는 일관생산 플랜트 건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몽골에서는 Inner Mongolia Fluoropolymer New Materials가 2027년까지 PVDF(Polyvinylidene Fluoride)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AGC는 중국에서 ETFE(Ethylenetetrafluoroethylene)의 파우더 가공을 실시할 예정이며 컴파운드 생산까지 검토하고 있다. ETFE는 최고 내열온도가 섭씨 180도에 달할 정도로 뛰어난 내열성을 갖추고 내약품성이 우수하며 가공성 역시 양호해 파우더 형태로 플랜트 기기, 화학제품 반응조, 배관 내식용으로 투입되고 있다.
AGC는 전해설비에서 생성된 염소와 형석으로 제조하는 불산을 원료로 투입해 다양한 불소화학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고부가가치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나 최근 일부 품목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간제품 외부조달량이 늘어나고 불소계 모노머 등은 취급기업이 소수이기 때문에 BCP(사업계속계획) 관점에서 안정적인 조달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외부조달이 용이하지 않은 중간제품을 자체생산함으로써 최종제품 생산 및 코스트를 안정화시키고 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추진한 투자가 성과를 거두면서 2025년 매출액이 1500억엔으로 1.5배 수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M 철수로 중국산 화합물 주목
최근 반도체용 냉각제와 내열 코팅 소재 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던 글로벌 메이저 3M이 유럽 등의 규제 강화에 맞추어 PFAS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산 불소화합물 조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3M은 부품 냉매용 불소계 불활성 액체, 코팅 원료 및 합성수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PFAS 사업을 영위해왔으나 2025년 말을 기준으로 생산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며, 특히 불활성 액체는 반도체용 점유율이 80% 이상에 달해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FAS는 내약품성, 전기절연성, 난연성, 유전특성, 발수성‧발유성, 윤활성 등을 갖추어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용도는 반도체로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형성할 때 사용하는 에칭 소재나 미세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전사하는 노광공정용 방진 부품, 반도체 패키지 기판 층간 절연 소재, 반도체 제조장치 부품 및 배관 등에 투입되고 있다.
이밖에 LiB(리튬이온전지) 양극용 바인더(접착제)와 개스킷용 수지, 의약품 원료나 혈액 백 및 커테터 등 의료용 부품, 공조용 냉매에도 투입될 만큼 PFAS는 거의 모든 산업에 투입되고 있다.
유럽 일괄 사용규제 타격 “우려”
PFAS는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5개국이 2023년 1월 유럽 화학물질청(ECHA)에 일괄 규제안을 공동으로 제출하고 적어도 1개의 완전히 불소화된 메틸 혹은 메틸렌 탄소 원자를 포함한 불소 화합물을 PFAS로 정의함에 따라 과불화메틸기(CF3), 과불화메틸렌기(CF2)를 보유한 화학물질이 모두 사용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PFAS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 에너지, 반도체, 전기‧전자‧통신, 인프라 포함 광범위한 분야에서 서플라이체인 상 혼란을 피할 수 없으며 규제안에서 일부 대체물질을 제시했으나 동등한 성능을 보장할 수 없고 안전성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유예기간에 대체물질 개발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로 파악된다.
유럽은 과거에도 PFOS, PFOA 등 일부 불소화합물 규제를 준비한 바 있으나 PFOS‧PFOA는 과학적으로 인체 건강이나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된 반면, PFAS와 관련된 5개국 공동 규제안은 충분한 과학적‧합리적 근거 없이 1만종 이상의 화학물질을 일괄 규제하는 내용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정부가 항공우주 및 반도체, 전기자동차(EV)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기초소재부터 최종제품까지 국산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불소화학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소화학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지츠, 멕시코산 형석 수입 본격화
일본 소지츠(Sojitz)는 기타규슈시(Kitakyushu)에 불소 케미칼 파크를 조성한다.
소지츠는 히비키나다(Hibikinada) 임해공업단지 부지에서 멕시코산 형석을 출발원료로 불화수소를 제조하고 반도체·LiB 원료인 불소화합물 생산까지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소지츠는 2023년 2월 형석 광산을 보유한 멕시코 Koura(Mexichem Fluor) 및 Mexichem Fluor Japan, 기타규슈시와 불화수소 사업장 입지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소지츠는 Koura가 보유한 멕시코산 형석을 수입해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공장을 기타규슈시 히비키나다 임해공업단지에 건설할 계획이며 2025년 말 완공, 2026년 상업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4만5000톤을 계획하고 있으며 생산되는 불산은 먼저 일본 불소화합물 생산기업에게 주로 공급할 계획이다.
소지츠와 Koura는 각종 리스크 평가 및 물류 경쟁력을 고려해 불화물 사업장 입지를 히비키나다로 결정했으며 히비키나다에는 불화수소 뿐만 아니라 다운스트림 유도제품 등 사업 확대 시 필요한 부지가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7헥타르에 달하는 불화수소 설비 건설 예정지에는 증설을 위한 부지가 포함돼 있으며 소지츠는 No.1 설비 생산이 본궤도에 오르는 2030년경 동일한 수준으로 건설하는 No.2 설비에 맞추어 다운스트림 유도제품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 공정용 에칭제에 사용되는 고순도 불화수소산을 시작으로 육불화리튬(LiPF6), 배터리용 불소수지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공급망 탈중국화 추진
소지츠와 합작기업을 설립할 예정인 Koura는 각종 불소화합물 설비 가동실적이 풍부하며 합작기업을 축으로 공급망 구체화를 위해 다른 파트너와도 연계를 모색할 계획이다.
기타규슈 프로젝트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추진하는 공급망 대책을 위한 국내투자 촉진 보조금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으며 경제안보 관점에서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중국이 자원 보호와 자국 산업 육성을 이유로 형석과 불산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형석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일본은 원료 조달망 다양화와 공급망 다각화가 시급한 문제로 대두했으며 신규 설비가 생산할 불화수소 4만-5만톤은 일본 내수의 약 30%를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소지츠는 1985년 이래 Koura로부터 본격적으로 멕시코산 형석을 조달하고 있으며 기존에는 주로 제조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조제로 강철 생산기업에게 공급했다.
멕시코산 형석은 중국산과 다르게 이물제거 등이 필요해 불산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어려우나 Koura의 기술을 도입해 황산과 형석 반응 설비와 정제 설비까지 도입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물류비 등을 감안할 때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나 중국이 보유한 형석 확인매장량이 앞으로 10년 이하로 추정되는 가운데 멕시코는 40-50년 동안 채굴가능한 매장량을 보유한 점이 메리트이다.
소지츠는 멕시코산 형석의 권리를 대부분 보유하는 Koura와 40년 이상에 걸쳐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종합적인 평가를 우선하는 다운스트림 불소화합물 생산기업과 말단 수요기업으로부터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