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석유화학, CA(Chlor-Alkali), 배터리, 금속가공, 반도체용 화학약품 등 액상 원료 전반에서 여과공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필터 막힘은 단순한 소모품 교체 문제가 아닌 생산성 저하, 생산설비 정지, 폐기물 처리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핵심 공정 변수로 독일 JRS(J. RETTENMAIER & SOHNE) 그룹의 한국지사인 레텐마이어코리아(대표 문상진)는 바이오매스 기반 셀룰로스(Cellulose) 소재를 바탕으로 기존 규조토 여과보조제가 안고 있는 용출, 분진, 함수율, 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레텐마이어코리아 김동현 책임을 만나 셀룰로스 여과보조제의 기술적 강점과 국내 시장 확대 전략을 들어봤다.
Q. 레텐마이어코리아를 소개한다면…
레텐마이어코리아는 설립 145년을 맞이한 독일 JRS 그룹의 한국법인으로 바이오매스 베이스 셀룰로스 소재를 제약‧식품‧필터레이션‧화장품‧건자재‧사료 등 다수 산업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JRS는 세계적으로 90여개 생산기지와 35개의 해외지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법인은 2018년부터 국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레텐마이어코리아의 셀룰로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보통 셀룰로스를 단순히 나무에서 나온 원료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식품, 제약, 필터레이션, 플래스틱, 건자재, 자동차 내장재 등 적용처가 굉장히 넓습니다.
레텐마이어코리아는 단순히 원료 공급에 그치지 않고 수요기업이 어떠한 공정에서 어떠한 물성을 필요로 하는지 맞추어 제안하고 있습니다.

같은 셀룰로스라도 원재료가 무엇인지, 입자 크기나 섬유 길이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쓰임새가 완전히 달라지고, 라인업도 약 8미크론부터 2000미크론까지 갖추어 공정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Q) 셀룰로스 적용처 중 필터레이션 분야는 생소하게 다가옵니다.
식품, 제약도 큰 시장이지만 국내 화학산업과 연결하면 필터레이션의 중요성이 설명됩니다.
한국은 석유화학, CA, 배터리, 금속가공, 반도체용 화학약품처럼 액상 원료를 정제하거나 여과해야 하는 공정이 많고 공정 중 필터가 막히느냐,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흐름을 유지하느냐가 생산성과 바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레텐마이어코리아는 셀룰로스 여과보조제가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소재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시장에는 아직 셀룰로스 여과보조제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Q) 여과보조제는 무엇인가요?
액상공정에서 여과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제입니다.
액체 원료를 정제할 때 여과포 위에 슬러지가 계속 쌓이면 압력이 올라가고 결국 흐름이 막히게 되는데, 필터포 위에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를 코팅하면 슬러지가 필터를 막는 것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커피를 내릴 때 종이 필터 위에 커피 찌꺼기가 쌓이면 물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여과보조제는 필터 사이에 흐름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해 필터의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생산설비 정지나 교체 빈도를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셀룰로스 여과보조제의 작동 방식은?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는 일반적으로 프리코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여과가 시작되기 전에 필터포 위에 셀룰로스 섬유를 먼저 깔아 섬유층을 만든 뒤 실제 여과 대상물질을 통과시키는 방식입니다.
여과보조제의 섬유층은 입자와 슬러지를 포집하면서도 액체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 슬러지가 축적되면 셀룰로스층과 슬러지를 함께 제거한 뒤 다시 프리코팅하고 생산을 이어나갈 수 있어 최소 5-10배 가까이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액상 원료를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정제하는 공정에 가장 필요합니다. 모든 여과공정이 여과보조제를 쓰는 것은 아니며 생산량이 많지 않거나 사람이 직접 필터를 교체하는 방식이 더 경제적인 공정에서는 여과보조제를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생산량이 많고 필터 막힘이 생산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공정은 여과보조제가 역할이 중요합니다.
Q) 해외에서는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를 사용하고 있나요?
유럽은 한국보다 셀룰로스 여과보조제 적용이 훨씬 앞서 있는 편입니다.
유럽은 규조토에 대한 규제나 작업환경 이슈가 한국보다 먼저 부각됐고 자동차나 화학공정에서는 이미 셀룰로스 여과보조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CA공장의 90곳 이상이 JRS의 여과보조제인 ARBOCEL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 폭스바겐(Volkswagen)의 부품 공장에서 JRS의 여과보조제를 전량 사용하고있으며 규조토보다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를 쓰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는 아직 규조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성능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니며 기존 공정이 규조토 기준으로 승인돼 있었고 셀룰로스 여과보조제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곳도 많기 때문입니다.
Q) 국내는 규조토 여과보조제만 사용하고 있나요?
국내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규조토 베이스 여과보조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규조토는 광물 베이스 소재로 공급 안정성이 높고 과거 가격 경쟁력이 우수했으며 기존 공정 승인이나 품질 인증이 규조토 기준으로 고정된 곳이 많아 새로운 소재로 바꾸는 데 보수적인 수요기업들이 있습니다.
광물자원통계에 따르면, 여과보조제로 사용되는 규조토는 국내 수입량이 연간 5만톤인 반면 셀룰로스 여과보조제 사용량은 규조토 베이스의 5% 수준에 그쳐 국내 시장 침투율이 낮은 상태입니다.
반면, 유럽 등은 셀룰로스 여과보조제 비중이 40%에 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셀룰로스 여과보조제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인지도와 접근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과보조제라고 하면 규조토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고 셀룰로스가 여과보조제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필터 장비 생산기업에서도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를 어디에서 공급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곳이 종종 있어 아직은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규조토 대비 장점은?
규조토는 광물이기 때문에 일부 환경에서 용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산성이나 강알칼리성, 배터리 소재나 CA 공정처럼 화학적 반응성이 큰 공정에서는 용출 위험이 더 큽니다.
또 폐기물 처리 문제도 있습니다. 규조토는 여과 후 슬러지와 함께 배출되면 광물성 폐기물로 처리해야 해 폐기물 처리 비용이 발생하고 슬러지에 포함된 오일, 화학물질, 금속분 등 유가물질을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분진과 결정질 실리카(Silica) 이슈까지 고려하면 작업환경 측면에서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최근 규조토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체재 또는 보완재로 검토될 여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셀룰로스는 섬유질 구조여서 액상 내에서 잘 분산되고 필터층을 형성하기 쉽습니다.
슬러지에 포함되는 수분이나 오일의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돼 규조토 대비 슬러지 함수율을 낮출 수 있고 폐기물 무게도 덜 나가 처리 비용과 원료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함수율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규조토 사용 시 평균 함수율을 15%로 가정하면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는 5-7% 수준에 불과합니다.
Q) 주요 적용 분야는?
대표적인 적용처로는 CA 공정, 배터리, 금속가공유, 식품‧유제품 공정 등이 있습니다.
CA 공정은 소금을 기반으로 가성소다(Caustic Soda), 염소를 생산하는 공정인 만큼 강한 화학적 조건을 수반하기에 극한환경에서는 광물 베이스 규조토보다 셀룰로스 여과보조제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대형 유제품 생산기업 평가에서도 규조토 베이스 사용 시 슬러지 함수율이 11%에 달했으나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는 5%에 불과했습니다. 즉 폐기물 처리 뿐만 아니라 유효성분 손실 저감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 유제품 공정에서 여과 후 발생하는 슬러지에는 우유 단백질이나 고형분이 포함되며, 규조토 베이스 슬러지는 광물 성분 때문에 돈을 주고 폐기해야 하지만 셀룰로스 베이스 슬러지는 동물 사료로도 활용될 수 있어서 이미 유럽에서는 셀룰로스 슬러지를 동물 사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금속가공 분야에서도 텅스텐 같은 고가 금속분을 회수할 필요가 커지면서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를 이미 사용하고 있습니다.
금속가공 공정에서는 금속가공유를 한 번 쓰고 버리지 않고 여과해 다시 사용합니다.
그런데 규조토 베이스를 사용하면 슬러지 안에 포함된 금속분을 회수하기 어렵고, 규조토 자체가 광물성 물질이기 때문에 회수공정이 복잡하고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반면, 셀룰로스는 유기물 베이스이기 때문에 소각 후 잔류물이 적어서 텅스텐 등 금속분 회수가 쉽습니다.
Q) 가격 경쟁력은?
단순 구매단가만 보면 규조토가 여전히 저렴합니다. 하지만, 2-3배 차이가 나는 수준은 아니고 30% 내외에서 비교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여과보조제 자체의 단가가 아니라 전체 생산비용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생산비용에는 여과보조제 구매가격 뿐만 아니라 필터 교체주기, 공정 중단 시간, 슬러지 폐기 비용, 슬러지에 함께 버려지는 오일‧화학물질‧금속분의 손실 등 모든 부분을 포함하기 때문에 구매단가가 조금 높더라도 폐기물 저감, 생산성 개선, 금속 슬러지 회수 가능성을 통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Q) 레텐마이어코리아의 여과보조제 사업 전략은?
레텐마이어코리아는 기존 규조토를 사용하는 수요기업 중 필터 막힘, 높은 슬러지 함수율, 폐기물 처리 비용, 금속슬러지 회수 문제를 겪는 곳에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를 알리고자 합니다.
특히, CA, 배터리, 금속가공, 반도체용 화학약품 등 국내 핵심 산업 분야에서 셀룰로스 여과보조제의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고, 단순히 여과보조제를 공급하는 것이 아닌 수요기업의 여과 조건과 생산성 문제를 함께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셀룰로스 여과보조제는 기존 필터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솔루션이 아니라 기존 여과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보조 소재로 테스트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공정 조건에 맞다면 생산성, 폐기물, 작업환경 측면에서 실질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재혁 기자: c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