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이 사망하고 8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로 1차전지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불이 난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개가 보관돼 있었으며 화재는 배터리 1개에 불이 붙으면서 급속도로 확산했고 대량의 화염과 연기가 발생하고 폭발도 연달아 발생해 안에 있던 다수의 작업자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은 상온에서 순 산소와 결합해도 발화하지 않고, 특히 1차전지는 화재 위험성이 작은 것으로 여겨지면서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기준이 없다.
그러나 리튬은 반응성이 큰 금속이어서 매우 높은 온도에 노출되거나 수증기와 접촉하면 폭발할 수 있어 1차전지라도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아리셀 공장 화재와 같은 금속 화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리튬과 같은 알칼리 금속 등 가연성 금속이 원인인 금속 화재는 백색 섬광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으로, 진압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을 보여 매우 위험하다.
아리셀 화재는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이 극소량인 것으로 확인하고 물을 활용한 일반적인 진압 방식을 사용했으나 물로 진화할 수 없을 때도 있으며 보통의 화재처럼 소방차에서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마른 모래와 팽창 질소로 불을 꺼야 하고 불길이 거세면서 연기가 순식간에 내부에 가득 퍼지면 소방인력의 진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의 화학사고 위기대응 매뉴얼 등은 유해화학물질이 대기나 수계로 유출돼 인명·환경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리튬을 비롯한 일반화학물질과 관련한 사고는 소방당국을 중심으로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1차전지는 2차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재의 위험성이 작고 불산 가스와 같은 독성물질을 내뿜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안전기준 등이 마련된 것이 없어 사실상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리튬전지 활용이 많아지면서 리튬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22년 10월15일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유발한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LiB(리튬이온전지)가 열폭주하면서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공하성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리튬은 충격을 받으면 폭발할 수 있고 물과 반응해 수소와 같은 가연성 가스를 만들 수 있다”며 “가연성 가스가 만들어지면 작은 마찰에도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자동차(EV)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LiB)에 대해서는 화재 가능성에 관심도 많고 보호장치도 많이 적용되나 1차전지는 화재가 자주 발생하지 않아 안전기준 등이 마련된 것이 없다”며 “관련 안전기준과 안전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