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으면서 연구개발 투자의 효율성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5%를 넘는 국가는 이스라엘과 한국 두 나라이고 한국은 투자 효율성이 8위로 평가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30-40위권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극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연구기관의 장이나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연구개발의 주제가 바뀜으로써 맥이 끊기는 문제가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고, 연구개발 책임자나 실무자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연구에 매달리고 있는 것도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개발 담당자들이 산업 현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화학기업의 연구개발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아 CEO가 바뀌면 주제가 확 바뀌거나 폐기되는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으며, 담당자들이 게을러 시장조사도 없이 개발에 임하는가 하면 수요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연구를 계속하거나 투자를 고집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연구개발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해야 할 이유이다. 이미 늦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글로벌기업들은 이미 AI를 도입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가 글로벌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사업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관련 프로젝트를 이미 개발·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7%는 생성형 AI를 개발·시범 운영하고 있거나 일부 활용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매년 약 500만달러, 직원 100명의 시간 일부를 생성형 AI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은 20%가 5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답했다.
2023년까지는 경영진이 AI의 품질과 기능에 가장 관심을 기울였다면, 2024년에는 실질적인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60%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앞으로 2년간 우선시해야 할 분야로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가치 창출, 명확한 비전 수립을 꼽았다.
산업 전반적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고 보다 현실적인 평가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고, 생성형 AI 관련 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보안 우려, 기술 구현 논의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생성형 AI 도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기술 플랫폼 준비 저조, 사내 전문성·자원 부족, 데이터 미비, 검증되지 않은 투자자본수익률이 지목됐다. 효과는 도입할 시점에 비해 다소 낮다고 평가했으나 소프트웨어 코드 개발, 고객 서비스, 마케팅·영업, 생산제품 차별화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술기업들이 데이터, 자원, 경영정책 측면에서 AI를 잘 활용하고 있음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국내 화학기업들도 생성형 AI를 도입함으로써 경영과 마케팅 효율화를 서둘러야 하며, 특히 연구개발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에 있어서는 7-8단계 중 적어도 2-3단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구축하거나 상용제품 사용 방식을 모두 검토할 필요가 있고, 전문 솔루션을 활용하더라도 사내 수요에 부합하도록 맞춤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