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4월10일 차세대 배터리 컨퍼런스(NGBS 2025)에서 “중국산에 대한 관세로 미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배터리 공급이 막히면 한국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배터리 수요는 2024년 78GWh였고 약 87%(68GWh)가 중국산이었다. 현재 중국 CATL, 비야디(BYD), EVE 등이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ESS는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으며 북미 ESS 배터리 시장은 2025년 97GWh에서 2030년 179GWh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 셀에 고율 관세가 매겨지면 중국산 배터리 수요가 줄고 한국기업들이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북미 생산 시 관세를 회피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도 받을 수 있어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2일(현지시간)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4월9일 상호관세를 34%에서 84%(총 104%)로 올리고 재차 21%포인트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익환 부사장은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미국 생산라인을 개조하든 공장을 건설하든 나서야 한다”며 “세계 ESS 시장에서 고착화된 각형 LFP를 생산해야 하며 양극재 생산기업들도 배터리 생산 계획에 맞추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미시간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3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공식화하고, 미시간 홀랜드(Holland) 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Wroclaw) 공장에서 ESS용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과 북미시장 위축 리스크는 남아있어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진입해 생산을 본격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오익환 부사장은 “IRA 보조금 축소나 중국산 원료 의존도, 코스트 상승에 따른 시장 위축은 위기 요인일 수 있다”며 “2025-2026년 북미 생산과 소재 내재화가 성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