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중국과의 합작 사업을 접거나 미루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 코발트 생산기업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설립한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의 공장 설립을 순연했다.
양사는 2023년 8월 합작법인 계약 체결식을 열고 중국 장쑤성(Jiangsu) 난징(Nanjing), 저장성(Zhejiang) 취저우(Quizhou)에 각각 전처리 공장, 후처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4년 말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작공장에서 메탈을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의 난징 배터리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리사이클 사업의 동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유코발트와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SK온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국 GEM이 2023년 추진한 3자 합작법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는 설립이 무산됐다.
3사는 최대 1조2100억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새만금에 전구체 5만톤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캐즘 장기화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해외우려기관(FEOC) 등 규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합작법인 설립을 취소했다. 공장 건설 전 취소이기 때문에 자본금 손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중국 CNGR와 추진하던 2차전지용 니켈 합작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포스코그룹은 2024년부터 그룹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리튬 중심의 광산 확보와 함께 현재 가동하고 있는 법인의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의 유산(Youshan)과 모로코에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5만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2026년에서 2027년 양산으로 연기했다.
배터리 관련기업들은 중국산 배터리를 겨냥한 미국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조치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까지 중국과 관세 전쟁을 시작함에 따라 투자 확대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통과된 IRA 규정상 중국 정부 관련기업의 지분율이 25% 이상인 합작 프로젝트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기준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FEOC에 대한 규정을 수정한다면 중국과 공급망이 연결된 국내기업 역시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캐즘 이후를 고려하면 중국의 풍부한 광물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중국기업과 협업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