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자동차(EREV)가 배터리산업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EREV 출시를 계획한 주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들과 배터리 공급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온은 2024년 3분기 영업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자동차의 EREV형 배터리 대응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REV는 평소에는 전기자동차(EV)처럼 모터로만 주행하나 배터리 충전이 부족하면 소형 엔진이 발전기가 돼 전기 충전을 돕는 자동차이며 완성차기업들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는 전기자동차를 보완할 틈새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EREV를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생산하기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기아도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하면서 보완 전략으로 EREV 모델 개발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EREV는 전기자동차 대비 배터리를 50-70% 수준 탑재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제약을 해소하는 이점이 있다.
마켓 리서치 인텔렉트(Market Research Intellect)는 글로벌 EREV 시장이 2031년 5180억달러로 연평균 약 20% 성장할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EREV 자동차가 출시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기업 LMC오토모티브(LMC Automotive)에 따르면, 2024년 중국에서 판매된 EREV는 약 131만대 이상으로 전년대비 100% 이상 폭증했다.
EREV 대표주자인 리샹(Li Auto)은 2024년 EREV 총 52만5000대를, 세레스(Seres)는 41만대, 창안자동차(Changan) 디팔(Deepal)은 15만대 이상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OEM도 EREV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텔란티스(Stellantis) 산하 브랜드 램(Ram)은 2025년 하반기 EREV 픽업트럭 램차저1500을 출시할 예정이며, 포드(Ford Motor)는 대표 상용 밴 트랜짓의 EREV 버전을 2027년 전까지 공개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EREV가 전기자동차 전환의 과도기적 기술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HEV보다 2배 이상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는 EREV의 등장은 배터리 수요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관계자는 “EREV는 주로 중대형 모델로 생산되기 때문에 동급 전기자동차보다는 적더라도 꽤 많은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될 수 있다”며 “기존 배터리셀을 EREV용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어 연구개발(R&D) 비용이 절감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EREV 등장으로 100% 전기자동차 시대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