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대표 안와르 알 히즈아지)이 9조원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가 2026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석유화학산업은 정부가 구조 개편을 압박하면서 물밑에서 치열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샤힌 프로젝트 가동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은 10월 기준 EPC(설계·조달·시공) 공정률 85%를 넘어서며 전체적인 공장의 윤곽을 갖추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2019년 발표한 2단계 석유화학 투자의 핵심이다. 9조258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모회사 아람코(Saudi Aramco)의 신기술인 TC2C 공정이 세계 최초로 가동된다.
TC2C 공정은 원유에서 LPG(액화석유가스), 나프타(Naphtha)와 같은 석유화학 원료를 직접 뽑아내는 기술로 수율은 기존 설비의 약 20-30%를 훌쩍 넘는 약 70%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기계적 완공 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하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하면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힌 프로젝트의 생산능력은 에틸렌(Ethylene) 180만톤, 프로필렌(Propylene) 77만톤, 부타디엔(Butadiene) 20만톤, 벤젠(Benzene) 28만톤이다.
문제는 석유화학 시장이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감축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에쓰오일에도 NCC 감축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아직 완공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장기 성장 전략 차원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인 선례이기 때문에 감축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와 석유화학기업들이 주장하는 구조 개편 방향의 핵심이 경쟁력 강화임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수조원을 투자해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샤힌 프로젝트를 감축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에서 생산한 에틸렌 대부분을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해 플래스틱을 포함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하는 PE(Polyethylene) 자체 생산에 이용할 계획이다. 남은 원료는 주로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에 배관을 통해 공급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기업들은 가동률을 높이면 기초유분을 수입해야 하는 구조”라며 “샤힌 프로젝트가 생산한 원료를 공급받으면 수입 물량을 대체할 수 있어 다운스트림의 적시 원료 조달과 물류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