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플래스틱 순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학경제연구원(CMRI: 원장 박종우)이 2025년 10월23일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 Tower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한 제4회 폐플래스틱 리싸이클링 정책 및 기술세미나에서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플래스틱 리사이클 기술을 소개했다.
테마A: 폐플래스틱 재활용 정책 현황 및 안정화 전략 섹션에서는 충남대학교 장용철 교수(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정책위원), 이소라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강경모 HRM 부서장이, 오후 1시30분부터 진행한 테마B: 국내 폐플래스틱 재활용 소재 및 응용 전략 세션에서는 롯데케미칼 박승빈 리더, 삼양에코테크 이건호 대표, 금호석유화학 고재영 수석연구원, 우석이엔씨 김봉근 전무가 각각 관련 주제를 발표했다.
국제적으로 플래스틱 재활용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폐플래스틱 순환을 위한 정책 흐름과 리사이클 활성화를 위한 국제협약, 규제 흐름, 과제를 고찰하고 보다 효율적인 자원순환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HRM,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리사이클 촉진
순환자원을 유통‧수출‧수입하는 중소기업 HRM(대표 안성찬)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B2C(Business to Consumer)형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HRM은 청주에서 폐지, 파지, 폐플래스틱 등 폐자원을 선별하기 위한 자원순환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DX(디지털 전환) 영역에서 소비자가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에코야 엔터프라이즈, 에코야 얼스, 에코야 엑스포트 등 자원순환 IT 플랫폼 에코야를 통해 재활용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강경모 HRM 부서장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효과적인 자원순환 및 폐기물 관리 전략이라는 주제 아래 데이터 기반 자원순환 플랫폼 에코야 얼스를 통한 리사이클을 소개했다.
기존 재활용 시스템은 수거체계가 분산돼 비효율적인 면이 있고 재활용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낮은 투명성과 신뢰도, 일회성 참여 위주여서 지속가능한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HRM은 기존 재활용 시스템이 폐기물 관리의 기본 인프라로 중요하지만 디지털 전환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기존 IT 부서를 DX 사업으로 확대하고 에코야 사업을 시작했다.
에코야는 데이터 기반 플랫폼으로 실시간 폐기‧회수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폐자원 수거‧운송을 최적화했으며, 리사이클 참여자에게 재활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지속가능한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또 기존 재활용 시스템은 참여자가 리사이클을 실천했을 때 피드백을 받기 어려운 구조이나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연결함으로써 쌍방향 리사이클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에코야 얼스는 B2C형 사업으로 기존 리사이클 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장의 재활용 실천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2024년 5월 런칭 후 회원수가 4만명으로 급증했고 리사이클 참여자에게 정부의 탄소 감축 참여 보상 제도인 탄소중립 실천 포인트나 경기지역 화폐, 얼스 크레딧과 같은 리워드를 지급함으로써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고 있다.
소비자 주도형 B2C 리사이클 체제 실현
에코야 얼스는 일반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폐기할 자원이 있을 때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수거를 신청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수거 신청 후 에코야 얼스 협업 파트너인 CJ대한통운이 폐자원을 직접 수거해 HRM의 청주 자원순환센터로 수송하며, HRM이 폐자원 선별 등 1차 가공해 리사이클 원료로 최종 처리기업에게 납품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국내외 수요기업이 리사이클 원료를 활용해 다양한 재생제품을 생산‧공급함으로써 순환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수거 과정을 간소화했고 국내 거대 택배‧물류망을 갖춘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접근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사용자들은 자신이 배출한 폐기물이 리사이클되는 과정을 확인함으로써 각각 환경보호에 일조하고 있다는 효능감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에코야 얼스는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폐기물별 적절한 배출 방법을 안내함으로써 최종 수요기업이 사용할 때 뿐만 아니라 1차 가공 과정에서도 세척‧선별이 용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회수 자원에 특별히 제약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주거시설에서 일상적으로 폐기되는 포장용기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예기획사와 협업해 눈 챌린지용으로 소비된 CD를 회수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지역별 폐기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리사이클 체제 확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RM은 에코야 얼스를 통해 2024년 5월부터 2025년 9월까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 및 컵을 21톤, PP(Polypropylene) 및 PE(Polyethylene) 포장용기 14톤, 멸균팩‧우유팩 67톤, 캔 6톤, 종이류 32톤을 순환했다. 월평균 순환량은 PET병 및 컵이 1.3톤, PP‧PE 0.9톤, 멸균팩‧우유팩 4톤, 캔 0.4톤, 종이류 17톤으로 파악된다.
강경모 HRM 부서장은 “에코야 얼스는 높은 수준의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에 맞춘 서비스”라며 “앞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춰 에코야 얼스와 같은 자원순환 플랫폼이 다수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양에코테크, 실질적 PET병 순환체계 완성
삼양패키징의 100% 자회사 삼양에코테크(대표 이건호)는 PET병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양에코테크 이건호 대표이사는 PET병 재활용 기술 주제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리사이클 PET 플레이크, PET칩 사업을 소개했다. 삼양에코테크는 소비자가 음료 섭취 후 배출한 PET병을 회수해 고순도 플레이크과 리사이클 칩을 생산해 삼양그룹 내 삼양패키징에게 공급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삼양에코테크로부터 공급받은 PET 플레이크와 칩을 활용해 음료용 PET병을 생산함으로써 PET병 순환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PET병 리사이클 사업은 정부 허가를 받아 추진할 수 있으며 대기업 진출이 어려운 편이지만 삼양에코테크는 중견기업으로 진출해 삼양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실질적이면서 닫힌(Closed) 순환체계를 구축한 편으로 평가된다.

신규 PET칩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CO2)가 일반적으로 1.5-2.5톤 배출되는 반면, 삼양에코테크가PET병을 회수해 PET 플레이크로 재생할 때 0.3톤, PET칩으로 재생할 때는 0.7톤이 배출되고 있다. 또 삼양에코테크는 깨끗하게 배출된 PET병 뿐만 아니라 오염 상태 혹은 음료수가 남은 상태로 배출된 PET병까지 고순도 리사이클 원료로 재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ISCC 플러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유럽 화학물질 REACH 인증을 취득했고 2026년 유럽 식약처 EFSA 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물질 혼입돼 있어도 리사이클 칩 생산 가능
삼양에코테크에 따르면, 현재 국내 PET 베일(Bale) 생산량 중 90% 이상은 혼합 베일로 추정되고 혼합 베일은 무인회수기나 투명 베일을 투입하는 리사이클 설비로는 재활용 대응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러나 투명 베일과 혼합 베일은 PET 플레이크 제조공정에서 품질 차이를 극복할 수 있으며 리사이클이 완료된 칩 단계에서는 베일 간 품질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에코테크는 깨끗하게 배출된 투명 PET병 뿐만 아니라 유색 플레이크, 복합재질 플레이크, 미세 플레이크, PE‧PP 플레이크, 라벨 등 폐기물도 리사이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에코테크 PET 플레이크 재활용 공정은 회수한 PET 베일을 투입해 철사 제거 및 베일을 해체하고 PET병을 비중‧크기에 따라 선별해 라벨을 제거한 후 플레이크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PET병 선별 과정에 광학선별기를 갖춘 점이 삼양에코테크의 장점으로 평가된다. 광학선별기를 사용하면 PET병의 색상과 재질 뿐만 아니라 금속까지 선별이 가능하고 용기 형태, 라벨 디자인, 용기에 담긴 액체 종류까지 선별하는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PET병 선별 이후에는 플레이크 세척 및 선별 과정을 진행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플레이크의 고유점도, 이물질 부착 정도, PVC(Polyvinyl Chloride) 함량을 기준으로 식품용기 사용 재생원료 기준을 세우고 리사이클 PET 플레이크의 품질을 정하고 있다. 삼양에코테크는 PET 플레이크 및 리사이클 칩 설비를 모두 갖추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양에코테크 이건호 대표이사는 “PET병 배출 시 라벨을 제거하는 등 깨끗한 상태로 만들면 PET 플레이크 생산이 더욱 용이해진다”며 “다만, 깨끗하지 않은 PET병이 배출됐을 때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국내 리사이클 설비 가동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사이클 소재는 신규 생산제품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또 리사이클 PET칩을 반복적으로 재활용하면 황변이 일어나는 등 재활용 소재만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석이엔씨, 혼합 플래스틱 활용해 고순도 수소 공급
우석이엔씨(대표 최용기)는 혼합 폐플래스틱을 활용해 순환경제 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석이엔씨 김봉근 전무이사는 폐플래스틱 리싸이클링 정책 및 기술세미나에서 열경화성을 포함한 혼합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대상 고함량 환원가스 기반 수소생산 및 발전기술을 소개했다.
우석이엔씨는 2015년 설립돼 산업용 오븐, 노 및 노용 버너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으로 건설관리, 초음파 수도계량기 제조, 부동산 개발 분야를 영위하고 있다. 2023년 산업부로부터 수소 전문기업 인증을 받고 2025년 5월 기준으로 국내 수소 관련기업 112곳 가운데 유일하게 혼합 폐플래스틱을 활용하고 있다. 군산 새만금에서 하루 폐플래스틱 처리능력 1000킬로그램의 실증센터를 가동하고 있으며 앞으로 내부 이용전력을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친환경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석이엔씨에 따르면, 현재 폐기되는 플래스틱 중 11%는 소각 처리되며 이산화탄소와 각종 유해가스를 발생시키고 58%는 매립돼 미세 플래스틱 유입 문제나 토양‧수질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자원‧에너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열분해 방식은 열경화성 플래스틱과 혼합 폐플래스틱을 처리하는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석이엔씨는 섭씨 1400-1550도 고온가스화 공정을 확립해 다양한 플래스틱을 안정적으로 분해하고 합성가스(H2+CO)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불순물을 제거하면 청정수소까지 생산이 가능하며 현재 WGS(수성가스 전환),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압력변환흡착) 공정을 통해 99.99% 고순도 수소를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부산물 이산화탄소와 카본블랙(Carbon Black)도 판매함으로써 탄소 포집‧이용‧저장(CCUS) 사업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역 사업장과 협업해 주민 반발도 불식
우석이엔씨 실증센터는 2단 일체형 고정식 단일 가스화기로 구성돼 열경화성 플래스틱과 PVC 등 색상과 내용물 관계없이 저급의 혼합 폐플래스틱을 원료로 투입해 리사이클 플래스틱으로 가공할 수 있다. 기존에 소각, 매립 처리됐던 저급 플래스틱 뿐만 아니라 소각, 매립조차 불가능했던 페플래스틱과 열분해 잔재물까지도 고온가스 처리를 통해 수소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우석이엔씨는 수소 생산량 하루 1000킬로그램에 가스화기 용량 3.21톤의 합성가스 베이스 수소 생산모델 WRTHP1000 2기와 수소 생산량 2000킬로그램 및 가스화기 용량 6.42톤의 WRTHP2000 2기, 수소 생산량 3000킬로그램 및 가스화기 용량 9.63톤의 WRTHP3000 2기, 수소 1000킬로그램 생산 및 전력 300kW 발전이 가능한 합성가스 베이스 수소 발전 모델 WRT H&P10000 2기를 갖추고 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스리랑카 등 전세계에서 배출된 폐플래스틱이 몰리는 지역에 적합한 합성가스 베이스 발전 모델 WRTPGE1000도 갖추고 있다. WRTPGE1000은 가스엔진 발전으로 전력 1000kW를 생산할 수 있으며 가스화기 용량은 6.84톤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25년 5월29일, 7월17일, 9월3일 3차에 걸쳐 우석이엔씨 새만금 실증센터를 방문하고 환원가스 시료를 채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 실증센터는 원료 1톤 가스화기를 2년간 안정적으로 가동하면서 PSA에서 수소 순도 99.999%를 달성했으며, 국립환경과학원은 우석이엔씨의 사례를 바탕으로 폐플래스틱과 수소 생산 분야의 시너지 창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우석이엔씨는 코하이젠 양지 충전소의 온사이트 수소 제조장치 건설에도 협력하고 있으며, 한솔제지의 RE100(사업장 사용 에너지 100% 재생에너지 베이스로 전환) 실현,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신재생에너지 투입 분야에서도 협력하는 등 지역 밀착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석이엔씨 김봉근 전무이사는 “폐플래스틱을 원료로 합성가스를 재생산하는 시설이라면 재활용 시설 설치 시 예상되는 주민 반발도 다소 불식시킬 수 있다”며 “우석이엔씨는 PSA 공정을 통해 고순도 수소까지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급‧혼합 폐플래스틱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폐기물 자원순환을 통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순환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