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부 및 동남부를 강타한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224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은 울산지역에서 31개, 여수지역에서 14개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울산공단 및 온산공단에서는 SK와 S-Oil이 한국전력의 선로가 정전되면서 9월12일 오후 10시께부터 모든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SK는 NCC 크래커와 합성수지 플랜트 등 일부 공장은 정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가동이 정상화됐으나 2개의 중질유 분해공장을 포함한 대부분은 13일 11시까지 가동이 전면 중단돼 30억-4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SK와 S-Oil의 공장가동이 완전 정상화되는데 2-3일이 더 걸렸다. 여수석유화학공단에 위치한 금호석유화학, 금호미쓰이화학, LG석유화학 등도 태풍의 영향으로 공장가동이 멈춰 큰 피해가 발생했다. 금호석유화학을 비롯 금호P&B화학, 금호미쓰이화학은 태풍이 동반한 호우로 전기를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의 가동모터들이 물에 잠기면서 9월12일 오후 10시께부터 일제히 공장가동이 중단됐고, 13일 오전부터 모터 주변의 물을 뺀 뒤 재가동에 들어가고 있으나 완전 정상화에는 2-3일이 더 소요돼 공장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액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석유화학 등도 전기 공급 이상으로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이다. 산업자원부는 '매미'의 영향으로 8개 산업단지의 총 224개 관련기업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울산·온산단지에서는 SK, S-Oil 등 31사가, 여수단지에서는 금호석유화학 등 14사가 단전 등으로 가동을 중단했고, 창원단지를 비롯해 녹산단지, 진사·안정단지에서는 174사가 강풍, 해일, 침수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태풍의 영향으로 147만7000호가 정전됐으며, 전기시설은 철탑 10기, 전주 1만481본, 변압기 1238대가 피해를 입어 피해액이 116억69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울산 및 여수단지는 전력시설이 복구돼야 공장가동이 완전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공급문제로 인한 산업피해는 2002년 8월31일부터 9월1일까지 한반도 전지역을 할퀴고 간 제15호 태풍 '루사' 때도 마찬가지로 많은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히면서 전주·변압기 파손과 전선 절단으로 전국의 125만763호를 정전시킨 바 있다. 국내 전력 소비량은 1961년 전원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래 2001년 9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12위로 신장했으나, 전력 공급시설 낙후로 인한 공장가동 차질, 전력 사용증가에 따른 전기화재, 감전 등 전기재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전기화재 사고비율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1년 전체 화재사고 3만6169건 중 34.0%인 1만2300건이 전기로 인해 발생했거나 전기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이다. 물론 사고비중은 일반용 80.7%, 자가용 5.5%, 사업용 1.3% 등으로 대부분 주택, 유흥업소 등 소규모 전기설비에서 발생해 사업용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체 화재사고 중 전기화재 점유율은 미국의 1.5배, 일본의 2.4배에 이르고 있다. 국내 전기재해비율이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이유는 전기설비시스템은 시공한지 오래돼 낡은 반면, 소비수준이 높아져 전기 사용량이 급증했고 잦은 내부구조 변경 등 취약한 안전관리, 전기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인식, 문어발식으로 전기제품을 연결해 사용하는 습관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택 및 일반용은 전기설비 낙후와 국민들의 안전의식 부재에 따라, 산업용은 전기공급 시스템의 후진구조에 따라 전기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전기재해가 발생해도 한국전력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불가항력이 아닌 전기재해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화학저널 2003/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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