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 공동화 문제 돌파구 … 8년안에 2000억달러 이상 성장 1980년대에 세계 제조업을 리드해 왔던 일본이 1990년대 들어 중국 등 생산 여건이 유리한 지역으로 기업들이 속속 빠져나갔지만 제조업 공동화 문제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극미세 나노기술을 통해 재기의 꿈을 다지고 있다.축소 지향의 일본 산업계답게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극미세 나노기술 분야에서 앞으로 세계시장을 리드하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KOTRA(대표 오영교)에 따르면, 최근까지만 해도 초기 R&D 단계에 머물러있던 일본의 나노기술이 최근 일반 시장에서 각광받는 히트상품으로 속속 개발되고 있어 일본 제조업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일본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일본 일간공업신문이 2004년 2월 중순부터 3월 초순에 걸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노기술 관련기업 87사 중 39사가 이미 나노기술을 상품화해 시판중이라고 응답했으며 기술 성과에 대한 제품화도 14.8%가 1년 안에, 57.4%가 1-3년 안에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일본의 극미세 나노기술 상품화는 이미 개화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품화에 성공했다고 응답한 39사의 개발 분야로는 금속ㆍ수지ㆍ유리 등 기초소재 부문이 전체의 34.1%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반도체 분야 20.5%, 계측ㆍ분석 분야 18.2%,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 Tube) 분야 13.6%, 기타 분야 13.6% 등으로 나타났다. 일본 언론들은 속속 상품화되고 있는 나노 기술 개발의 성과를 “작은 거인이 드디어 극미세의 세계에서 나와 전세계를 향한 섭렵에 나서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일본 산업계는 앞으로 8년 안에 200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노기술의 가능성을 시장에 접목시키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고부가가치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호기가 도래한 만큼 나노기술의 하이테크 측면을 충분히 살려 일본 제조업이 다시 부활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나노기술 보유기업들은 2004년을 나노기술 응용 상품화의 개화기로 규정하고 정보통신, 의료, 바이오, 환경 등 산업 분야는 물론 섬유, 스포츠용품 등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서 실용화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마루망은 골프공의 비거리를 15야드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나노기술 소재 <C60>을 이용한 골프클럽 헤드를 개발해 PGA 프로골프계의 탄성도 규제 논의까지 야기한 바 있는데, 마루망사의 골프클럽 헤드는 2003년 7월부터 일본에서 개당 10만-20만엔대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가네보섬유는 2003년 초 나노 기술 화장품을 시장에 선보였으며 9월에는 마치 피부 자체를 입은 기분이라는 여성용 나노기술 속옷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테이진(帝人)섬유도 색소를 이용하지 않고 원단에 다양한 색상을 실현할 수 있는 나노기술 섬유를 2003년 5월에 개발해 선보였는데 <모르포텍스>라는 섬유는 남미 아마존강 유역에서만 서식하는 모르포 나비를 연구해 발색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일론과 Polyester를 70-100나노미터 두께로 61층 겹쳐 쌓아 제작한 섬유는 빛의 특정 파장의 간섭현상을 이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청, 자, 녹, 적 4색이 어우러진 영롱한 색상을 띠게 된다. 테이진섬유는 나노기술을 섬유ㆍ패션 분야는 물론 자동차용 도료나 의료 분야에도 적극 응용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나노기술 섬유로 고급 의류, 도장ㆍ도료, 기능성 소재 등 3개 분야를 가장 유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급 의류 분야에서는 소비자들의 인기를 타고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의류 뿐만 아니라 소파나 카펫, 자동차용 시트 등 인테리어 분야에도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섬유를 도료의 원료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으나 이미 자동차 바디용 코팅이나 테니스 라켓 등의 스포츠용품, 가전제품, IT 기기 등의 도료로 이용하기 위한 상담 신청이 줄을 잇고 있으며, 한 화장품 생산기업은 최근 손톱용 매니큐어의 발색용 원료로서 나노 섬유를 이용하는 등 이제까지 예측할 수 없는 범위까지 응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나노기술 섬유의 특성을 활용하면 기능성 소재로도 응용할 수 있는데 Torey의 나노 섬유는 통상의 나일론보다 표면적이 1000배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흡습성이 2-3배 강하며, 흡습성과 수분을 곧바로 방출하는 특성을 이용하면 바이오나 의료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고 또한 나노 섬유는 암모니아 등 악취 성분을 흡수 및 점착성이 있어 냄새 제거제, 접착제나 필터 등으로도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화학저널 2004/0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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