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서방의 핵 협상 타결이 임박해지면서 국제유가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안팎의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란과의 핵 협상이 타결되면 100달러가 붕괴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이란이 진행하고 있는 핵 협상은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란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방과의 화해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이란 보수파들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서방과의 화해가 불가피하고 핵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도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의지를 포기하고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한다는데 동의한다면 30-40년 동안 대치하던 이란과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란과의 화해 중재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란 핵 협상이 타결돼도 국제유가가 어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데 있다. 만약, 이란이 원유 생산량을 확대함으로써 OPEC의 생산쿼터가 무너진 상태에서 미국 및 유럽의 투기자본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배럴당 70-80달러까지 폭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이 재정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경제가 장기간 침체되고 있고, 미국도 돈 풀기를 완화하겠다고 나서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경제가 활성화되기에는 역부족인 측면이 강하며, 중국은 시진핑 체제로 전환된 지 상당시간이 지났으나 부패척결을 강조할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경기활성화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이 달러 인플레를 야기한 양적완화 조치를 중단하지 않음으로써 달러화 가치가 사실상 하락해 국제유가 하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서방의 투기자본들이 원유 선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면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손실을 그대로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측면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와 이란이 국제 원유 시장의 패권을 놓고 대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투기자본의 힘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에 일정부분 힘이 실리고 있다. 사우디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탐탁스럽지 않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란이 OPEC의 틀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분간은 이란-사우디의 주도권 쟁탈전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으로 폭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기업 입장에서는 국제유가 폭락이 나프타 폭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리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나프타 가격이 톤당 700달러 안팎으로 폭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화학저널 2013년11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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