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은 혈우병 치료제, 인플루엔자 백신 등과 관련한 호재가 잇따르며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은 12월3-4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해 43만2169주를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창원 부회장은 증자대금 249억원 가운데 170억원은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에서 받은 대출로, 나머지는 급여를 포함한 근로소득 등으로 납입했으며 보유주식은 기존 306만주에서 349만2169주로 늘어났다.
증자에는 사촌형인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 친형 최신원 SKC 회장을 비롯해 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자녀인 영근·정원·지원·예정씨 등 일가가 참여했다.
SK케미칼 주가는 증자가 결정된 9월23일 이후 줄곧 약세를 보여 11월 초 6만4800원까지 하락해 유상증자 최종 발행액을 정하는 기준가격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20% 할인율까지 적용되면서 발행가격이 5만7600원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주가는 이후 크게 반등해 증자 신주 상장일인 12월28일 직전 현시점(12월23일 종가)의 주가가 7만1700원으로 1만4100원 상승하며 25%에 달하는 평가차익이 발생했다.
주가 급등은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SK케미칼이 쏟아낸 각종 호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SK케미칼은 12월23일 EMA(유럽의약품청)에 혈우병 치료제인 NBP601의 시판허가를 신청했다는 내용을 공개했으며, 12월24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SK케미칼이 세포배양방식으로 개발한 4가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 프리필드시린지>를 세계 최초로 허가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10월 말에는 SK케미칼이 자회사 유비케어 주식을 매각해 383억원의 차익을 거두었다는 호재도 있었다.
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 이후에는 권리락, 신주상장 물량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신주 상장일을 앞두고 주가가 강세를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증자가 기준 주가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상장 후 차익매물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주식을 처분한 주요 투자자들이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관투자자들은 SK케미칼이 증자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던 10월 이후 현재까지 87만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순매수로 대응한 외국인들도 최근 10거래일 동안 4만주 가량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