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 회의가 생산 동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끝났다.
4월17일 카타르 Doha에서 진행된 주요 산유국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사우디가 10월1일까지 1월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한다는 초안을 마련하며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으나 사우디가 이란까지 포함한 모든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의 동참을 요구하면서 결렬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가 산유국 공조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연초에 비해 50% 넘게 급등한 만큼 회의 결렬 이후 상승분이 모두 상쇄되면서 배럴당 최저 3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합의 실패 이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6.8% 폭락한 37.61달러에 거래됐으며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도 최대 7.0%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OPEC 회원국인 쿠웨이트는 국영 석유기업 KOC(Kuwait Oil)의 파업 영향으로 산유량이 3분의 1로 급감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사아드 알아제미 KOC 대변인은 4월17일 트위터를 통해 “일일 산유량이 110만배럴을 기록했다”며 “천연가스 생산도 3700만입방미터에서 1800만입방미터로 절반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는 평소 산유량이 평균 300만배럴에 달하지만 KOC 직원들이 임금 삭감에 항의하며 4월17일 파업을 단행하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파업은 쿠웨이트 정부가 저유가로 빚어진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긴축재정 계획에 따라 석유산업 관련 국영기업에 고용된 직원 2만여명의 임금 체계를 조정하면서 촉발됐으며 KOC를 비롯해 유조선, 석유화학기업, 걸프오일 등 4사 직원이 참여했다.
쿠웨이트 석유부 관계자는 “파업이 공급과잉 상태인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영 석유기업 KPC(Kuwait Petroleum) 역시 생산량이 평소 93만배럴에서 4월17일 52만배럴로 줄었다.
쿠웨이트 석유·석유화학산업 근로자협회 사이프 알카흐타니 회장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근로자협회는 국영 석유 관련기업의 민영화에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 국영 석유판매사 측은 “글로벌 원유시장에 영향이 없도록 비상계획을 가동했다”며 “원유 수출은 수요자와의 계약에 따라 차질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