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대표 김창범)은 SAP (Super-Absorbent Polymer) 투자를 보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인 아크릴산(Acrylic Acid) 조달 등의 문제로 안정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아크릴산은 가격변동이 잦아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않으면 원료 수급이 불안정하고 스프레드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SAP 시장은 글로벌 메이저 6사가 장악하고 있어 신규진입 또한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SAP는 NSC(Nippon Shokubai) 및 BASF, Formosa Plastics Group, Mitsubishi Chemical Holdings· Corporation 등 6사가 글로벌 메이저로 2013년 기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SAP 생산능력은 LG화학 36만톤, 송원산업 6000톤으로 원료 아크릴산은 LG화학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케미칼은 경쟁기업에서 원료를 조달받기가 쉽지 않아 중국산 및 일본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SAP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아크릴산을 직접 공급했을 때 품질이 가장 우수하고 외부조달로는 품질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나프타(Naphtha), 프로필렌(Propylene), 아크릴산, SAP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가운데 가성소다도 자체 생산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판단되는 반면, 한화케미칼은 가성소다를 제외하고는 SAP 원료를 자체 생산하지 않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중국산 아크릴산을 조달받아 SAP 1600톤 파일럿 플랜트를 시험가동하고 있으나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아크릴산을 자체 생산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크릴산은 글로벌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생산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크릴산 생산능력을 2009-2014년 연평균 18.6% 확대했고 2014년 73만톤을 추가함으로써 총 생산능력이 266만8000톤에 달하고 있으나 평균 가동률은 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2019년까지 아크릴산 70만톤 신증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증설이 완료되면 총 생산능력이 336만8000톤으로 확대된다.
2014-2019년 아크릴산 소비량은 연평균 4.0% 증가하는 반면 생산능력과 생산량은 각각 4.8%, 4.3%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 심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SK종합화학도 2013년 11월 일본 Mitsubishi Chemical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2016년까지 울산에 아크릴산 16만톤 플랜트 건설을 검토했으나 공급과잉이 지속되자 투자를 포기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SAP 및 아크릴산 부문만 증설투자를 단행해 2015년 8월 여수 플랜트의 아크릴산 16만톤 및 SAP 8만톤을 증설함으로써 총 생산능력을 아크릴산 51만톤, SAP 36만톤으로 확대했으며, 2020년까지 매출액을 1조7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아크릴산 시장은 2014년 490만톤에서 2020년 670만톤으로 연평균 5.0%, SAP는 230만톤에서 340만톤으로 6.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AP는 인디아, 중국 등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에서는 노령인구 증가에 따라 성인용 위생용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AP 수요비중은 2012년 기준 유아용 기저귀 77%, 성인용 기저귀 16% 등으로 유아용 기저귀에 편중됐으나 성인용 비중은 2008년 9%에서 2012년 16%로 상승해 2020년 이후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종이기저귀 사용비율이 2000년 2.2%에 불과했으나 2012년 약 30%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2020년에는 60.1%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아제한 정책 완화로 2자녀 출산이 가능해지면 매년 약 200만명 이상의 신생아가 추가로 태어나 기저귀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