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생산기업인 유피케미칼에 대한 M&A(인수합병)가 지연되고 있다.
유피케미칼의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르네상스홀딩스는 2013년부터 경영권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예비 인수후보로 나선 BASF, SK케미칼, 덕산하이메탈, 스카이레이크, 에어프로덕트(Air Products) 4사가 모두 난색을 표하면서 2015년까지 인수기업을 찾지 못했다.
유피케미칼은 2013년 이후 매출 400억-5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수준을 유지해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부상했으나 매각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 인수 후보들이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우리프라이빗에커티가 보유지분을 2008년 2000억원에 매입했다”며 “매입금액에 비해 낮게 매각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우리르네상스홀딩스는 우리프라이빗에커티(PE), KDB대우증권, 웅진캐피탈의 합작기업으로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10-15%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매각가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 대상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부담스러워해 인수를 시도하지 않고 있으며 BASF는 전기·전자보다는 국내 EP(Engineering Plastic) 시장에 집중함에 따라 2016년 2월 마지막까지 인수를 고심했으나 포기했다.
우리프라이빗에커티는 매각을 이어가기 위해 2016년 2월 유피케미칼 매각 자문사로 노무라증권을 선정해 미국과 유럽계 화학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국내에서는 SK케미칼, 덕산하이메탈 등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으나 인수의향만 내비치고 있고 소극적이어서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잠재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에 이어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등 반도체 관련기업들을 연이어 인수하고 수직계열화를 구축함에 따라 유피케미칼 인수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원료를 SK케미칼에게 공급받고 있어 SK그룹으로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며 SK종합화학이 반도체용 전구체인 SOC(Spin-on Carbon)을 개발해 SK하이닉스에게 공급함으로써 자급체제 구축이 수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igh-K, DPT(Double Patterning Technology) 희생막을 유피케미칼에게 공급받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유피케미칼과 거래하지 않고 있어 인수합병으로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SOH(Spin-on Hardmask)는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패턴이 붕괴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삼성SDI에서만 국산화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OH를 전량 수입하고 있어 유피케미칼 인수로 자급화 시너지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전구체는 영업이익률이 15% 이상으로 파악되는 등 고부가제품이나 반도체 생산기업에게는 코스트 부담으로 작용해 제조코스트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자급화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유피케미칼이 공급하고 있는 High-K, DPT 희생막은 전구체 가운데 가장 시장 진입이 용이해 공급과잉 전환이 우려됨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인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구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화 시도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중소기업이 R&D 투자에 집중할 여력이 없어 대기업의 인수합병이 요구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유피케미칼을 인수해 관련 전구체 국산화에 앞장설 필요성이 있으나 우리프라이빗에커티가 높은 금액을 제시함에 따라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허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