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ED(Light Emitting Diode) 시장은 자동차용으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LED 시장은 디스플레이 부문이 TV 시장 침체로 부진하고 조명용 시장도 중국에게 잠식당하고 있다.
한국광기술원에 따르면, LED 시장은 디스플레이 및 모바일용 BLU(Back Light Unit) 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2012년 7조원에서 2013년 6조6000억원, 2014년 5조5000억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LED조명은 TV에 이어 LED 수요를 견인할 신 성장동력으로 부상했으나 중국기업들에게 밀려 저조한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이 보조금 정책을 바탕으로 LED 사업을 본격 육성하면서 글로벌 LED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됐고 저가의 중국산이 유입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LED 생산기업들은 다운스트림 침체 및 가격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이 지속됐고 중국기업들의 저가공세로 국내시장이 잠식되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일부기업들이 도산하는 등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용 LED는 진입장벽이 높고 고수익 창출이 가능해 자동차용에 주력하던 LED 생산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예상되고 있다.
Osram, Lumileds, 서울반도체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이노텍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LED 사업을 TV BLU 위주에서 조명 및 자동차 중심으로 재편하고 서울반도체도 조명과 자동차용 LED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자동차용 LED 매출액이 2012년 620억원에서 2013년 810억원, 2014년 1000억원 수준으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LED조명, 에너지 바람타고 시장 확대
LED조명은 TV에 이어 LED의 수요를 창출할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LED조명은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2012년 이후 본격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2014년 270억달러에서 2016년 424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ED조명은 광전환 효율이 90%에 달해 백열등 5%, 형광등 40%에 비해 월등히 높고 수명도 기존조명이 3000-7000시간에 불과한 반면 LED조명은 5만-10만시간에 달해 국내 조명이 LED로 100% 대체되면 연간 370억달러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형광등 가격이 약 3000원으로 저렴한 것에 비해 LED조명은 1만-20만원에 달하는 등 가격이 높아 보급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으나 가격문제도 14와트 기준으로 2011년 25달러에서 2013년 10달러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또 개별 국가마다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LED조명 보급을 확대하고 있어 시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ED조명은 일본 및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은 정부 지원으로 실외용 조명까지 LED로 전환하고 있으며 일본은 2011년 대지진 이후 에너지효율화 정책에 힘입어 LED 보급률이 2012년 29%에서 2013년 40%까지 상승했고 2030년 100%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 건설이 활발해짐에 따라 실내등을 중심으로 LED 보급화가 진전되고 있으나 실외등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실내등은 와트 수준이 10-20와트로 낮으면서 소비자가 일반국민이기 때문에 보급이 용이하지만 저가의 중국산 유입으로 수익성이 낮다”며 “실외등은 100-200와트로 높아 가격이 실내등에 비해 고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주로 국가기관들이 소비하기 때문에 보급이 비교적 느리다”고 밝혔다.
시장 확대에도 중국산에 밀린다!
LED조명은 시장 확대가 기대돼 신규진입이 활발했으나 저가의 중국산 유입으로 국내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특히, 실내등은 중국의 산업육성에 따른 과도한 정책적 지원으로 글로벌 공급과잉이 발생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약 1만여개의 생산기업이 존재하는 가운데 약 4000여개의 군소기업이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도기업들도 순이익 가운데 50% 가량은 보조금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LED조명 시장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사업 확장 및 신규진입이 제한됨에 따라 성장이 저조해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이 정부의 규제로 수출에 집중하면서 중소기업들은 조달시장에 주력했으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글로벌기업들이 내수시장을 장악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조명시장 특성상 다품종 소량생산 사업이기 때문에 규격화 및 공장화가 어려워 중소기업에게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LED조명은 원래 기술진입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의 진입 제한으로 국내시장이 성장 타이밍을 놓친 것은 아니다”라며 “같은 맥락에서 중국의 저가공세가 쉽게 이어지고 있으며 화재 및 감전 등 위험이 높은 불법·불량제품이 다량 유입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치킨게임으로 국내시장 재편
국내 LED 시장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사업축소 및 회생절차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LED 시장 성장률은 2012년 24%, 2013년 19%, 2014년 9%로 계속 하락했고 2015년에는 2% 성장에 그쳤다.
일진LED는 2012년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하다가 2015년 12월18일 회생절차를 신청해 LED칩 및 패키지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SKC라이팅은 LED조명이 주력으로 2016년 3월4일 독립법인에서 SKC 사업부로 흡수됐고 삼성전자도 LED 사업부를 팀으로 격하시켰다.
LG이노텍 역시 LED칩 기판재료로 사용되는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을 2015년 11월 SSLM에 매각했다.
LED는 주 수요처인 TV 시장이 침체되고 조명은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LED 사업부문에서 2015년 영업손실이 1453억원에 달하는 등 적자경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자동차용 LED는 선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2015년 자동차부품 사업 매출액이 4691억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고 자동차 방향지시등에 적용할 LED를 양산해 2015년 1월 북미 자동차용 LED 시장에 진입했으며 기아자동차의 고급 대형버스 내부 무드등에도 LED 입체조명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LED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해왔으나 중국기업들의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TV 및 조명용 사업은 축소하고 자동차용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2009년 삼성전기의 LED 사업부가 분사된 후 삼성전자와 50대50 합작으로 삼성LED를 설립했고 2011년 삼성전기의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LED 사업을 삼성전자의 부품사업부로 편입시켰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로 2014년 10월 조명용 LED 사업을 정리했고 2015년 12월에는 LED 사업부를 팀으로 격하시켰다.
시장 관계자는 “LED는 중국이 시장에 본격 진입한 이후 치킨게임이 지속되다가 2013-2014년부터 한계기업이 사업을 정리하는 등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국내기업들은 TV와 조명시장에 저가의 중국산이 유입됨에 따라 수익성 악화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고부가가치제품인 자동차용에 주력했던 LED 생산기업들은 영업실적이 우수한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요는 계속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자동차용에 주력하고 있는 생산기업들을 중심으로 LED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 외장램프에서 LED 채용 “활발”
자동차용 LED는 방향등, 안개등, 헤드라이트 등 높은 전력을 요구하는 외장램프 부분에서 빠르게 채용되고 있다.
외장램프에 LED를 채용한 자동차는 15% 수준으로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헤드램프에 LED가 본격 채용되면 시장규모 또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ED는 2005년경부터 자동차 실내조명이나 브레이크 램프, 스위치 등에 채용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헤드램프의 차세대 광원으로 주목되고 있다.
헤드램프는 할로겐이 대중적이었으나 최근에는 HID(High Intensity Discharge)가 전력소모, 밝기, 수명 측면에서 더욱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HID는 전력 소모가 할로겐의 40%에 불과한 반면 밝기는 3배, 수명은 5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LED 헤드램프는 HID보다 밝기는 떨어지지만 전력 소모가 적고 수명이 10만시간에 달해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헤드램프는 상대적으로 고가를 형성하고 있고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LED 채용이 다른 부분에 비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헤드램프는 전력 소모가 높아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위여서 열에 약한 LED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열을 식히는 장치가 필수적”이라며 “LED는 할로겐, HID에 비해 가격이 비싸 채용에 한계가 있었으나 최근 LED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채용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LED, 자동차용에서 고부가가치 창출
자동차용 LED는 고부가가치제품으로 LED 사업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나 LED 생산기업들은 자동차용 시장에 진출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용은 신뢰성 및 광학성능 요구가 까다로워 높은 기술력과 품질이 요구됨에 따라 비교적 중국의 시장진입이 어려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신뢰성이 매우 중요해 요구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며 “자동차용 LED는 주로 온도 및 습기에 견디는 능력을 기준으로 등급이 정해지며 비, 눈 등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외장램프 쪽의 요구등급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LED 시장은 독일 Hella를 비롯한 유럽기업들이 70%, Koito 및 Denso 등 일본기업들이 20% 정도를 점유하는 등 자동차 강국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2015년 시장규모는 12억1000만달러로 매년 8% 성장해 2020년에는 22억9000만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로 전환될수록 소비전력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비전력이 낮고 수명이 긴 LED가 차세대 자동차용 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또한 입자가 작아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다자인 구현이 가능해 디자인 자유도가 높은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시장은 IT와의 결합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장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ED와 IT의 융합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으며 야간주행 시인성 및 주행 안전성, 효율적인 공간활용 및 자동차 디자인의 유연성 등을 강화하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용 LED는 2015년 7월 이후 제조되는 모든 완성자동차에 LED 주간주행등(DRL: Daytime Running Lamp) 장착이 의무화됨에 따라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DRL은 낮 시간에 다른 운전자 또는 보행자가 자동차를 쉽게 인지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엔진시동과 동시에 자동으로 점등되는 등화장치로 DRL을 장착하면 교통사고 발생률이 19%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용 LED는 유럽 및 일본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통한 R&D(연구개발) 전략 수립 및 경쟁력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은 외부조명인 DRL 및 안개등 뿐만 아니라 기존 램프를 LED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금호HT Autonix는 저전력, 장수명, 고출력 및 전방 투시력이 우수한 LED 안개등을 출시했으며,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헤드램프용 LED 및 모듈 개발을 위해 LED 생산기업과 기술협력 계약을 맺고 자동차 헤드램프용 LED 소자의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p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