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은 2017년 경기가 어떠할까?
수출은 그런대로 양호하나 내수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내수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게이트를 중심으로 국정이 난맥상을 더해가고 있으니 말할 필요가 없고 수출도 딱히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 중국시장의 공급과잉 심화,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수준에서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적은 것이 위안이 되고 있을 정도이다.
국제유가는 OPEC이 생산쿼터를 동결하거나 감축할 것이라는 억측이 난무하고 있으나 사우디의 주도권 상실에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 재개 등으로 미루어 50달러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017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조선은 공급과잉 지속으로 수출이 13% 줄어들고 가전도 5% 감소하나 수출1위 반도체는 4% 이상 증가하고 자동차는 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 석유화학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양호할 것으로 판단했다.
과연, 그러할까?
중동의 정치적 역학관계, 석유 에너지 부활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특히, 중국 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경기를 그리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유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마진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2016년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45-52달러를 형성함으로써 수익성이 상당부분 개선됐으나 2017년에도 수익성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동의 정치적 역학관계나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긍정적 신호를 무력화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석유화학은 국제유가가 강세로 돌아서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2015-2016년에는 국제유가 약세에 따라 나프타가 톤당 400달러 중반 수준에서 안정된 반면 에틸렌, SM이 초강세를 지속하고 합성수지도 상승세가 양호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국제유가가 60달러 수준으로 상승하면 나프타가 500달러를 넘어설 수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틸렌, SM이 더 이상 상승할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합성수지, 합섬원료도 올라갈 요인이 별로 없고 합성고무 역시 천연고무의 약세를 고려할 때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더군다나 조선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가전까지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수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어 고전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수출도 그리 낙관할만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및 자급률 상승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이 스팀 크래커 통폐합을 서두른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하지 않던가? 여기에 미국의 셰일가스 베이스 공세가 현재화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고 누워서 떨어지는 홍시를 받아먹으려는 안이함에서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