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인공위성 재활용에 성공할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나 국내 화학산업은 혁신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1월15일 재활용 로켓 팰컨9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뒤 회수에 성공했다. 로켓에서 분리된 통신위성 10개는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올랐고 1단 로켓은 2단과 분리된 뒤 태평양 해상의 무인 바지선에 안착했다. 2016년 9월 발사를 앞두고 시험과정에서 폭발했으나 일론 머스크의 뚝심이 다시한번 기적을 연출한 것이다.
일본도 초소형 로켓 SS520호기를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발사 직후 1단 로켓 연소가 끝난 뒤 기체상태를 나타내는 데이터 수신에 이상이 생기면서 2단 로켓 점화를 취소했으나 길이 9.50m, 직경 50㎝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로켓의 크기가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의 20%에 불과하고 제작·발사비용도 약 52억원으로 일본의 대표적 상업로켓 H2A의 5%에 그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나 일본이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정치·외교·경제적 혼란으로 세월을 허비하고 있을 뿐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0차에 걸친 촛불집회에 1000만명이 모였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산업 경쟁력이 나날이 뒤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 발전과 정신적 모험마저 한참 뒤쳐짐으로써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조차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잘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고사하고 후진국으로 다시 뒤돌아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필리핀이 그러했고, 아르헨티나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가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 온갖 고초를 겪고 있을 무렵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부유했고, 아르헨티나는 지하철을 운행했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어떠한가? 정치권의 무능과 부정부패, 포퓰리즘이 어우러져 나라를 망쳤다는 평가를 부정할 전문가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과 똑같이…
화학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기능성 소재 시장을 장악한 것도 모자라 AI 및 IoT 기술을 연계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학 및 엔지니어링 관련기업들이 화학설비의 온도·압력 측정센서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동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가상센서 기술 확립을 위해 공동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기술로는 화학공장 전체를 실시간 감시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소프트센서를 활용하면 하드센서로 해결할 수 없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품질 향상, 관리코스트 감축, 이상 조기발견 등이 가능하다고 한다.
글로벌 화학기업들은 산업현장에서 얻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안능력을 향상시킴은 물론 나아가서는 새롭고 획기적인 화학소재를 개발하는 영역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심지어 후발성장국인 인디아의 Reliance조차도 산업용 IoT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지 않던가. GE와 계약을 체결하고 석유·가스, 비료, 전력, 헬스케어용 IoT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화학사업의 스마트화를 앞당기고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에틸렌 증설을 통한 규모화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AI나 IoT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할 날이 언제쯤 올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