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5월5일 브렌트유 기준 49달러대 초반으로 50달러가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2017년 가을부터 배럴당 70-8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정반대로 50달러가 붕괴된 것이다.
OPEC이 원유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도 있지만 미국이 셰일가스·오일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공급과잉이 불가피한 결과로 판단된다. 3-4년 전에는 셰일오일 생산 한계점으로 배럴당 70-80달러가 제시됐지만 최근에는 기술적 발전에 따라 50달러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셰일오일 생산 확대에 중국의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일부에서는 수출 호조가 4개월 이상 지속됐다는 점을 이유로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가 급증했고 3-4년 전 수주한 선박을 납품하는 시기가 일치했을 뿐 산업경기가 호황을 지속할 것이라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미국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생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호황을 이끌 정도는 아니고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신흥경제권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주의할 대목이다.
석유화학은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봄철 정기보수를 타고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예전과 다르게 오래가지 못했고 4월 중순부터 침체조짐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틸렌이 1100달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으나 역시 1300달러 수준을 나타냈던 예년에 비해 부진하고 프로필렌은 한때 1000달러를 넘나들었으나 최근에는 800달러가 무너졌고 석유화학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SM도 1100달러가 무너져 1300-1400달러로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2-3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한국, 일본, 타이완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수출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자 스팀 크래커 및 SM 정기보수를 집중시켜 아시아 현물가격을 크게 상승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상당한 재미를 보았으나 2017년 들어서는 반짝 상승에 그쳤을 뿐 정기보수 집중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SM은 정기보수 효과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100만톤 플랜트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원료 벤젠과 함께 폭등현상이 나타났으나 4월이 가기 전에 소멸했고 최근에는 폭락을 지속하고 있다. SM은 1500달러대에서 1000달러대로, 벤젠도 1000달러대에서 700달러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SM의 유도제품인 PS와 ABS도 SM을 타고 초강세를 나타냈으나 역시 폭락을 막기에 급급한 형국으로 전락했다.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2017년 1/4분기에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큰 소리 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 까닭이다. 물론 1/4분기에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강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양호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4분기에도 영업이익 신기록을 계속할 수 있을지, 2017년 전체적으로는 어떠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기보수 집중효과가 반감되고 중국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수출공세까지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이 지금까지 효과를 만끽했던 경영전략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는 신호탄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화학저널 2017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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