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Ethanol)은 바이오 수요가 지지부진해 범용 생산에 그치고 있다.
국내 에탄올 시장은 식품용, 산업용 등에 투입되고 있으며 GS칼텍스, 대상, 창해에탄올 등이 고부가화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용은 한국알콜이 국내시장의 60-70%를 장악하고 있으며 화장품용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에 투입되는 에탄올은 양이 미미하고 저가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수익 창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에탄올 생산기업들은 휘발유에 에탄올 투입이 의무화될 것을 기대하고 바이오에탄올(Bio-Ethanol)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정부가 뚜렷한 바이오연료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며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식품용은 생산기업 10곳이 식품용 주정을 독점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지속해 R&D(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알콜, 산업용 에탄올 시장 “장악”
에탄올은 식품용, 산업용으로 구분되며 식품용은 발효주정, 정제주정으로, 산업용은 화학계 변성주정으로 생산하고 있다.
발효주정은 보리, 고구마, 현미, 타피오카, 사탕수수, 당밀 등 천연원료를 발효시켜 제조하고 있으며, 정제주정은 에탄올 85% 수준인 조주정을 브라질, 파키스탄 등에서 수입해 에탄올 95% 이상으로 재증류·정제해 공급하고 있다.
발효주정과 정제주정은 48대52 수준이며 최근 정제주정 비중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변성 에탄올은 합성주정, 무수주정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한국알콜이 국내시장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고 대부분 중국산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합성주정은 석유, 석탄에서 추출한 에틸렌(Ethylene)을 원료로 직접, 간접 수화공법을 통해 생산하고 있으며 정제과정에서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산업용, 의약용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무수주정은 에탄올을 99.5% 이상 재증류·정제해 생산하고 실험용, 제약용 등 고순도 에탄올을 위해 사용하며 자동차 연료용으로 투입되고 있다.
식품용 알코올은 창해에탄올, 진로발효, 서영주정, 서안주정, 롯데칠성음료, 전라주정, 풍국주정, 일산실업, MH에탄올, 한국알콜 등 10개의 생산기업이 국세청 면허제도를 통해 식품용 알코올인 소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정부의 제조면허제 방식이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알콜은 발효공정 없이 정제공정을 통해서만 생산해 수익성이 조주정 수입가격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알콜은 식품용 에탄올의 시장점유율이 10% 수준이며 산업용 변성 에탄올은 합성주정이 55%, 무수주정이 75% 수준으로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바이오연료용은 미국, 파키스탄, 남아프리카 등에서 약 12만톤 수준 수입하고 있다.
산업용은 한국알콜을 제외하고 군소기업들이 합성주정을 수입해 정제하고 있으며 합성세제, 감광소재, 합성수지, 에테르(Ether), 에스테르(Ester), 염화에틸(Ethyl Chloride), 화장품, 인쇄용 잉크, 금속 방부제, 도료희석제, 염료, 화장비누, 향수, 접착제 등에 투입하고 있다.
의약용은 시험용은 무수 에탄올, 소독제용은 합성 에탄올을 사용하고 있으며 합성 에탄올은 세척용, 향료, 우유검사용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알콜은 합성 에탄올을 약 3만톤 수준 생산하고 있으며 대부분 내수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탄올(Methanol) 워셔액의 독성 문제로 에탄올 워셔액이 부상하고 있다. 에탄올 워셔액은 2016년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25-30% 수준에 불과했으나 메탄올 워셔액 관련 논란이 확산됨에 따라 2016년 하반기 83%까지 급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국내 화장품 시장이 호황을 맞이해 화장품용 에탄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기업, 에탄올 고부가화 추진 “몸부림”
에탄올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식품용 에탄올을 생산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나 신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바이오연료, 바이오화학 등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발효공정을 개선해 수분 함유량을 줄여 순도 99.5% 이상으로 재증류해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창해에탄올이 바이오화학 투자를 강화하고 원료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식품용 에탄올 생산기업들은 한국알콜 외에는 모두 발효탑을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화학 진출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2014년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에서 2016년 50달러 수준으로 폭락함에 따라 바이오화학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돼 적극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창해에탄올은 화장품 원료 사업, 무수 에탄올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해 2017년부터 매출 발생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풍국주정은 자회사를 통해 산업용 가스 사업을 영위하며 에탄올 사업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한국알콜은 초산에틸(Ethyl Acetate), 초산부틸(Butyl Acetate) 등 석유화학제품 등을 생산해 수익다변화에 성공했고 전자소재 생산기업인 ENF테크놀로지도 설립해 가파르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로발효는 소주 매출이 대부분이나 에탄올 소독제를 개발해 약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용, 화장품에도 범용 투입 지속…
산업용 에탄올은 화학산업 35%, 화장품용 25%, 세제용 10%, 잉크 및 접착제 10%, 용매 5%, 기타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장품용 에탄올은 정제수 50%, 에탄올 50%를 혼합해 사용하고 있으며 실험용처럼 고순도를 요구하지 않아 고부가제품 개발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화장품 스킨에 투입되며 남성용은 40% 수준, 여성은 10% 수준 투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변성 에탄올 대신 식품용 원료인 발효용 에탄올을 요구하는 화장품 생산기업들이 있으나 가격이 kg당 100-200원 이상 벌어져 투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식품용 주정은 주세법을 통해 세금도 부과돼 화장품용으로 채용하기에는 비용적으로 부담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용 에탄올은 식품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용 에탄올에는 메탄올, 클로로포름(Chloroform), 벤젠(Benzene), IPA(Isopropyl Alcohol) 등 수십여가지의 변성제 중 1-3가지를 투입함으로써 식품용으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의약용은 산업용 에탄올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인체에 투입되기 때문에 변성제를 제거해야 하며 반드시 변성제 제거공정을 기재하고 제거된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규제하고 있다.
GS칼텍스, 2,3-BDO 상업화 “기대”
퍼스널케어용 에탄올은 범용 그레이드가 저렴하게 투입되고 있어 알코올계 바이오제품으로 고부가화해 신규 응용제품 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Bio-Butanol), 2,3-Butanediol 상업화를 통해 고부가화에 집중함에 따라 퍼스널케어용으로 투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대상, 창해에탄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5년부터 5년간 총 807억원을 투입하는 국책 사업으로 바이오 컴플렉스를 구축하고 바이오매스 원료, 바이오에탄올, 피롤리돈(Pyrrolidone) 등 바이오 화학제품 생산기술 개발 및 상업화를 추천할 예정이다.
원료는 창해에탄올과 함께 공동연구하고 있으며 2017년 바이오부탄올 400톤 파일럿 플랜트를 완공하고 2018년에는 2,3-Butanediol 300톤을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2.3-Butanediol은 화장품용 투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에탄올에 비해 수십배 가격이 높아 고부가화 사업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3-Butanediol은 에탄올이 부산물로 발생하고 있으나 효용가치가 떨어져 저가에 판매됨에 따라 부산물을 최소화함으로써 수율을 끌어올리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2,3-Butanediol은 석유계에서 생산이 어려우며 화장품용 보습 및 방부제, 농약 원료 등에 주로 투입되고 있어 바이오 고부가화 사업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Dow Chemical의 1,3-Propanediol을 벤치마킹해 대체소재를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투입용도가 구분돼 있어 독립적인 퍼스널케어용 원료로 투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석유화학 기반의 1,3-Butanediol를 대체할 수 있어 화장품, 농화학, 고분자 폴리머 등으로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S칼텍스는 Dow Chemical 외에도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신규사업을 추진해 1,3-Propanediol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3-Butanediol를 상업생산하는 등 차별화를 통해 바이오화학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고부가화 사업 해외투자로 규모화
바이오화학 사업은 바이오매스 원료를 현지화할 수 있는 해외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화학 시장은 타피오카, 옥수수 등 바이오매스 원료가 부족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제조코스트를 절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에탄올도 대부분 주정 자체를 수입하거나 발효주정 원료를 미국,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에탄올 사업을 국내에서 확대해 성장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GS칼텍스는 국내에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해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파악한 후 대규모 생산설비는 해외에 구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화학은 코스트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핵심과제”라며 “국내에서는 원료가격 부담으로 대규모 상업화가 어렵고 해외투자를 통해 최대한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파일럿 플랜트 건설 후 대규모 상업생산에 대해서는 밝힌 바가 없고 바이오부탄올을 약 1000톤 수준까지 확대하는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수천톤에서 수만톤에 달하는 대규모 플랜트를 국내에 건설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변수”
연료용 바이오에탄올은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둔화돼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료용 에탄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 2017년 1월 말 갤런당 150.6센트를 기록했다.
에탄올 가격은 2016년 12월12일 평균 167.5센트로 상승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에탄올을 비롯한 바이오에너지 산업을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돼 에탄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칼 아이컨을 규제개혁 특별고문으로 임명한 이후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칼 아이컨은 트럼프 내각에 에탄올 정책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있고 에탄올이 환경보호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석탄, 셰일가스(Shale Gas), 셰일오일(Shale Oil) 등 바이오에너지에 기반한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주장하고 있으나 참모진 가운데 에탄올이 환경보호에 기여하지 못함에 따라 에탄올 정책이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에탄올 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 투입을 의무화하는 바이오연료 정책을 폐기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바이오에탄올 시장이 주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에탄올 시장은 자동차용 휘발유에 투입이 의무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생산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정부가 뚜렷한 바이오연료 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수요가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브라질 등은 휘발유의 10-20%를 바이오에탄올로 혼합해 사용하도록 규제함에 따라 바이오에탄올 산업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