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연비 절감을 위한 경량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196개국은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 미만으로 억제하자는 공동목표에 합의했으며 5년마다 이산화탄소(CO2)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목표를 제출 및 갱신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초안을 통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에 비해 26%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본은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CO2 배출량이 2013년 13억1100만톤에 달했고, 특히 자동차, 철도, 선박 등 운수부문 배출량이 2억2500만톤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는 운수부문의 86.4%, 전체 배출량의 14.8%를 차지했으며 자가용 승용차가 1억870만톤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세계적 수준으로 CO2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연비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2020년까지 연비를 승용차 기준 리터당 20.3km로 2015년 평균치인 17.0km에 비해 19.6%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2021년까지 24.4km를 달성하겠다는 유럽연합(EU) 수준을 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등 신흥국들도 연비규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중국은 2016-2020년 사이 20.0km 연비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자동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디아, 세계 신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도 연비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연비 절감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핵심요소로 주목받고 있으며 자동차기업들은 엔진 연소의 효율화, 공력 디자인에 이어 경량화 전략으로 강화하고 있다.
초장력강, 철강 60% 대체해도 외판은…
자동차 및 자동차 소재 생산기업들은 기존 소재를 고기능화하거나 다른 소재로 대체하는 방법을 통해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에는 강도, 가공성, 리사이클성이 우수한 철강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초장력강(하이텐) 등 고기능제품의 투입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초장력강은 탄소, 실리콘, 망간 원소를 0.0001% 단위로 첨가함으로써 철강 내부조직을 제어해 강도를 높인 소재로 일반 철강에 비해 얇게 제조할 수 있어 경량화에 도움이 되며 최근에는 전체 철강 투입량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40%는 도어, 후드 등 외판으로 두께를 줄이는 것보다 강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시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초장력강을 투입해 박막화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비철금속 혹은 PP(Polypropylene) 등 합성수지로 대체하는 방법도 철강 경량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무게가 철강의 3분의 1 수준으로 가벼운 알루미늄의 채용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알루미늄은 엔진, 트랜스미션, 호일, 서스펜션 등 주조제품 뿐만 아니라 도어, 후드, 펜더, 루프 등 외판에도 사용되고 있다.
2013년 BMW가 전기자동차(EV) i3의 파워트레인을 제어하는 샤프트에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했으며, 2015년에는 포드(Ford)가 픽업트럭 F150 신차에 알루미늄 바디를 채용했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고가일 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전력을 대량 소비함으로써 제조코스트가 높고 파손되기 쉬워 프레스성형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합성수지, 비철금속보다 보급 더디다!
합성수지는 철강, 비철금속에 비해 경량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용 소재를 전부 수지화하면 중량이 약 40% 가량 가벼워질 것으로 예상되며 뛰어난 성형성을 활용해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합성수지는 부품의 일체성형 및 모듈화를 통해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지제 자동차부품은 인스톨먼트패널, 콘솔박스, 도어트림 등 내장부품에서 범퍼, 프론트그릴, 언더스포일러, 리어윙 등 대형 외장부품, 엔진커버 등 엔진 주변부까지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 소재에서 합성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대 약 3%에 불과했으나 현재 10%대까지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창문과 연료탱크를 중심으로 수지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창문을 유리에서 합성수지로 교체하면 무게가 가벼워질 뿐만 아니라 디자인 차별화, 안전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C(Polycarbonate)가 주로 채용되며 40% 가량 경량화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법률상 문제나 안전성 관점에서 뒷좌석의 창문이나 선루프 등에만 도입되고 있다.
수지제 연료탱크는 유럽과 미국의 탑재율이 70%를 상회하고 있으나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아직 20-30%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연료탱크를 수지화하면 철강제에 비해 20% 가량 경량화가 가능하며 탱크 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트렁크나 자동차 내부공간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EVOH(Ethylene Vinyl Alcohol) 등을 다층 블로우 성형해 탱크를 제조하고 있다.
범퍼, 백업도어 등 외판 역시 수지화가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바디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범퍼는 전면과 후면에 부착하기 때문에 중량이 자동차의 주행성능과 연비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강성, 외관 디자인을 위한 성형성 및 도장성 등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1900년대에 우레탄(Urethane) 수지를 활용해 수지화를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PP에 무기필러 등을 복합화시킨 복합PP 등을 투입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Toyota Motor)는 2012년형 「Corolla」 필더의 백업도어를 수지화했다.
백업도어는 고강도 및 고강성 외에 뛰어난 피로내구성, 충격안전성, 외관성 등의 특성을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외부구조재와 내부구조재로 구성되지만 도요타는 백업도어의 내외부 구조재를 수지로 일체화(모듈화)함으로써 철강제에 비해 2.5kg 가량 경량화하는데 성공했다.
외판의 수지화는 경량화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충격흡수성 등 보행자의 안전성 향상, 모듈화를 통한 코스트 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탑승자와 엔진을 보호하는 도어패널, 루프까지 철강에 비해 강성 및 강도가 떨어지는 수지로 교체하는 것은 불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양한 용도에 맞춘 초장력강의 개발, 알루미늄의 등장 등으로 외판수지의 보급률은 낮은 상태이다.
수지화 통해 새로운 가치 창조
그동안 자동차 소재로는 PVC(Polyvinyl Chloride),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등이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PP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PP는 범용수지 가운데 가장 가볍고 내열성, 성형가공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해 범퍼, 백도어, 스포일러, 램프하우징, 필러커버 등으로 채용되고 있다.
현재 자동차 소재용 수지의 투입비중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PP는 단독으로도 사용하지만 기계물성을 활용해 유리섬유와 혼합함으로써 강화 플래스틱으로 만들거나 무기필러등과 컴파운드해 사용하며 다른 수지와 얼로이(Alloy)해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강도와 경량성을 보유한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중에서도 저렴하고 가공이 용이한 CFRTP(Carbon Fiber Reinforced Thermoplastics)의 수지로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기업들은 외판용 수지에 대해 온도 변화에 따른 변형 방지, 충격안전성 등에 관련된 강도의 확보, 저코스트화, 경량성, 공력성, 형상 및 도장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성 등의 조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량성은 자동차 소재를 수지로 교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 메리트이며, 디자인성은 금속 및 비철금속에 비해 설계·디자인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도 등 기계특성 역시 유리섬유, 무기필러 등과 혼합하면 향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온도 변화에 따른 변형은 선확장계수와 연관된 것으로 철강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외판을 수지화해 다른 철강부품과 조합할 경우 부품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성형 가공비를 감안하면 철강에 비해 지나치게 고가인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수지 생산기업들은 자동차 소재를 수지로 교체하면 경량화 뿐만 아니라 설계 자유도 향상, 환경보전 등 부가가치를 함께 부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은 PP, ABS 등 범용수지, PC를 비롯한 EP(Engineering Plastic), 탄소섬유 및 CFRP, LiB(Lithium-ion Battery) 소재,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splay) 조명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Japan Polypropylene을 비롯 Mitsubishi Engineering Plastics, Mitsubishi Rayon 등 그룹기업과 연계함으로써 내장부품, 외장부품에서 기능부품까지 다양한 소재 및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외판 분야에서는 Japan Polypropylene이 자동차기업과 공동으로 얇게 제조해도 강성, 강도 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PP계 수지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차체 언더커버용 소재로는 PP와 유리 연속섬유의 복합소재가 유럽 자동차기업에게 채용됐다.
언더커버는 자동차 하부에 장착돼 하방기류를 제어함으로써 공기저항을 줄일 뿐만 아니라 주행 중 날아들 수 있는 돌이나 장애물로부터 차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무게가 상당해 소음이 심한 편이며 복합소재를 통해 경량화하면 주행소음 등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장재 분야에서는 수지 베이스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를 원료로 제조한 바이오EP 「Durabio」가 Suzuki의 「Hustler」의 내장수지 컬러패널에 채용됐다.
Durabio는 고광택에 흠집이 잘 나지 않고 발색력이 뛰어나 다양한 염료 및 안료로 착색시켜 성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장공정을 줄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Daihatsu, 외판 수지화로 경차에 가치 부여
경차 업계에서는 Daihatsu가 외판에 수지 적용을 확대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차는 연비성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구입가격, 유지비, 세금 등이 저렴해 2015년 신차 판매대수 505만대 가운데 190만대를 차지할 정도로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신차를 개발할 때 연비개선을 위한 개발 코스트가 다량 투입되기 때문에 자동차기업의 개발 부담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Daihatsu는 경차의 상식을 전복시키는 수준으로 공간을 확장한 「Tanto」와 저연비, 저가격화를 추구하는 「Mira ES」 등을 통해 가벼운 자동차라는 기본가치에 새로운 가치도 함께 부여하고 있다.
Tanto는 2013년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 외판을 수지화했으며 공력성능, 보행자 안전성 등이 진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연비 외에 공간확장성, 사용용이성, 친밀감 등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다양화되는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Daihatsu는 경량화, 디자인 자유도 향상, 공력성능 향상, 개발 단기화 등의 목적으로 외판에 수지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 10월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인 Daikyo Nishikawa와 합작한 수지부품 생산기업 AFT를 통해 연비향상과 저가격화를 위한 외판 수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형 Tanto는 프론트리어범퍼, 프론트펜더, 본넷후드, 백도어, 탱크커버, 레일커버 등을 수지화해 기존의 철제부품에 비해 약 10kg 가량 경량화하는데 성공했다.
또 외판 표면적의 수지화율을 14%에서 35%로 향상시켰다.
백도어는 강도와 강성을 보유하기 위해 외부구조재는 PP, 내부구조재는 GFPP(Glass Fiber Polypropylene)를 채용했으며 개폐력을 20% 낮춤으로써 여성이나 어린이도 손쉽게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했다.
백도어와 리어스포일러를 일체화해 후방의 바람의 흐름을 정류화하고 공기저항을 저감하는 등 공력성능도 높였다.
이밖에도 모듈화를 통해 부품수를 줄이고 경차에 가장 적합한 소재 및 가공법을 채용함으로써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저코스트화를 실현시켰다.
본넷후드와 프론트펜더를 수지화함으로써 보행자에 대한 보호성능도 향상시켰다.
「Move」와 「Cast」는 외판수지로 외관 디자인의 자유도를 극대화시킨 차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Move는 본래 후면에 리어스포일러를 부착했으나 수지화를 통해 백업도어와 일체화함으로써 디자인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Move는 커스텀 버전도 함께 출시됐는데 백업도어의 리어윈도우와 번호판 부착부에 철강으로는 불가능한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일반 버전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Cast는 행동반경을 넓힌 Activa, 도회적이고 세련된 Style, 「Copen」 수준의 주행성이 매력적인 Sport 등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각각의 특징을 서로 다른 색의 수지제 C필러가니쉬를 통해 표현했다.
Copen, 자동차의 형태까지 바꾸고…
Daihatsu의 Copen은 도어패널을 제외한 모든 외판을 수지로 제조함으로써 미래 자동차 개발의 방향성에 중요한 한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open은 면강도에 의지하지 않고 골격만으로 충분한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했으며 범퍼, 펜더, 본넷·트럭후드, 루프, 백패널, 도어 하부, 탱크커버 등 11개 부품을 취향에 맞추어 교체하거나 색, 디자인 등을 바꿀 수 있다.
트렁크후드 역시 수지화를 통해 성능이 향상됐다.
그동안 공력성능을 높이기 위해 스포일러를 부착했으나 수지화를 통해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짐에 따라 덕테일 형태로 제조가 가능해져 장력이 저감됐다.
2016년 4월 전면 개량 발매된 배기량 1리터 수준 컴팩트 카 「Boon」은 경차 부품 영역에서 축적한 기술을 응용해 스포일러 일체형 백도어, 프론트펜더, 탱크커버 등을 수지로 제조함으로써 경량화했다.
자동차는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Copen의 사례와 같이 철강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했던 형태도 제작이 가능해진다.
소비자들은 연비 외에 주행성, 편의성, 쾌적성, 가격 등 다양한 조건을 검토하며 자동차를 구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기업들은 다양화되는 니즈에 맞추어 자동차에 여러 부가가치를 부여하고 있으며 외판의 수지화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중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자동차 소재 구성비중 변화, Daihatsu의 외판 수지 채용 자동차>
<화학저널 2017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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