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소재를 비롯한 소재는 세계적으로 시장 환경이 격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개선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포함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어야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대다수 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성숙화가 진행될수록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점도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GDP 성장률과 수요의 상관관계 약화
범용소재는 시장이 성숙화되는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시장이 경제와 함께 성장하지만 성장단계가 일정수준을 넘어서면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쇠퇴하기 때문이다.
성장기에는 범용소재 소비량이 1인당 GDP(국내총생산)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지만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 진전되면 상관관계가 약화되는 변곡점을 맞이하고 시장규모가 현상을 유지하거나 축소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철강소재는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범용소재 수요는 1인당 GDP와 밀접하게 연관된 제조업 혹은 건설업의 산업구조에 따라 좌우되며 소재별로 곡선의 양상이 다르지만 같은 소재라면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형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 과거 어떠한 경제수준에 도달했을 때 변곡점이 나타났는지 분석할 수 있다면 신흥국에서도 언제 어떻게 변곡점이 나타날지도 예측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다.
범용소재 시장은 변곡점을 맞이한 후 수출산업의 비중에 따라 소비량의 포화 정도에 차이가 있으며, 일부 범용소재는 해당소재를 사용해 생산된 응용제품이 수출되는 간접수출의 영향으로 국내수요가 실제 소비량보다 큰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성장시장으로 주목받던 중국 범용소재 시장은 2000년 이후 수요가 급속도로 신장했으나 최근에는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설비투자는 초기부터 과잉 상태였으며 일부 범용소재는 공급과잉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연안부에서는 1인당 GDP가 이미 1만달러를 상회함에 따라 철강 수요가 늘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과잉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범용 화학제품은 일반적으로 철강소재보다 성숙기를 늦게 맞이하는 편이지만 조만간 변곡점이 도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인디아와 아세안(ASEAN) 시장은 앞으로도 범용소재 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범용소재 생산기업들은 중국 수요가 언제 변곡점을 맞이해 수출입량이 큰 변화를 겪을지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중기적으로는 곧 본격적인 성장기가 도래할 인디아, 아세안 시장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 조합해 경쟁력 강화
범용소재 사업은 시장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파악할 때 사업규모와 영업이익률의 관계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것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Nomura 종합연구소는 매출과 영업이익률의 관계가 낚시꾼이 미끼(Fly)를 던지는 모습과 닮았다는 의미에서 플라이피싱 커브(Fly-fishing Curve)라고 부르고 있다.
범용소재 생산기업들은 성숙시장에서 대부분 글로벌 마이너 혹은 팔로워 포지션에 위치하게 된다.
대다수 생산기업들은 주로 성숙시장에서 철수해 글로벌 마이너와 팔로워 영역에서 탈피하거나 규모화를 추구함으로써 글로벌 마이너에서 글로벌 챔피언으로 도약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개혁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사업규모보다 수익성을 확장시킬 수 있는 도메스틱 리더 포지션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품질, 코스트, 납기, 서비스의 방향에 따라 분류되며 성숙시장에서는 주로 납기와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범용소재 생산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3개 타입, 작게는 6개의 모델로 구분된다.
에리어 도미넌트 타입 아래 양대진영 모델과 면밀도를 향상시키는 공급모델, 수요처와 관계 구축을 중시하는 타입 아래 온사이트형 모델과 마이너 출자형 모델, 서비스 제공 타입 아래 업스타입 전개 모델과 상사형 서비스 모델 등이 포함되고 있다.
에리어 도미넌트 타입은 일정한 지리적 범위 안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임으로써 경쟁기업의 진입을 막는 것을 기본전략으로 취하고 있다.
특히, 국내기업들은 양대진영 모델인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상위기업이 하위기업을 흡수하거나 자금에 여유가 있는 소기업이 대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규모화를 추진하고 기존기업의 이익까지 확장해 확보하는 방법으로 양대진영을 구축하고 있다.
또 대상 지역을 한정시키고 상권 안에서 생산과 판매를 집중시킴으로써 경쟁기업과 납기·서비스에서 차별화를 강화하는 면밀도 향상형 공급모델로 활동하는 생산기업들도 많다.
수요처와의 관계 구축을 중시하는 타입은 온사이트형 모델과 마이너 출자형 모델로 구성된다.
온사이트형 모델은 수요처의 생산라인 내부 혹은 인근에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소재를 공급하는 등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모델이다.
마이너 출자형 모델은 해외 신규 수요처의 소규모 주주로 자리잡고 수출처를 확보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서비스 제공 타입은 소재 생산기업이 밸류체인을 다운스트림 혹은 업스트림으로 확대해 광범위하게 부가가치를 확보하고 있다.
업스트림 전개 모델은 업스트림의 자원을 확보하거나 처리가 어렵지만 저렴한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코스트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상사형 서비스 모델은 수요처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경쟁의 축을 변혁시키는 모델이다.
범용소재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중국, 중장기적으로는 인디아 및 아세안의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소재 생산기업들은 앞으로 수년 동안 범용소재 수출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활을 걸고 사업구조를 변혁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채용할 수 없었던 비즈니스 모델을 해외에서 별도로 취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서로 조합함으로써 경쟁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복합형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시장은 더욱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한가지 사례에만 집착하지 말고 수요처 및 경쟁기업의 환경을 다양한 사례별로 나누어 대책을 미리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종제품 시장 변화 주시해야…
대부분 소재 생산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할 때 과거의 시장 동향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가 많지만 과거 동향을 고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며 범용소재가 사용되는 최종제품 시장의 동향을 포함해 적절히 판단해야 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수요 즉 시장규모가 최근 5년 동안 절정기 수준을 하회하고 있으면 해당시장은 쇠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쇠퇴양상은 크게 3가지 타입으로 구분된다.
화장품, 외식업, 일용품 시장은 매일 사용하는 소비재이기 때문에 시장 쇠퇴속도가 느린 편이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소비재는 쇠퇴속도가 빠르며 디지털화가 빠르게 이루어질수록 더욱 급격하게 쇠퇴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약 일용품 등 쇠퇴속도가 느린 범용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생산기업이라면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수요 감소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주요 요인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인구감소일 때가 많고 몇년에 걸쳐 쇠퇴하는 등 속도가 느려 신속한 대응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개혁하기 위한 시간적 유예가 긴 편이며 개혁 후에도 시장이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쇠퇴속도가 빠른 범용소재를 생산하고 있다면 구조별로 다양한 개혁을 취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소비재는 해외진출이나 M&A(인수합병)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간접수출로 시장을 남겨둘 가능성이 높은지 혹은 해외기업과 제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디지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카메라, 기록장치 등의 소비재는 수요 감소로 시장 자체가 축소되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 변혁을 통한 생존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다른 신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에 따른 교체 및 쇠퇴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갑자기 찾아올 수 있으므로 과거의 완만한 시장 변화만을 분석하지 말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소재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소재별로 사업부를 나누어 그룹의 시장전망에 따라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제품 시장이 쇠퇴하면 사업부 내부 혹은 그룹 내부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코퍼레이트 기능 등을 활용해 더욱 넓은 관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쇠퇴시장의 종류와 비즈니스 모델 개혁의 대처 가능성, 범용소재 시장 성장 및 성숙화의 요인, 범용소재 생산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플라이피싱 커브>
<화학저널 2017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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