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추세에도 비중 상승 … S-Oil, 신규투자 확대로 급증
화학저널 2017.10.16
일부 화학기업들이 정규직 전환 추세에 역행해 비정규직 근로자를 늘리고 있다.
정부는 2017년 5월 정권교체 이후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벌그룹 오너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27일 처음 개최한 기업인 간담회에서 정규직 전환 확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이 계열사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SK인천석유화학, S-Oil 등은 오히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6년 10월 3년간 비정규직 약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표한 후 2017년 상반기에 석유화학을 포함 건설, 금융, 식품, 관광·서비스 계열사 45곳의 비정규직 근로자 2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하반기에도 2600명을 추가 전환할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2017년 1월1일 파견근로자 35명을 직접 고용하는 등 정규직 전환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2015년 2.63%, 2016년 2.91%에서 2017년 상반기 6.83%로 급등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태리 Versalis와 합작해 SSBR(Solution-Polymerized Styrene Butadiene Rubber) 및 EPDM (Ethylene Propylene Diene Rubber) 병산 플랜트를 신규 가동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따라 비정규직 인원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2018년 상반기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85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한화케미칼과 한화토탈은 비정규직 비중이 적고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이 있어 추가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줄이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비정규직 비중이 2015년 5.32%, 2016년 3.92%, 2017년 상반기 3.26%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한화토탈은 2015년 1.05%에서 2016년 1.51%, 2017년 상반기 1.88%로 소폭 상승했다.
한화그룹은 호텔, 리조트, 갤러리아 등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서비스 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한화호텔&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 서비스 계열사 소속 660여명, 한화케미칼과 한화생명을 포함한 제조·금융 계열사 근로자 190여명이다.
LG화학은 최근 동부팜한농, LG생명과학을 인수해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비정규직 비중이 2015년 0.41%, 2016년 0.51%, 2017년 상반기 0.91%로 상승했다. LG생명과학은 인수 전 비정규직 비중이 3.8%, 동부팜한농은 4.6%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청주공장에서 파견근로자를 업무범위에 벗어난 곳에 파견해 정부로부터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라는 지시를 받고 2017년 7월1일 직접 고용으로 전환했다.
LG화학은 신정부 노동정책 대응 TFT (Task Force Team)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장별 현황을 분석하고 비정규직 관련 법적 리스크를 파악해 대응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신규투자로 생산설비를 건설하면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S-Oil, 여천NCC 등은 2016-2017년 신규 생산설비를 건설함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형 생산설비를 건설할수록 비정규직 근로자가 필요하다”며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도 2019-2020년 NCC(Naphtha Cracking Center), 엘라스토머(Elastomer) 플랜트 등 대규모 생산설비를 건설할 예정이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카프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 근로자를 줄였으나 2016년 No.3 플랜트 풀가동에 이어 No.2 플랜트를 재가동함에 따라 비정규직 인원을 임시 채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KCC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정규직 근로자가 2016년 4888명에서 2017년 상반기 5097명으로 급증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는 202명에서 78명으로 급감했다.
<허웅 선임기자>
표, 그래프: <화학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변화>
<화학저널 2017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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