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NCC(Naphtha Cracking Center) 증설을 추진하면서 신 공정기술 전환을 고심하고 있다.
NCC는 나프타(Naphtha) 수증기 열분해 기술이 주요 공정으로 채용되고 있으나 최근 올레핀(Olefin) 수요가 늘어나고 원유가 중질화됨에 따라 가솔린, 천연가스, 중질유 등으로 투입해 올레핀을 생산하려는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FCC(Fluid Catalytic Cracking)는 중질유를 촉매기술로 분해하고 있는 가운데 NCC도 열분해를 촉매로 전환하는 공정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ExxonMobil, UOP, Stone&Webster, 러시아 VNIIOS, 일본 Toyo Engineering, 중국 Sinopec 등 정유 및 엔지니어링기업들이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국가지정연구사업으로 경질 나프타의 분해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했으나 연구성과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화학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9년간 공동연구 끝에 2010년 촉매분해가 가능한 ACO(Advanced Catalytic Olefin) 기술을 공동 개발해 상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 열분해기술은 에틸렌(Ethylene) 1톤을 생산하면서 이산화탄소(CO2) 1.15톤이 발생했지만 ACO 기술을 적용한 촉매 분해는 접촉분해 및 상온분리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 절감해 매년 50만톤 이상 저감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기존 NCC는 열분해 공정을 채용하고 있어 850-1000℃에서 나프타를 분해하고 있으나 촉매분해 기술을 적용하면 700℃ 이하에서도 분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올라이트(Zeolite)계 ZSM-5 촉매를 투입하며 올레핀 수율을 경질 나프타 기준 25-35%로 5-10%p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틸렌 및 프로필렌(Propylene) 생산비율을 조절할 수 있어 기존 NCC에 비해 프로필렌 생산을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ACO 공정을 채용한 NCC를 국내에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12만평 이상의 건설부지와 2조원이 넘는 투자금액이 부담으로 작용해 투자계획을 백지화하고 해외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화학연구원은 2011년 ACO 데모 플랜트 평가를 완료하고 9월 중국 Shaanxi Yanchang Petroleum의 에틸렌 20만톤 크래커에 1차 공급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공정기술을 2014년 미국 KBR(Kellogg Brown & Root)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ACO 기술은 화학연구원이 촉매, KBR이 공정분야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화학연구원은 촉매기술 제공과 관련해 KBR과 정액 및 경상기술료 계약을 별도로 체결했다.
롯데티탄(Lotte Chemical Titan)이 말레이지아 소재 NCC를 증설하는데도 투입되며 2017년 하반기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롯데티탄과 중국 Shaanxi Yanchang Petroleum의 NCC가 상업가동하면 기술료 수입이 본격화되며 기술료는 매출 100억원당 5-10%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약 15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ACO 기술 채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은 2019-2020년 NCC를 증설한다고 발표했으며, 특히 LG화학은 KBR과 대산 NCC 리뱀핑 관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상업화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해공정으로 전환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상업화가 예정된 생산설비들을 주시하고 있다.
Shaanxi Yanchang Petroleum은 NCC 상업가동이 2015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17년 이후로 연기했다.
말레이지아 소액주주 감시그룹인 MSWG(The Minority Shareholder Watchdog Group)은 롯데티탄에게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지아 환경부는 10월1일 롯데티탄의 촉매분해 공장이 해안가에서 발생한 악취의 근원이라고 판단하고 가동중단 명령을 내렸다.
곧바로 냄새 배출을 완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10월5일 가동중단 명령이 해제됐으나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직후여서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이 NCC에 촉매분해 공정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롯데티탄의 말레이 NCC와 중국 Shaanxi Yanchang Petroleum의 크래커가 정상적으로 상업화되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허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