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대표 김교현)은 동남아시아 석유화학 자회사인 롯데티탄(Lotte Chemical Titan)의 생산설비를 여전히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티탄은 2017년 말 말레이지아 NCC(Naphtha Cracking Center) 증설을 마무리했으나 정상 가동이 계속 지연되면서 2018년 1/4분기 감가상각비용 40억원, 수선유지비 55억원 등 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 약 3000억원을 투자해 말레이지아 NCC의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을 72만톤에서 81만톤으로 확대하는 공사에 착수했다.
2017년 8월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12월 상업가동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기대와 달리 설비 안정화에 난항을 겪으며 2018년 1/4분기에는 가동률이 83%로 전분기대비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티탄의 부진은 롯데케미칼 전체 영업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2조9297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롯데티탄은 잇따른 설비 트러블 영향으로영업이익이 2810억원으로 전년대비 45% 격감했다.
2018년 1/4분기에는 롯데티탄이 영업이익으로 시장전망치 800억-1000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779억원을 올리는데 그치며 롯데케미칼 전체 영업이익도 66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8% 감소했다.
롯데티탄은 말레이지아 NCC의 가동차질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지아 NCC는 2017년 4월 공업용수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기존설비의 가동이 중단됐으며 증설설비 역시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시운전을 진행하던 9월 화재가 발생해 당초 10월로 예정돼 있던 상업가동 일정이 12월로 미루어졌다.
동시에 10월 말레이지아 환경부가 인근 해안가에서 발생한 악취의 원인으로 롯데티탄을 지목하면서 공장 가동중단 명령을 내렸고 환경관리 문제도 불거졌다.
롯데케미칼은 롯데티탄을 말레이지아 주식시장에 상장시켰으며 조달자금의 83.4%를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등 동남아 석유화학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롯데티탄이 계속 설비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인도네시아는 물론 동남아 사업 자체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화학공장은 위험성이 큰 만큼 인허가를 위해 안전한 설비관리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필수”라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인접한 말레이지아 NCC의 설비 안정화가 담보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