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셰일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셰일혁명의 영향은 2017년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됐으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에서 거북이걸음을 하는 바람에 미국의 신증설 프로젝트 진행이 늦어져 2020년경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최근의 석유화학 현물시세 움직임으로 볼 때 2018년 여름부터 셰일공세가 본격화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에틸렌은 국제유가가 74달러를 넘어서면서 4월 초순까지 톤당 1400달러에 육박하는 초강세 현상을 계속했으나 4월 중순부터 폭락하기 시작해 5월 초에는 1200달러 수준으로 추락했고, PE도 12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머지않아 1200달러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스팀 크래커의 정기보수가 한창이고 2018년 정기보수 플랜트의 생산능력이 2017년의 2배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에틸렌이 1400달러를 넘어서도 부족한 판에 1200달러로 추락했고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미국산 셰일 베이스 에틸렌이 톤당 3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나프타 베이스 에틸렌 1200달러는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에틸렌은 운송코스트가 톤당 500달러를 넘어 미국 현물시세가 500-600달러를 형성하면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현물시세 300달러는 운송코스트 500달러를 고려해도 아시아 공급가격이 800달러대에 불과해 미국이 직접 아시아 수출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석유화학기업들은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덤핑공세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산 에틸렌 공세가 머지않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미국이 에틸렌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운송코스트가 너무 높고 출하설비를 갖추지 못했으며 자칫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송코스트가 20-40달러에 불과하고 저장기간도 크게 늘릴 수 있는 PE로 가공해 수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5월 들어 미국산이 일부 유입돼 PE 현물시세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미국산 셰일 베이스 에틸렌으로 PE를 제조하면 중합코스트 150달러를 고려할 때 PE의 손익분기점이 톤당 450-500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아시아 현물시세 1200달러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산 에틸렌이 600달러를 형성해도 손익분기점이 750달러에 불과하고 운송코스트 30-40달러를 추가해도 800달러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아시아 에틸렌 현물시세가 톤당 600달러 수준으로 폭락해도 PE 손익분기점이 750달러로 높아 미국산과는 전혀 경쟁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나프타가 톤당 500달러로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에틸렌은 손익분기점이 800-850달러 안팎이고 PE는 950-1000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에 나서 미국산 수입을 규제하면 문제를 회피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현실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을 돌아 동남아시아 공세를 강화하면 동북아시아의 잉여물량은 갈 곳이 없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셰일공세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으니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