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태풍 쁘라삐룬(비의 신)의 진로가 예상보다 동쪽으로 바뀌면서 우리나라 피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 다행이다.
쁘라삐룬은 당초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안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진행이 늦어지면서 일본 쓰시마 섬 방향으로 선회했고 경남·울산·경북 및 강원 영동지역이 예상보다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6월30일부터 7월2일 오전까지 3일간 전국에 내린 누적 강수량이 신안 314mm, 군산 271mm, 부여 237mm, 보령 236mm, 홍천 113mm, 여수 180mm, 청송 102mm, 태백 139mm 등으로 엄청난 물세례를 퍼부었다. 영남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었으나 2-3일 강풍과 80-150mm의 강수가 예보돼 200mm 이상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5월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는 점에서 2018년 1월부터 7월 초까지 전국 강수량이 평균 200mm 이상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산업단지가 집적된 여수와 서산은 300mm 가까운 강수량을, 울산도 150mm 이상 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산업단지들은 매년 공업용수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서산은 1990년대 들어 산업단지가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및 공업용수 부족으로 가동차질 사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가 산업단지를 조성해 돈벌이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해마다 전력 공급차질이나 공업용수 부족을 되풀이하는 것을 보면 국내 대기업들이 얼마나 의타적으로 경영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산업 인프라는 여러 공장들이 공통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앞장서 조성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절대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항은 아니다. 정부가 여력이 없거나 투자순위에서 밀려 해결할 수 없다면 개별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기업이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디아에 빗물 저장 시스템을 보급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디아 첸나이에서는 207년 8월부터 공공 및 국제 협력으로 600입방미터에 달하는 저수조 건설을 시작했다. 타밀나두 지역은 몬순 기후의 영향으로 계절에 따라 강우량 차이가 커 상시적으로 물 부족현상을 겪고 있으며, 인디아 정부는 UN(유니버셜) 지하저장 시스템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첸나이는 하천, 저수지 등 기존 수자원 뿐만 아니라 해수담수화 공급에도 불구하고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수담수화는 대량의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일본기업이 공급하는 아쿠아 프로세스는 지하에 빗물을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UN 지하저장 시스템을 기본으로 콘크리트 시공을 포함한 하이브리드형이며, 관련설비 건설에 특수한 기술이 필요 없고 코스트가 낮으며 대량의 저수조 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수설비까지 설치함으로써 생활용수 뿐만 아니라 공업용수 활용도 기대되고 있다. 저수조 구축에는 콘크리트와 PVC 파이프면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공업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산단지를 비롯해 2016년부터 농업용수 부족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충청남도 시·군 단위에 빗물 저장 시스템을 설치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화학저널 2018년 7월 9·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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