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아세테이트(Acetate) 사업을 10년만에 재인수한다.
SK케미칼은 섬유 사업재편을 위해 SK신텍을 설립하고 아세테이트 사업을 양도했으나 SK디스커버리의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에 걸리면서 재인수하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SK신텍으로부터 이스트만 화이버코리아의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 1400만주(20%)를 장외취득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취득단가는 1718원으로 취득금액은 240억원이다.
SK케미칼은 2008년 미국 이스트만케미칼(Eastman Chemical)과 아세테이트 생산 합작법인 이스트만화이버코리아를 설립하고 2010년부터 울산에서 아세테이트 토우(Acetate Tow) 2만7000톤 공장을 상업 가동함으로써 국내외 시장에 판매해왔다.
이후 2009년에는 기존 화학사업인 코폴리에스터부문과 바이오 사업인 라이프사이언스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계열사 SK신텍을 설립하고 이스트만화이버코리아 지분 전량을 넘겼다.
하지만, 해당 사업구조 개편은 SK디스커버리 중심의 지주사 전환으로 다시 원위치됐다.
SK케미칼로부터 분할된 지주사 SK디스커버리가 2019년 7월 SK신텍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SK신텍이 보유하고 있던 이스트만화이버코리아 지분 20%가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으며 이스트만화이버코리아는 최대주주가 미국 이스트만이어서 SK디스커버리는 이스트만화이버코리아 지분을 처분해야만 했다.
결국 SK신텍은 SK케미칼에게 이스트만화이버코리아 지분을 재매각했고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 행위요건을 완전히 갖추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지주사로 거듭나게 됐다.
SK신텍은 SK가스 지분 10%도 보유하고 있으나 SK가스의 최대주주가 SK디스커버리여서 해당 사항은 문제되지 않았다.
SK케미칼은 이스트만화이버코리아 지분 매입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아세테이트 사업은 1960년대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의 5개년 계획 가운데 핵심이며, 최종건 SK 창업회장이 해당 사업을 바탕으로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었다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케미칼은 섬유에서 시작해 정밀화학, 생명과학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아세테이트 사업은 합성섬유 시장에서 큰 비중은 아니지만 SK가 국내 독자기술을 갖추고 있는 만큼 기존 화학 사업과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