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화학물질 안전성에 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화학물질 안전성에 관한 연구 지원 프로그램 LRI(장기자율연구)를 통해 사회 및 산업계의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산업 이용에 이르기까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LRI를 졸업한 연구주제에 대해 실제 관련기업이 이용할 때 발생하는 과제 등을 평가·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함과 동시에 개발된 안전성 평가방법의 국제표준화를 실시하는 등 화학물질 관리활동 및 R&D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 이용을 염두에 두고 과제해결형 연구를 추진해온 LRI는 앞으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D 이후 산업 이용까지 팔로우…
LRI는 화학물질이 인간의 건강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화학물질의 안전성과 위험성에 관한 과학적 지식 및 안전관리능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정책에 대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00년부터 시작했으며 대학교, 공공연구기관, 화학기업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주제는 사회적 니즈에 대한 대응, 화학산업이 안고 있는 과제를 채택하고 있다.
신규 리스크 평가방법 개발과 평가, 나노소재를 포함한 신규 화학물질의 안전성 연구 등 5개 분야를 설정해 사회 및 산업계가 직면한 과제를 보여주는 형태로 연구주제를 모집하고 있다.
2019년에는 2018년부터 지속한 프로젝트를 포함해 11건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00년 시작한 이후 약 500건에 육박하는 연구를 지원했으며 대상영역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거나 LRI를 졸업한 후 국제적인 시험방법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테스트 가이드라인에 제안하거나 국가 차원의 연구 프로젝트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작업자의 화학물질 노출, 환경 리스크를 간편하게 평가하는 시스템, 환경의 화학물질 농도에 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더욱 실용적인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개선해야 할 과제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매년 연구보고회 등을 통해 연구성과를 알리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거나 실제로 화학기업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일정수준 성과를 얻어 LRI를 졸업한 연구주제도 계속 팔로우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화학기업이 성과를 활용할 수 있을지 등 과제를 추출해 산업 이용을 위한 흐름을 검증하거나 OECD 테스트 가이드라인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등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식 격차를 줄임으로써 산업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성과의 기술적인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연구주제를 설정하는 단계에서 성과 활용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과제해결형 연구 지원활동으로 전환
LRI는 2000년 내분비계 교란, 발암, 과민증을 주요 주제로 본격 시작한 이후 2002년 신경독성, 2006년 리스크 평가 정밀화를 추가해 생태(환경) 독성, 신경독성, 발암, 면역독성, 리스크 평가 정밀화 분야를 대상으로 대학교 및 공공 연구기관으로부터 연구주제를 모집해 70-80건의 응모 프로젝트 가운데 약 30건을 채택했다.
지원금은 건당 수백만엔으로 연평균 총 1억엔 이상의 위탁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다.
자금규모는 유럽 및 미국에 비해 작으나 효율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매년 여름 개최되는 LRI 연구보고회는 단순히 연구성과를 발표할 뿐만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화학제품 관리를 둘러싼 국제적인 흐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유럽 REACH를 시작으로 리스크 평가에 따른 포괄적인 규제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화학물질의 안전성 근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iPS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 IT(정보기술)를 활용하는 등 연구방법도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고 나노소재 등 신규 화학물질의 체내동태 해명이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LRI는 공모형 지원제도로 기초적 메커니즘 해명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리스크 평가방법 개발 등 산업계의 과제해결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가 적어 화학제품 관리 등에 도움이 되는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2011년 LRI의 근본적인 개혁에 착수해 화학산업을 둘러싼 환경의 큰 변화를 토대로 사회니즈에 대한 대응 및 화학산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긴급과제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과제해결형 연구를 지원하는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연구주제를 100% 공모하지 않고 조기대응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일본 화학공업협회가 주제를 지정하는 지정과제를 도입했으며 발암 등 기술별로 설정하던 연구 분야를 신규 리스크 평가방법의 개발과 평가, 나노소재를 포함한 신규 화학물질의 안전성 연구 등 과제별로 변경했다.
또 연구 위탁건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건당 연구비를 최대 1000만엔으로 늘려 과제해결에 기여하는 연구를 강력하게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변경한 이후 처음 진행한 2012년 채택주제는 우수한 시험법이 없는 호흡기계 알레르기에 관한 평가방법 확립, 나노소재의 체내동태 및 안전성에 관한 계통적 데이터 취득 등 지정과제가 5건, 공모과제가 9건이었다.
이후에도 과제해결을 염두에 두고 연구주제를 채택해 간편한 노출 평가방법, 동물실험 대체방법 개발 등 실용적인 연구가 증가했으며 iPS세포를 이용한 평가기술 등 채택을 고려한 주제도 다수 포함됐다.
연구보고회 내용도 크게 변화했다.
화학물질 안전에 관한 최신 연구동향 및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채택과제 진행상황 및 성과를 발표할 뿐만 아니라 화학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과제 및 사회적 니즈에 따라 특별강연, 심포지엄, 공개토론회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으며 나노소재, 독성예측, 미세 플래스틱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었다.
이에 따라 과제제시 및 정보공유도 LRI의 중요한 임무로 자리 잡고 있다.
연구분야·범위 지정으로 긴급과제에 대응
화학산업은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등 사업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2013년에는 유럽에서 화장품 개발에 관한 동물실험이 전면 금지된 영향으로 동물실험에서 새로운 예측방법으로 독성평가에 관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또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가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미세 플래스틱의 생성 메커니즘 해명, 환경영향 평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LRI의 과제 설정방법을 재검토하고 있다.
2018년에는 사회 및 화학산업의 니즈에 대응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제안의뢰서(RfP)에 따라 연구분야 뿐만 아니라 연구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모집하는 형태로 변경했다.
RfP는 우선적으로 대처해야 할 주제를 명시함으로써 연구를 더욱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2017년 LRI에서 일부 도입해 지식이 집적되지 않은 화학물질의 복합노출에 관한 연구를 모집해 1건을 채택한 바 있다.
2018년에는 모집과제 가운데 독성 발현 메커니즘을 고려한 독성 예측방법, 초미립자(MP)에 흡착한 화학물질의 환경생물에 대한 노출 또는 리스크 평가 등 5개를 선정했다.
일본 화학공업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공청회 등을 실시해 100개 이상의 과제 가운데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는 회원기업 등의 요구가 높은 분야인 화학물질의 사람 및 환경에 대한 노출과 관련된 주제 2개를 추가해 7개 분야를 모집했다.
3월 시작한 2019년 LRI에서는 2018년부터 진행한 계속과제를 포함해 11건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채택 프로젝트는 총 4건으로 인간 줄기세포 시험에 따른 신속·정확·저코스트 화학물질 해저드(Hazard) AI(인공지능) 평가법 개발, 인간 T세포 활성화·분화 유도를 지표로 감작성 및 알레르기 유발성을 평가하는 신규 대체방법 개발, 열화 MP 베이스 흡착화학물질의 체내동태 모델 구축 및 영향평가, 지정과제인 MP 생성기구 해명 프로젝트가 있다.
지정과제는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문제 가운데 일본 화학공업협회가 직접 내용을 지정해 연구를 위탁하는 것으로 2011년 LRI를 재검토할 때 도입했으나 2019년 처음 실제로 연구주제를 채택했다.
MP를 비롯한 해양 플래스틱 문제는 화학산업이 솔선해 대처해야 할 과제로 최근 2년간 채택한 신규과제 7건 가운데 3건이 MP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밖에 신규과제인 사람 줄기세포 및 AI 평가방법, 감작성 및 알레르기 유발성 평가는 연구주제로부터 채택된 것으로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동물실험 대체방법으로 분류된다.
동물실험 대체방법은 화학산업의 중요한 과제로 인간 줄기세포와 AI를 이용한 화학물질 독성 예측방법 등을 개발하고 있다.
LRI는 환경호르몬이 인간과 야생동물의 생식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가설을 담은 도둑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를 계기로 시작됐다.
1996년 미국에서 출판된 도둑맞은 미래에서 제기한 의문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 메커니즘은 무엇인지, 어떠한 연구가 필요한지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며 연구해온 자세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표, 그래프: <LRI 역사, LRI 연구분야, LRI 연구과제(2019), LRI의 RfP 지정과제(2019)>
<화학저널 2019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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