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화학산업은 미국-중국 1단계 무역협상 합의를 타고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12월13일(현지시간) 제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하면서 양국 간 무역분쟁이 17개월만에 일단락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12월15일 예정했던 중국 추가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며 “대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2단계 합의에 관한 협상을 바로 시작할 예정이라고도 설명했다.
중국 정부도 12월15일 예정이었던 일부 미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시행을 철회할 계획이다.
1단계 합의는 중국의 미국산 대량 구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에 따르면, 중국이 앞으로 2년 동안 2000억달러 상당의 수입물량을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내수성장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중국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이 추가관세 제재로 또 중국을 압박할 수 있어 상황을 더욱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산업계 단체와 관련기업들은 양국 관계가 언제 다시 틀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우선 호재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미국-중국 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2019년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자동차 수요가 4% 정도 감소한 것과 달리 2020년 양국 간 화해무드가 조성되면 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관계자는 “일부 생산비중을 조절하면서 무역갈등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했다”면서 “일단 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추후 협상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중국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석유 소비 둔화와 정제마진 하락 등 악재에 시달린 정유산업은 중국이 세계 최대 화학제품 시장인 만큼 1단계 합의로 중국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2020년 영업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2019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총 32조21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712억원으로 47.8% 격감했다.
미국-중국 무역분쟁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됐고 석유제품 수출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는 2019년 상반기 일평균 석유 수요가 9440만배럴로 0.6% 감소했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4%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