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이 저유황유의 예상 밖 판매부진에 고전하고 있다.
정유기업들은 2020년 1월1일부터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에서 배출하는 배기가스에서 황 함유량 기준을 350ppm에서 50ppm으로 강화하면서 저유황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유황유는 경유를 혼합하거나 탈황설비를 통해 황 함유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경유 혼합을 통한 경유 마진 회복도 함께 기대했다.
이에 국내 정유기업들의 설비투자 및 마케팅도 잇따랐다.
SK이노베이션은 약 1조원을 투자해 SK울산 컴플렉스에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VRDS는 고유황 중질유를 원료로 IMO2020의 기준치인 0.5%의 저유황 중유와 선박용 경유 등을 생산하는 설비로, 4월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하루 27만4000배럴의 고유황 중질유를 정제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에쓰오일은 울산 RUC(Residue Upgrading Complex) 및 ODC(Olefin Downstream Complex)에서 저유황유 생산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선박유 브랜드 HYUNDAI STAR(현대스타)를 선보이며 저유황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IMO 2020 시행 전후로 오히려 선박사들이 경유를 혼합한 형태의 저유황유 사용을 꺼리고 있어 2020년 하반기 이후에야 IMO2020 수혜가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유기업 관계자는 “경유 혼합 저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하면 선박 엔진계통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또 주요 항구에 저유황유 재고가 충분해 다급하게 구매할 필요성이 없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IMO 2020은 권고사항”이라면서 “각국마다 처벌강도가 달라 선박사들이 동향을 살피며 구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