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불황으로 영업실적이 일제히 악화된 국내 정유·화학기업들이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유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 수요 감소가 겹쳐 타격이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거듭한 끝에 2월18일 기준 3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 원유)가 배럴당 52.05달러를 형성했다. 2월10일에는 50달러가 무너졌으나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반등했다.
국제유가는 2019년 12월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정세 악화로 한때 60달러를 넘어섰으나 2020년 들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다시 하락했다.
정유기업들은 정제마진 하락으로 2019년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연초 국제유가 하락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국의 석유 소비가 줄어들면서 수출량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고, 특히 중국 수출비중이 20% 선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여객기 운항이 크게 감소하면서 항공유 수요까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2020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 전보다 82.38%, SK이노베이션은 71.12% 하향 조정됐다.
롯데케미칼(-39.14%), LG화학(-38.85%), SKC(-21.38%) 등 석유화학기업들도 고전하고 있다.
신영증권 이지연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유업종은 단기 투자심리가 악화했고, 화학업종도 중국 수요 감소로 1분기 스프레드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영업실적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경기 하강을 이유로 Baa1에서 Baa2로, LG화학은 A3에서 Baa1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