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에서 석유화학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메이저인 Chandra Asri Petrochemical(CAP)은 최근 자바섬(Java) 서부 반텐(Banten) 소재 PE(Polyethylene) 플랜트를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으며 2020년에는 No.2 에틸렌(Ethylene) 크래커 투자를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도 석유화학 컴플렉스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일본 화학기업 AGC, Nippon Shokubai(NSC),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유니티카(Unitika) 등도 증설투자를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LG화학도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CAP, No.2 컴플렉스 건설 계획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에틸렌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는 CAP는 2019년 말 HDPE(High-Density PE)/LLDPE(Linear Low-Density PE) 병산 40만톤 플랜트를 완공하고 2020년 들어 상업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CAP는 PE 생산능력이 74만톤으로 확대돼 롯데티탄(Lotte Chemical Titan)을 제치고 1위로 부상했으며, PP(Polypropylene) 생산능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폴리올레핀(Polyolefin) 내수는 PE가 약 160만톤, PP가 약 170만톤에 달하나 자급률은 모두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2018년 무역적자가 약 86억달러로 40년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특히 화학제품 및 합성수지 수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자급률 향상이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CAP는 최근 신증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에는 부타디엔(Butadiene) 추출능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유도제품인 SSBR(Solution Polymerized-Styrene Butadiene Rubber) 플랜트를 가동했으며 2020년에는 MTBE(Methyl tert-Butyl Ether)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에틸렌 110만톤, 폴리올레핀 120만톤을 포함한 No.2 컴플렉스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CAP의 2대 주주인 타이 SCG Chemicals은 베트남 남부 롱손(Long Son)에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No.2 크래커 운영을 위해 설립되는 신규 석유화학기업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CAP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 오스트리아 에너지‧화학기업 OMV와 투자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안타라(Antara)는 무바달라가 투자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2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에틸렌을 거래하고 있는 아부다비 국영 석유기업 ADNOC와도 제휴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중심으로 해외기업들도 신증설
롯데케미칼은 현지 자회사 롯데티탄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이 130만톤에 달하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포함한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44억달러(약 5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21년에는 현대자동차의 신증설 프로젝트에 대응해 자바섬 서부 소재 PP 컴파운드 3만톤 플랜트를 신규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 화학기업들도 인도네시아에서 신증설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GC의 현지법인 Asahimas Chemical은 2021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PVC(Polyvinyl Chloride) 증설 투자에 착수했으며, NSC는 2021년 11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아크릴산(Acrylic Acid)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2021년 말까지 공업용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필름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하고, 유니티카는 2020년 현지법인을 통해 No.4 연포장용 나일론(Nylon)필름 생산라인을 도입해 생산능력을 60% 확대할 계획이다.
도요보(Toyobo)는 2019년 10월 현지 필름 메이저와 합작으로 증착필름, 포장용 PET필름 공장을 가동했다.
LG화학·SK도 인도네시아 투자 관심표명
LG화학은 통합형 배터리 공장을 인도네시아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신규 자동차 공장 건설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LG화학 외에도 국내 화학소재 생산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이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G화학의 투자 검토 소식은 인도네시아 아구스 구미왕 산업부 장관이 공개한 것으로, 배터리 셀이나 모듈 등을 일괄 생산하는 통합형 배터리 공장과 배터리 리사이클 설비를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미 초기 사업타당성 조사(FS)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화학은 한국, 중국, 미국, 폴란드에서 LiB(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4개 지역에 비해 전기자동차(EV)를 비롯한 차세대 자동차 생산이 한정적인 아세안(ASEAN)에서는 배터리 팩 공장을 신규 건설할 예정인 베트남을 제외하면 LiB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최근 LiB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 진출은 배터리 사업에서 추후 아세안 시장을 개척하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인도네시아에서 전동 바이크 보급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자바섬 동부의 수라바야(Surabaya)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SK그룹도 인도네시아에서 석유화학 부문에 투자하기 위해 조사팀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화학 및 소재 생산기업들의 투자는 현대자동차의 신규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타고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 11월26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자카르타(Jakarta) 동부 꼬따 델타마스(Kota Deltamas)에 자동차 공장을 신규 건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최종적으로 생산대수 25만대급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우선 아세안에 SUV(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와 미니밴, 세단 등 승용차를 판매한 후 장기적으로는 EV 생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