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탄올도 대규모 신증설 본격화
셰일(Shale) 혁명을 계기로 에틸렌(Ethylene), PE(Polyethylene)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를 출발원료로 취하는 메탄올(Methanol)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대규모 프로젝트가 상업가동에 돌입하면서 2010년 전체적으로 85만톤 수준에 불과했던 메탄올 생산능력이 2019년에는 800만톤 수준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메탄올 수요가 약 700만톤 정도이며 과거에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으나 2018년 이후 일부만 수입하고 대부분을 자체 생산제품으로 충당함은 물론 수출국으로 포지션을 전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도 2023년까지 약 700만톤에 달하는 신증설 투자를 추진하고 2000만톤급 신규 프로젝트도 초기조사에 돌입함에 따라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메탄올 수요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과 비례한 형태로 증가하고 있으나 생산능력 확대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 앞으로 잉여물량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메탄올 수출국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중국이 2019년 6월 미국산 메탄올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은 우려되고 있다.
중국은 메탄올 소비량이 4000만톤에 달하는 최대 소비국이며 2020년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에서도 메탄올에 대한 관세 부과 취소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메탄올 시황을 감안하면 현재 계획된 신증설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될지는 미지수로 판단된다.
다만, 중국 이외 국가에 대한 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이 세계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퍼미안, 원유 이어 천연가스 투자 잇따를까?
셰일가스는 퍼미안(Permian) 분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퍼미안 분지는 텍사스와 뉴멕시코에 걸쳐 있으며 거대한 광구가 형성돼 엑손모빌(Exxon Mobil) 등 석유 메이저를 중심으로 하루 3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원유 생산량에서 45년만에 세계 1위를 되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 광구이며, 원유 뿐만 아니라 수반되는 천연가스 생산량도 급증하고 있다.
천연가스 생산량은 최근 2년 동안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2019년 10월 기준 하루 110억입방미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헤이네스빌(Haynesville), 이글포드(Eagle Ford), 바넷(Barnett) 등 다른 대규모 광구를 제치고 1위 마세라스(Marcellus)의 뒤를 이어 미국 2위의 천연가스 생산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미안의 원유 생산량은 2030년까지 하루 700만-800만배럴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스 생산량 증가도 확실시되고 있으나 현재 천연가스액 등은 멕시코만으로 운반돼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가스 상당량은 연소하거나 방치하고 있어 활용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미활용 가스는 LNG(액화천연가스) 환산으로 5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반면 원유는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 설비투자가 우선시되면서 분리‧정제설비와 파이프라인 등 기존 인프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잉여가스는 모두 처분하고 있는 실정이며, 잉여가스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둘러싸고 화학기업, 투자자, 상사 등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잉여가스를 석유화학 원료로 이용하기 위한 메탄올 관련 프로젝트나 C2 케미칼 등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가 추진되고 있다. 
다만, 실현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우선 위치가 문제시되고 있다.
퍼미안 분지가 멕시코만으로부터 700-800km 떨어져 있어 물류 코스트가 추가될 수밖에 없고 미국은 물론 해외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프라 정비가 필요해 거액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퍼미안에서 유도제품을 생산하는 대신 가스 상태로 멕시코만까지 운반해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잉여가스 유효 활용과 관련해 탄소 크레딧을 부여하는 정책을 발표한다면 프로젝트에 자금이 집중되기 쉬워지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NCC 프로젝트는 경제성 없어…
미국은 퍼미안 원유 생산량 증가를 통해 세계 최대 산유국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미국이 원유 생산량 증가에도 NCC(Naphtha Cracking Center) 투자를 예전만큼 활발히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장기적으로 판단할 때 석유정제능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는 원유 증설물량을 그대로 수출하거나 초경질유가 많은 퍼미안 원유 상태로 아프리카나 멕시코산 수입 중질유와 혼합해 기존 설비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한 후 정제해 석유제품으로 수출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휘발유 수요 피크아웃이 예측되고 있어 정제설비를 증설해도 기본적으로는 대상이 수출용 석유제품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미국은 엑손모빌이나 쉐브론필립스(Chevron Phillips) 등 일부 석유 메이저들을 제외하면 석유정제와 석유화학 분업체제가 완전히 확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최근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통합형 케미칼 리파이너리가 보급되기는 힘든 구조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NCC의 중질유분을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는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수익성 문제로 아로마틱(Aromatics)을 감산하고 있고, 특히 벤젠(Benzene)은 일부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투자에 대한 수익을 감안하면 범용 관련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는 현실적인 선택사항이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플래스틱 리사이클 후진국 오명 벗는다!
최근 미국 화학산업은 플래스틱 리사이클로 대표되는 순환형 생산활동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2017년 플래스틱 리사이클율이 10% 미만으로 EU(유럽연합) 전체의 42%를 크게 하회해 리사이클 후진국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화학기업과 브랜드 오너들이 중심이 돼 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하고 있다.
다우케미칼(Dow Chemical)과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 헌츠만(Huntsman) 등이 CR(Chemical Recycle)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벤처들도 독자기술을 개발해 상업화를 목표로 잇따라 창업하고 있다.
벤처들이 브랜드 오너와 연계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P&G는 리사이클 기술 벤처인 Pure Cycle과 함께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에 PP(Polypropylene) 리사이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19년에는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하는 리사이클 PP를 프랑스 로레알(L'Oreal)에게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영향력을 갖춘 브랜드 오너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재활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