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LG화학의 공정안전관리(PSM)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특별관리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공정안전관리제도를 통해 석유화학기업의 안전도를 설비관리, 운전점검, 안전관리 등 12개 항목으로 나누고 P(우수) 등급, S(양호) 등급, M+(보통) 등급, M-(불량) 등급으로 분류해 사업장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LG화학 서산사업장은 5월19일 촉매센터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를 계기로 안전등급이 최하위 등급인 M-로 떨어졌다.
M+등급 이하는 생산설비 관리와 인력 관리 등이 허술해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특별관리감독을 받게 되며 연간 2차례 안전점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기술지원도 받아야 하고 추가로 인명피해를 동반한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자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촉매센터 폭발사고가 LG화학 인디아 공장의 가스 누출사고 발생 후 십여일 만이라는 점, 인근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36명이 다치는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만이라는 점에서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5월 중에 LG화학 서산사업장을 대상으로 사고 조사와 관련한 특별점검을 진행한 후 점검대상을 전방위로 확대할 예정이다.
함병호 고용부 화학사고예방 과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사업장 현장 감독을 나가지 못해 안전관리가 느슨해졌다”면서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안전관리감독 재개를 보류했으나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5월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LG화학 촉매센터 폭발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서산경찰서는 사고 당일 현장에 있던 근로자 2명을 불러 어떠한 경로로 사고가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 측이 “미세한 가루 형태의 촉매제 일부 성분이 분출하면서 불이 시작됐다”고 밝힌 만큼 경찰은 기계에 이상이 있었는지, 화학적 반응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등도 수사하고 있다.
앞으로 LG화학 측으로부터 받은 현장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건물 내부에 남아 있는 폭발 위험요소를 제거한 후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 감식도 벌일 예정이다.
한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5월20일 LG화학 서산사업장을 방문해 연이은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사고와 관련해 LG화학 측 사과문 외에 그룹 회장의 언급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구광모 회장은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며 “많은 분께 염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잇따른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면서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 기본이고 CEO(최고경영자)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돼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