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해외근무‧출장 제한 … 일본, 해외법인 유지·강화
화학기업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끝나도 해외사업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직후 화학 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서 중국 등 해외 주요 소비국에 의존한 사업체제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이전시키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화학기업 대부분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기존에 설립한 해외법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전보다 더욱 현지시장에 특화된 공급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공세를 위해 거대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법인을 다수 설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3월 현지에 파견했던 주재원과 가족들의 건강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귀국 조치했다.
이후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주재원 대부분이 현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지에 돌아가거나 처음부터 귀국하지 않은 채 현지에 머물렀던 주재원들도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으며 영업‧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시장 상황 조사에도 각종 애로사항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화학기업들은 해외법인의 결산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이사회 등 중요한 회의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 분야에서는 엔지니어 출입국이 제한되거나 주요 장비 반입이 연기되면서 건설공사가 늦추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또 해외법인에서 채용한 현지인력 교육에도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화학기업 대부분은 현재와 같은 해외법인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화학공업일보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해외 주재원을 일시 귀국시킨 경험이 있는 화학기업 26사를 대상으로 앞으로 해외법인의 방향성을 변경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했고 80%에 해당하는 21사가 방향성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은 팬데믹 상황이 언제든 또다시 도래할 수 있어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각종 상황별로 적합한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해외공장 현지화에 주력했고 서플라이 체인을 재구축해왔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동일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국외로 이전한 제조업을 되돌리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실제 서플라이 체인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간사이페인트(Kansai Paint) 역시 성장시장에 맞추어 투자를 계속했고 앞으로도 성장시장을 중심으로 경영자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자국 우선주의 흐름에 맞추어 개별 사업장이 자율적 혹은 기동적으로 경영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체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필요성을 깨닫게 된 분야를 중심으로 서플라이 체인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덴카(Denka)는 주재원들의 업무를 재정비하고 현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DIC는 해외법인의 간부 육성 및 원료 서플라이 체인 재정비, 홈오피스 혹은 스몰 오피스 도입 등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화학기업 대부분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해외법인을 그대로 유지하되 코로나19로 얻게 된 교훈을 활용해 각국 현지의 상황에 맞추어 발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레이(Toray)는 코로나19 상황과 관계없이 예전부터 현지인력 채용을 적극화해왔고, 쿠레하(Kureha)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주재원을 감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화약(Nippon Kayaku)은 주재원 업무나 출장을 줄여 최적화된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출장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이후 현지의 규제나 상황에 맞추어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온라인 회의를 활용해 출장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강윤화 선임기자)